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선을 요리하는 마음 - 삶의 태도를 바꾸는 네 글자 공부
김풍기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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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교수신문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할 때마다 사자성어가 갖는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네 글자로 된 한자 속에 담긴 의미를 따라가면 삶이 무엇인지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교수신문에서 발표하는 사자성어는 어쩐지 우리 사회 혹은 정치를 생각하며 고른 것이겠지만 말이다.

 

김풍기의 작은 생선을 요리하는 마음이란 책을 읽었다. 무엇보다 부제로 삶의 태도를 바꾸는 네 글자 공부란 것이 좋았다. 이 책은 다른 책을 읽을 때와는 달리 마치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모르는 사자성어가  참 많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사자성어 하나 하나마다 저자의 삶의 추억과 자취를 따라가게 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네 글자를 통해 삶을 배우게 되는데 주로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주다 보니 때론 이런 이야기를 굳이 왜 하나 싶은 경우도 있었다. 개인적 이야기를 끼워맞추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다 보니 그렇다. 오히려 저자가 옛 글에 대한 관심이 많은 만큼 차라리 옛 글을 통한 사자성어의 풀이가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마 저자는 이미 학창 시절에 그렇게 배웠으니 지겹게 반복할 필요가 무엇이 있나 싶어 이런 글을 쓰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장 좋았던 사자성어 이야기를 꼽으라면 이상지계를 들고 싶은데 이상지계란 서리가 발에 밟히면 추운 계절이 오리라는 것을 알고 경계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조헌의 일화를 소개했는데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조헌이란 사람이 누구인지 참 궁금했다.그가 누구기에 미리 당시의 정세를 알아볼 수 있었을까.

 

또 하나를 소개하면 독서삼도다 사실 암송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고 쓸데없는 것이라고 여기는데 어린 시절을 추억하면 뜻도 모르면서 무조건 외우라고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싶다가도 그런 것이 있었기에 어렴풋이나마 시와 시조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한 편으로 고마움도 느낀다.

 

사자성어에 녹아 있는 이야기를 따라가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를 돌아본다. 이 책은 바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개인적 이야기를 배제하고 성현들의 일화 중심으로 넣었으면 어떨까 하는 바램도 있지만 독서삼도처럼 한 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라 눈과 입에 완전히 익고 마음으로 이해해야 비로소 배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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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양 세계기독교고전 33
성 아우구스티누스 지음, 김종흡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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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에겐 어거스틴으로 더 익숙한 아우구스티누스는 기독교의 유명한 인물 가운데 하나다. 그의 저서는 고전으로 자리매김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전이란 누구나 읽어야 하는 책이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라는 우스갯 소리가 있다. 어쩌면 고전이란 단어가 주는 무게감 때문인지 우리가 흔히 고전이라 일컫는 책들이 대개 오래된 옛 글이라 그런지 몰라도 사실 고전을 읽는다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독교교양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매주 일요일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들고는 다니지만 잘 읽지 않는 성경에 대한 이야기다.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리고 그 성경을 어떻게 해석하며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실 우린 일주일에 한 번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성경을 접하게 되지만 그것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안다고 하기는 힘들다. 결국 모든 신자들이 스스로 성경을 읽어갈 줄 알아야 진정한 신앙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교양이란 책은 아주 유익하다. 비록 오래 전에 씌여져서 요즘 상황과 다소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성경은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르다. 심지어 마태, 마가, 누가, 요한 이 네 사람이 쓴 복음서도 각기 다른 특징이 있다. 그러니 성경을 읽을 때 마치 한 가지의 정답을 찾아 읽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사람의 해석과 관점에 대해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별히 성경을 해석하는 데에 부호의 적절한 비평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고 더 나아가서 여러 가지 학문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기독교교양이란 책을 읽으면서 놀라웟던 점은 지금 이 시대에 읽어도 놀라운 통찰력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고전을 어렵게 생각해 피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적극적으로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는 건 오랜 세월 사람들이 읽는 것에는 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번역자가 독자들이 다가가기 쉽게 번역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말이다. 암튼 기됵교교양은 성경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안내서다. 감히 모든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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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스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현대지성 클래식 13
에디스 해밀튼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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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왜 사람들은 신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일까? 사실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던져보기도 했다. 처음엔 그저 딱딱한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에게 신들의 이름을 소개하며 거들먹 거리기 좋은 어려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근데 막상 읽어보니 재미있었다. 물론 신들의 이름이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책 내용 자체는 인간에게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신들에게 보인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특히나 사랑 이야기는 정말 탁월했다. 마치 추억 속에서나 아련한 모습으로 떠오르는 첫 사랑을 기억나게 한다.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왜 진작 읽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스러움이 밀려왔다,

 

신들의 신이라고 할 수 있는 제우스를 비롯 헤라, 아프로디테, 포세이돈, 아테나, 헤라클레스 등 신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우리내 모습 같다. 물론 세상을 다스리고 불을 일으키고 때론 무척이나 큰 힘을 가진 것을 자랑하여 본질적으로 인간과는 다른 모습도 보여주지만 한 눈에 반한 사랑을 하기도 하고 이별도 하고 다시 만나기도 하고 때론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하고 때론 이성적인 모습도 보이는 신들의 모습 속에 어쩌면 인간의 모습을 투영시킨 것 같다.

