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소설에 대한 별다른 정보도 배경지식도 없이 깨끗하고 순수하고 맑고 투명하고 예쁠 것 같은 제목에 끌려 책을 펼쳤다.
읽을 수록 자꾸만 멀어지는... 한없이 탁한.
탁하기 그지없는 우울한 blue에 가슴은 답답하고 오심이 스멀스멀 일어나고 어지럽다.
1976년 <군조> 신인상과 아쿠타가와상을 동시에 수상한 이유를 모르고 덤볐다가 쨍하고 깨졌다.

요즘은 창 너머 혼자서 경치를 봐 자주 봐, 비라든지 새라든지, 그냥 길을 걸어가는 사람 같은 거. 가만히 보고 있어도 재미있어, 세상을 보겠다는건 바로 이런 뜻이야, 요즘 무슨 영문인지 풍경이 너무 신선해 보여. " "그런 노땅 같은 말은 하지 마, 류, 풍경이 신선해 보인다는 건 노화현상이야." - P147
그림자처럼 비치는 도시는 그 능선에서 미묘한 기복을 그린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나는 일어서서 내 방으로 걸어가며 이 유리처럼 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나 스스로 이 하얀 기복을 비쳐내고 싶었다. 나에게 비친 하얀 기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ㆍ ㆍ ㆍ 나는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새를 기다렸다. 새가 날아 내리고 따스한 햇살이 여기까지 비치면 길게 뻗은내 그림자가 회색 새와 파인애플을 감쌀 것이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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