불안이 심한 시기에는 
쾌활한 창의성과 새로운경험들로 
마음을 활기차게 하려는 본능이
또 다른 충동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것은 호기심을 품고 
생각하고 느끼는 부분들을 
우리의 마음에서 없애버리고 
시간을 죽이고 싶은 충동, 
성장하지 않으려는 충동이다. - P59

위니콧의 ‘거짓 자아‘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거짓 자아는 
우리의 유아기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여기 한 여자 아기가 있다. 
아기의 몸은 
자연히 일어나는 신체적·정신적 경험들,
부모가 이해하고 도와주기를 바라는
경험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부모가 너무 힘든 상황이라 
그렇게 강렬한 요구들을 받아줄 
감정적인 힘이 없다면, 아기는
그들이 자포자기했다는 걸 직감하고
자신의 자연스럽고 진정한 욕구들을
무의식적으로 무시하게 된다. 
부모가 제공해줄 수 있어 보이는 것에
맞추기 위해서다. 

이렇게 거짓 자아가 활동하기 시작한다.
굴종과 모방, 겉치레가 특징인 
거짓 자아는 갓난아이가 무의식적으로 
유아가 되려고 애쓸 때, 
아이와 청소년과 어른이 되려고 애쓸 때
나타난다. 

자연스러운 자기 자신이 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원한다고 생각되는 모습,
자신이 감당할 수 있어 보이는 
모습이 되려고 애쓴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 
거짓 자아는 한 사람을 장악해 
이렇다 할 어떤 진정한 자아도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게 할 수도 있고, 
진짜인 어떤 것도 성장을 허락받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끼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덜 극단적인 경우들도 있고, 
위니콧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도 우리 모두가 
거짓 자아를 경험할 거라고 적고 있다. 

건강한 상황, 다시말해 위니콧이 말했듯
"충분히 좋은" 방식으로 
부모가 아이의 요구들을 
충족해줄 수 있는 상황에서, 거짓 자아는 
‘자아의 건강하고 예의바른 면‘이라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거짓 자아는 
한 사람이 사회에서 제 기능을 하게 해준다. - P70

사이먼스 같은 전문가가 
뇌 상태를 좋게 유지하는 방법이라
여기는 것 중 하나는 ‘인지예비능
(cognitive reserve)‘을 만드는 것이다.
사이먼스는 내 마음속에 
깊은 우물 이미지 하나를 그려준다. 
그것은 삶의 말년에 
우리가 끌어다 쓸 수 있는 
경험과 인지능력으로 가득한 우물이다. 

이것은 새롭고 자극적인 경험들로부터 
만들어지는데, 풍부하고 다채로운 
사회생활을 하는 것에서부터 
악기를 배우거나 스도쿠, 십자말풀이처럼
여러 가지 다양한 퍼즐을 푸는 것에 
이르는 모든 것을 뜻한다. 
이것이 뇌를 가능한 한 건강하게 
유지하는 핵심처럼 보이고, 
뇌가 할 수 있는 가장 자극적인 일로는
새로운 상황과 도전에 직면해 그것을 
다루는 법을 알아내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지예비능을 구축하고 
우리 자신을 쇠퇴로부터 회복시키는 
아주 강력한 방법이다.  - P219

‘비교병 comparisonitis‘ 
: 잔인한 자해 행동, 윈디 드라이든

소셜 미디어는 이 병을 악화시키지만,
소셜 미디어 때문에 생긴 건 아니다.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시샘으로,
기원전 4세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 
"타인의 행운을 보고 느끼는 고통"이며
"우리가 가져야 하는 것을 가진 사람들"이 
유발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남들이 이룬 것을 이루고자 하는 
필사적인 마음에 사로잡힌 앨릭스는 
정상으로 올라갈 전략을 짜려고 애썼다. - P255

나는 궁금하다. 
사람들이 새로운 무언가를 하기보다 
넷플릭스 보기를 선택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나는 사람들이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에 관여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밤마다 화면에 몰두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는나도 포함된다. 

‘현실‘에는 우리가 느끼는 매일의 불행부터
시간은 지나가고 상실은 불가피하다는 
잔인하고 변함없는 사실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이 포함된다. 

다른 무언가를 하기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화면에서 눈을 돌리기 위해서는 
그 선택이 정말로 의미하는 바에 
우리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은 활기찬 삶을 살기위한 선택, 
우리의 삶이 한정되어 있기에 
우리의 뇌와 마음을 할 수 있을 때 
활기찬 상태로 유지하려는 선택이다. 
현실에 관여하고, 정말로 현실을 바라보고,
느끼고, 이해하려 애쓰고, 

애도하기보다는,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일들...