 

그리스 로마 신화란 책이 여러 버전으로 있는데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유명하다. 많은 버전 가운데 에디스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이윤기의 책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신화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면 해밀턴은 주로 영웅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사랑이야기도 들어 있지만. 좀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늘어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일까. 조금은 지루하다. 앞의 신들의 소개도 과감히 생략했으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신화를 읽으며 영웅들의 무용담과 진실한 사랑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재미 속에서도 나름의 여운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하튼 재미있다. 무척이나 흥미로운 책이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아이들에겐 동화나 판타지로 어른들에겐 추억으로 오래도록 읽힐 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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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역사가 바뀌다 - 세계사에 새겨진 인류의 결정적 변곡점
주경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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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은 한 개인에게 있어 기념이 될 만한 역사적인 기일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그 일들이 때론 역사로 기록된다. 사실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지나간 모든 것이 역사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모든 걸 담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건과 일에 대해서만 기록으로 남긴다. 물론 당시에는평범한 한 개인의 기록이 시간이 흘러 역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주경철의 그 해 역사가 바뀌다란 책을 읽으며 도대체 그 해엔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1492, 1820, 1914, 1945년을 보면 대략 1492년은 콜롬보스를 이야기할 것 같았고 1945년은 전쟁을 이야기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1820년과 1914년은 어떤 일이 있었지?' 질문을 던져 보았다. 1820년은 바뀐 동양과 서양의 역사를 1914년은 생물을 멸종시킨 생태학적 변화를 이야기했다.

 

어느 해는 익숙한 거라 가볍게 읽으면서도 저자의 새로운 관점을 주목했고 어느 해는 생소한 거라 이런 사건들이 있었구나 하며 호기심 있게 보았다. 네 개의 코드를 가지고 이렇게 이야기를 펼쳐 놓으니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특히 인간으로 인해 멸종된 동물이 많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자연은 우리와 함께 가야 하는 존재인데 인간의 과도한 욕망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진 생명체가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그리고 문명과 야만이란 구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며 넌지시 고민 거리를 던지는 것이 좋았다. 우리가 알아야 할 아니 다시 확인해야 할 좋은 고민거리라고 생각한다

 

자연만 파손한 것이 아니라 전쟁을 통해 서로 죽이는 야만적인 모숩을 보이는 것이 인간임을 다시 확인했다. 과연 역사란 것이 진보할까? 과연 우리는 더 행복해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실 이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수밖에 없다. 문명이 발전할 수록 우리의 삶은 보다 윤택해졌다고 한다. 삶이 더 편해졌다고 해서 결코 행복까지 덩달아 따라오는 건 아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새로운 과학의 발달이 인간 뿐 아니라 자연에까지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곧 로봇의 시대가 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역사적 변곡점으로 말미암아 우린 또 어떤 시대를 맞이하게 될지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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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날개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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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은 흥미롭다. 어떤 한 가지 단서를 가지고도 여러 정황들을 살펴보며 어떤 생각을 해가는 것이 재미있다고 느껴진다. 물론 사건, 범인, 경찰 등 예상할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때론 사건 속의 또 다른 사건이 존재하기도 하고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존재하기도 한다.

 

요즘 추리 소설 하면 히가시노 게이고가 대세다. 어릴 땐 아소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였는데 이젠 시대가 변한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인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사실 가가 형사 시리즈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기린의 날개는 가가 형사 시리즈라고 한다. 책 표지를 보면 소설의 내용이 담겨 있는데 학, 다리, 한 남자, 조각상의 그림은 소설을 암시하고 있다. 이야기는 한 남자의 죽음부터 시작된다. 어쩌면 아주 평범한 스토리다. 그러나 이 스토리가 이끄는 힘이 있다. 아마 이것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능력이겠지만.

 

사건은 3년 전 다리 위에서 죽은 남자의 아들이 수영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연습하던 시절로 올라간다. 거기서 한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그 사고로 말미암아 중학생 한 명은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가게 된다. 어쩌면 살아있어도 죽은 존재나 마찬가지인 상태다. 사실 이 사고는 죽은 남자의 아들도 연루되어 있었다. 죽은 남자의 아들은 이 사실을 잊고 지내다 우연히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고 자신의 죄가 얼마나 큰지를 깨닫게 된다. 이 사실을 죽은 남자가 알게 되고 물을 다스린다는 신사에 가서 회복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린다.

 

하마터면 전혀 엉뚱한 사람이 살인했다고 뒤집어 쓸 뻔했는데 가가 형사의 수사를 통해 범인을 찾게 된다. 이 소설 가운데 인상적인 이야기가 있는데 책 표지 뒤편에도 나오는 글귀이다. “용기를 내라. 진실로부터 도망치지 마라. 자신이 믿는대로 하라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는 이 이야기를 난 왠지 진실로부터 도망친 모든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다. 이 책이 주는 묘한 여운은 아버지의 따스함이다. 평소엔 그리 친한 관계가 아니었던 부자사이였지만 아들을 대신해서라도 용서를 구한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 가슴이 먹먹했다.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이 누군지 찾아내는 과정만 흥미로웠다면 별 느낌이 없었겠지만 이 소설은 뭔가 쉽게 오해하는 사이에 놓친 사람의 진심에 대한 내용이기에 잔잔한 감동까지 느낄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이 주는 묘한 매력은 여기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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