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 이윤기가 말하는 쓰고 옮긴다는 것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는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이윤기가 쓴 에세이이다. 이 책을 통해서 소설가, 번역가로서의 이윤기가 말하는 글쓰기에 관한 솔직하고 지혜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윤기가 '벽 앞의 어둠', '어둠 앞의 벽'. 그 벽과 어둠과의 만남, 이것으로 작가로서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나는 숨은 그림과 나 사이에 거대한 어둠의 벽이 가로놓여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이지요. 어둠의 벽입니다. 벽의 어둠입니다. 나는, 작가는 숨은 그림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그림을 숨기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진 겁니다. 작가란 수수께끼를 푸는 오이디푸스가 아니라 수수께끼를 내는 스핑크스가 아닐까 싶어진겁니다."

 

이윤기는 자신에게 상을 안겨준 작품들,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대부분의 작품들은 '날려먹기'와 '다시 쓰기'의 아픈 경험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그는 실패를 축하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글이 술술 풀린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술술 풀린 글, 글쓰기의 고된 노동을 거의 면제받은 듯한 글로써 나는 호평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늘 아프다. 이런 소소한 병증은 나 자신의 실패를 위로하려는 심리적 방어기제에서 유래한 것이기가 쉽다."

 

1991년 이윤기가 마흔다섯 살 되던 해 번역가로서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그는 소설다운 소설을 써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1991년 미국으로 건너가서 미시간 주립대학교 국제대학에 지원했다. 그는 미국에서 새로운 세계에 새롭게 적응하는 방법을 배웠다.

 

"나는 외국을 향해 3,40대의 등 떠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물은 고여 있으면 썩는다. 흐르려면 바닥을 기어야 한다. 사람 또한 그렇다. 사람의 힘은 여기에서 나온다고 나는 믿는다."

 

이윤기는 번역에 관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첫째는 사전과의 싸움, 둘째는 우리말의 어구와 어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일, 셋째는 살아 있는 표현, 전부터 우리가 써왔고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말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번역을 하는데 있어서, 특히 세번째인 원문의 배후에 숨어 있는, 잘 익은 말을 찾아내는 일은 정말 중요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윤기가 '선생'이라는 칭호를 붙일 정도로 사랑한다는 '미셀 투르니에'의 책 <짧은 글 긴 침묵>과 <예찬>은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

 

이윤기는 재미있는 것은, 외부에서 대표작으로 꼽는 작품과 작가 자신이 뽑는 자선 대표작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아주 많다고 말한다. 그는 외부에서 꼽는 대표작은 객관적인 미학의 기준을 만족시켜주는 것인 데 견주어 자신 대표작의 경우는 작품의 몸통을 이루는 문학적 분위기가 작가 자신에게 너무 낯익은 풍경일 뿐만 아니라 거기에 투영되어 있는 자의식적 미의식을 작가 자신이 부지불식간에 편애하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이야기한다.

 

"지난 해 3월, 가까이 사귀어 모시던 한 선배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당신의 소설에서 당신의 모습이 조금씩 사라져야 한다, 당신에게 너무 익숙한 풍경들이 당신의 소설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이제 겨우 알겠다. 길 모르는 사람에게 길 가르쳐줄 때는, 아주 잘 아는 길도 조심스럽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친절하게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겠다."

 

책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에서 문학을 '좋은 대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올바른 물음'이라고 생각하는 이윤기의 말이 눈길을 끌었다. 이윤기가 들려주는 글쓰기 노하우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글쓰기, 번역가, 소설가를 희망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