우리를 계속 살아 있게 해주고 
계속 성장하게 해주는 일들을 하기보다,
화면을 바라보며 
마음과 뇌를 죽여버림으로써 
현실을 피하고 싶다는 소망. 

내게는 그것이 
정말로 골치 아픈 타성의 장벽이다. - P280

적어도 이제 나는 
내가 언제나 나라고 생각했던
토끼가 될 필요가 없다는 건 안다. 
지금 당장은 길을 잃었다는 느낌이 크지만,
이런 길 잃음에 의미가 있으며, 
길을 잃는 것은 어른이 되는 일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것 또한 느껴진다. 
이것이 내가 정신분석을 받으면서 
직면하고 있는 도전이고, 
어른이 되려고 발버둥치는 
모든 사람이 직면하는 도전이다. 

캄캄한 숲속에서 길을 잃은 채 
혼자가 된 자신을 발견하고,
케미와 사라와 앨릭스가 그랬듯 
그 경험의 진실을 바라보고,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 있는지 
진정으로 생각해 보려고 노력하는 일.

그것이 그 숲을 통과하는 유일한 길이다. - P282

심리치료사가 되면서, 
그리고 정신분석을 받으면서 알게 된
가장 섬뜩하고 무서운 사실 중 하나는, 
모든 사람이 타인과 완전히 다를 뿐 아니라
종종 자신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그 사람과도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 P287

멜라니 클라인

불행한 경험이 원인이 된 고통은 
본질이 무엇이든 애도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유아기의 우울적 자리를 
다시 활성화한다.
그리고 어떤 종류의 역경이든, 
그것에 직면하고 극복하는 일에는 
애도와 비슷한 정신적 작업이 뒤따른다.

그 작업은 어렵고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정신없이 방어적이었던 태도가 풀리고,
내면의 삶이 재건되기 시작하고, 
내면의 관계들이 깊어질 때, 
애도의 작업 단계들은 
초기 발달에서 아기를 더 큰 독립성으로 
이끄는 단계들과 비슷하다.

클라인의 문장은 
애도가 삶의 재건으로 이어질 수 있고, 
우리가 우리 자신의 서로 다른 여러 부분과,
다른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 또한 
깊어지게 할 수있으며, 
이것은 모든 생애 단계에서 
우리가 얼마나 나이를 먹었는지와 상관없이
핵심적인 성장 경험을 구성하는 
일종의 발달과 독립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내게 다가온다.
우리가 어른이 되는 일을 향해 
나이와 상관 없이 아기처럼 
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건 
애도를 통해서다. - P326

무라카미 하루키

요절하는 일을 피해 간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특권 중 하나는 
늙어갈 권리라는 축복이다. 
육체의 쇠퇴라는 영예가 기다리고 있고,
당신은 그 현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 현실에 익숙해지지 않는다면 
어른이 되는 일이라는 영예와 특권을 
자신에게서 박탈하는 것이다. - P327

나는 어른다움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면서,
그때가 되면 내 인생이 시작될 거라고 
생각해왔던것 같다. 
얼마나 무지한 생각이었는지! 

프로인트에게 어른이 되는 일의 일부는
이 같은 깨달음이다. 
"이게 나야, 그리고 이게 내 삶이야. 
이건 시험 가동도 게임도 아니고, 
이게 내 삶이야." 
프로인트는 이 깨달음이 
우리를 좀 더 어른스러운 상태로 
나아가게 할수 있다고 말해 준다. 

그것은 
‘아 맙소사, 내가 정말 죽게 되겠구나‘
라는 깨달음이다. - P329

우리는 기분이 나쁜 상태가 
나쁜 것이라고 가정하는데, 
일본 문화에서 그것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고, 
그저 존재하는 하나의 상태일 뿐이다. 

정신분석을 받고 
정신분석에 관해 공부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그 결과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내 인간관계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라는 명제다.
괴로워하는 일, 
기분이 나쁘다고 느끼는 일, 
고통을 느끼는 일, 
상실을 느끼는 일, 
채울 수 없는 욕구를 느끼는 일, 
이 모든 것은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다. 
우리는 삶의 어느 시점에선가 
이런 감정을 경험할 것이고, 
그 감정은 우리를 상처 입힐 것이다. 
상처받는 일은 괜찮다.
나쁜게 아니다. 나쁜 게 있다면 
정말로 기분이 나쁠 때 
그렇게 느끼지 않으려고 애쓰는 일, 
기분이 나쁘지 않다고 자신을 속이는 일,
기분이 나빠져서는 안 된다고 되뇌는 일,
다른 사람의 기분을 대신 나쁘게 함으로써
우리 안의 나쁨을 다른 사람에게 
풀어버리려 하는일, 
혹은 약물이나 알코올을 사용해 
나쁜 감정들을 마비시키는 일일 것이다.
이런 일들이야말로 
우리에게 손상을 입히는 일들이다. - P342

