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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여행 - 헤세와 함께 하는 스위스.남독일.이탈리아.아시아 여행
헤르만 헤세 지음, 홍성광 옮김 / 연암서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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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여행>은 24세부터 50세까지 헤세가 쓴 여행과 소풍에 대한 에세이와 여러 여행 기록을 엮은 것이다. 이 책에서는 여행과 소풍에 대한 에세이 외에 1901년과 1911년, 1913년의 이탈리아 여행, 1904년의 보덴 호 산책, 1911년의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지의 아시아 여행, 1919년에서 1924년까지 테신 지역 소풍, 1920년 남쪽 지역으로의 방랑, 1927년의 뉘른베르크 등지의 낭송 여행에 대한 소회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여행은 언제나 체험을 의미해야 한다'는 헤르만 헤세의 말이 인상적이다. 남들에게 자랑을 하고 싶거나 단지 휴식을 취하며 자연을 구경하는 여행보다는 진정한 여행은 가치 있는 체험을 동반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여행은 언제나 체험을 의미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정신적 관계를 가질 수 있는 환경에서만 뭔가 가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기회 있을 때마다 가는 즐거운 소풍, 어느 음식점 정원에서의 유쾌한 저녁, 임의의 호수 위에서의 증기기선 여행은 그 자체로 체험이 아니고,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주지 못하며, 계속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자극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헤르만 헤세가 쓴 방랑의 수기들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5장의 방랑에 관한 다양한 수기에는 헤세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글들이 등장한다.

"방랑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원시인이다. 유목민이 농부보다 원시적이듯이 말이다. 하지만 정주의 극복과 경계의 무시는 그럼에도 나 같은 유형의 사람들을 미래로 향하는 이정표로 만들 것이다. 나처럼 국경을 무시하고 사는 사람이 많다면 더 이상 전쟁도 봉쇄도 없을 텐데. 경계만큼 보기 싫고 어리석은 것도 없다. 경계는 대포나 장군과 같다. 이성, 인간성과 평화가 지배하는 한 경계에 대해 아무것도 못 느끼고 그것에 대해 비웃는다. 하지만 전쟁과 광기가 발발하자마자 경계는 중요하고 성스러워진다. 전시에는 경계가 우리 같은 방랑자에게 얼마나 고통과 감옥이 되었던가!"​

 

이 책에서는 헤세의 여행에 대한 글 뿐만 아니라 헤세의 작가로서의 삶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나의 관심사가 무질서하고 허비하는 삶을 정당화하는 일이라면 마음의 부담을 덜기 위해 물론 몇 가지 변명을 할 수도 있겠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진정으로 일을 하는 순간에는 날씨나 건강, 방해, 낮이나 밤이 내게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럴 때는 수도승처럼 광적으로 세상과 나 자신을 잊고 나 자신을 일의 소용돌이 속에 내던지고는, 기진맥진하고 초라해져서 낙담한 채 거기서 빠져나온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시간을 허비하는 것도 게으름이나 무질서뿐만 아니라 현대 세계의 가장 어처구니없고 가장 신성한 원칙에 대한 의식적인 저항이기도 하다는 점을 언급하 수 있겠다. 다시 말해 그것은 시간은 돈이라는 원칙이다."

 

<헤세의 여행>을 읽고,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가 전하는 여행의 의미와 작가로서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단순한 휴식을 위한 여행이 아닌, 깊이 있는 여행을 떠나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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