정신분석을 받기 전에는, 
사실이지만 알고 싶지 않은 
나에 대한 진실들을 
계속 모르는 상태로 있기 위해 
내가 얼마나 자주 나를 보호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나는 아주 불쾌하고도 
엄연한 사실들에 직면해야만 했다. 
나는 영악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시기하기도 하고, 
우월감을 느끼기도 한다. 
나는 내가 내담자라는 사실을, 
어린애 같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한다.
내가 스스로 갖추지 못하는 무언가를 
누군가에게 받는 일을, 
혹은 받을 필요가 있다는 사실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일을 참지 못한다. 

나는 내가 무의식적으로 
인종차별, 연령차별, 여성혐오를 저지르고,
비겁하고 파괴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스스로 이런 힘겨운 진실의 일부를 
들을 수 있게 되는 데는 
3년 동안의 심리치료가 필요했고, 
나는 아직도 그 과정중에 있다. 
그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하지만 나는 그 고통에 
가치가 있다고 믿어야 한다. 
나는 우리 자신의 이런 부분에 관해 
알고 있거나 모르기를 선택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믿는다. 
그리고 모르기를 선택하면, 
우리가 그 부분의 명령에 따라 행동할 가능성은 훨씬 커지게 된다. 

나는 이런 힘겹고 고통스러운 
진실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만 
성장하기를 바랄 수 있다고 믿는다. - P343

내 인생은 내 것이라는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되고 싶어하면서
그들을 약간씩 부러워해왔다. 
이 친구처럼 예뻐지고 싶고, 
저 동료처럼 글을 잘 쓰고 싶고, 
트위터의 그 사람처럼 성공하고 싶고,
뭐 그런 식이었다. 
이제 나는 마침내 진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애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 진실은 얼음같이 차가운 파도처럼 
내 머리 위로 부서져 내리며 
뼛속까지 새로운 힘을 불어넣는다. 
나는 이것이 내 유일한 삶이라는 인식을 
꼭 붙들고 있어야만 한다. 
내가 누군지 알아내고 내 곁에 머물기 위해
나 자신에게 가능한 한 정직해져야만 한다.
더 이상 우리 할아버지의 열쇠들을 향해 
손을 뻗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것들을 놓아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 
이 행성에서의 내 삶은 한정되어 있고, 
언제나 닳아 없어지고 있다.
그리고 당신의 삶 또한 그렇다. - P418

어른다움을 찾는 어른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것을 찾아냈기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너무도 같은 형태의 어른다움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귀 기울여 듣고, 말하고, 글을 쓰고, 숨 쉬고,
나 자신으로부터 숨는 일을 그만둘 때,
발견하는 것들을 바라보는 일에 열려 있는
그저 한 명의 사람이 될 것이다. - P431

에어리얼 네이선슨

우리는 어떤 특정한 시점에 
자신이 어디 있는지만 알 수 있을 뿐인데,
알고 나면 그 위치는 변해버리죠. - P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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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지속되는 유아기와 성장경험

나는 사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노라면 
정체성의 감각이라는 것이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전문 분야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다소 겁이 났고, 길을 잃은 기분이었고,
내가 무지하다고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그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뭔가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었다.

무언가를 알려고 노력하는 일과, 
안다고 생각했던 거의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진 현실을 직면하려고 
애쓰는 일은 달랐다. 
내가 부지불식간에 자신을 위해 
신중하게 쌓아 올려온 정체성은 
무너져 내려야만했다 - P16

하지만 멈춰 서서 ‘무의식‘이 
정말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면,
우리는 그것이 충격적이고, 가증스러우며 
무섭기까지 하다는 걸 알게 될 수밖에 없다.
무의식이란 우리가 우리 자신이 생각하는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무의식은 우리가 알게 되는 걸 감당할 수
없어서 보지 않아도 되도록 땅 밑으로, 
어둠 속으로 밀어 넣어버리는 우리 
자신에 관한 사실들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우리가 되고 싶어하는
그 사람이 진짜 우리라고 믿게 되는 것이다.
이 사실을 직면하는 건 
끔찍할 만큼 충격적인 일이다. - P17

정신분석은 고통을 완화하는 게 아니라
고통을 느끼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일이다.
고통을 언어로 표현하고, 
어디서 왔는지 이해하려 노력하는 일이다.
지금껏 내 감정들을 다스려온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로부터 도망치고 있었구나 하는
희미한 자각이 싹텄던 기억이 난다.

나의 이른바 ‘정체성‘은 
완전히 텅 비어 있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정체성이 아니고,
‘착한 사람‘,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  역시
정체성이 아니다. 
이런 수식 어구들은 진정한 나와 
접촉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느끼기 위해 
내가 만들어낸 방법들에 불과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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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을 가만히 응시하면서 냉수를 붓는다.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몇 번이나
물을 갈고 손가락 끝으로 어루만졌다.
얼굴을 갖다 댄 채.

"그런데……… 뭐가 보이나요?"
"응?"
"팥을 왜 그렇게 유심히 보세요?"
"할 수 있는 걸 하는 것뿐이야." - P37

내가 팥을 삶는 모습을 보고 사장님은 종종 물었죠. 팥에 얼굴을 대고 있는 나에게 무슨 소리가 들리느냐고 말입니다. 나는 그저 듣고 있었는데, 그렇게 말해도 사장님은 이해하지 못하리라 생각했기에 그냥 애매하게 흘려버렸지요.

팥의 안색을 살피는 것. 
팥의 말을 들어주는 것. 

그건 팥이 겪어온비 오는 날과 맑은 날을 상상하는 것입니다. 어떤 바람을 맞으며 컸는지 그 여행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존재는 언어를 갖고 있다고 나는 믿습니다. 상점가를 지나는 사람들은 물론 살아 있는 생물이라면, 아니, 햇살이나 바람 같은 존재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장님에겐 잔소리 많은 할머니였는데도 정작 중요한 걸 전하지 못했다는 후회가 있습니다. - P160

사장님을 생각할 때면 
호랑가시나무 울타리를 넘어오는바람이 
뭔가 불안하게 속삭입니다. 
바람이 사장님의 안부를 물으라고 합니다. 아마 나 때문에 어떤 소문이 퍼졌겠지요. 
그 상태가 아직도 이어지는 건가요? 
그렇다면 내가 물러날 때를 놓친 탓입니다.
내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살아도 
세상의 싸늘한 시선에 밟힐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지혜롭게 대처해야 합니다. 

그런 내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 P161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아요

우린 자유로운 존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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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공기라도 마시나 싶게 입을 열더니
문득 자기 등뒤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 벚나무, 누가 심었나?"
"예?"
도쿠에는 벚꽃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이 벚나무"라고 다시 말했다.
센타로도 한창 피기 시작한 꽃들을 
올려다보았다.
"왜요?"
"누군가가 심었겠지?"
"글쎄요, 저도 여기 출신이 아니라서."
도쿠에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 표정이었지만
센타로가 고무 주걱을 다시 쥐는 걸 보더니 
"또 올게요"라는 말을 남기고 유리문 앞에서 물러났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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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사람들은 복잡한 로마와 폭염을 피해 지방으로 떠났다. 로마 사람들에게 삶의 예술이란 ‘오티움otium‘ 으로 ‘유유자적‘이다. 비생산적인 것에만 몰두하며 영혼과 정신을 높이 갈고닦는 시간을 가리킨다. 독서와 철학, 명상, 친구들과의 대화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오티움과 반대되는 말로 ‘네고티움negotium‘이 있다. 네고티움은 분주함을 의미한다. 바쁘게 하는 일, 시간표와 스케줄, 의무와 제약으로 이루어진 삶이 네고티움에 속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로마의 유산인 오티움을 잃어버렸다. - P141

인생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 꼭 해야 하는 것이 있다. 계속 나답게 사는 것. 아무리 인생이 괴롭고 답답해도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남아 있다. 모든 것을 잃거나 거의 모든 것을 잃어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이다. - P209

진실은 직설적이고 솔직하며
꾸밈도 양보도 없다. 진실 앞에서 우리는 
우리 본연의 모습과 마주할 때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편하고 감미로운 것을 바란다.

거짓은 전염성이 강하다. 
진실보다 여행하기를 좋아하는 거짓은
반복적으로 퍼져가며 
의식과 말 속으로 스며든다. 
우리는 남의 생각을 자신의 것인 양 말하고,
시류에 맞는 것을 쉽게 믿는다.
우리의 정신과 의지는 오염되고 썩는다.

거짓을 말하는 사람일수록 
의심하지 않고 완고하며, 의문을 품지 않고
언제나 이해하는 척한다. 
선동된 여론은 대체로 신중하지 않으나
문제는 대세인 의견일수록 
우리의 마음에 쉽게 와닿는다는 점이다.
여기서 우리가 공유하는 것은 바람이고,
퍼뜨리는 것은 가십이다.

이렇게 우리는 대세에 쉽게 떠밀려간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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