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햄릿의 한 장면


셰익스피어는 구시대적 인물이고 그 작품도 낡았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편견이다.
셰익스피어는 어쩌면 우리들보다 더욱 현대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다.
작가, 연출가, 극단 경영자, 배우를 맡으며 당대의 진취적인 사고와 형식미를 함께 갖추고 있다.

세익스피어와 뮤지컬. 언뜻 생각하면 잘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세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오히려 수많은 뮤지컬들에서 변형된 이야기 구조나 기본 뼈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 이민 사회 젊은이들의 갈등을 그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바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현대적 변용이며,

극중극 형태로 배꼽 잡게 만드는 코미디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는 ‘말광량이 길들이기’의 재해석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비록 디즈니 특유의 권선징악으로 재포장되긴 했지만, 아버지를 죽이고 왕위를 빼앗아간 삼촌에게 복수를 하는 ‘라이언 킹’의 스토리 라인은 ‘햄릿’의 진화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우리나라에서는 왜 세계무대로 나가는 애니메이션이 등장하지 않는 걸까. 일본 애니메이션에는 우리나라의 섬세한 기술자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터치나 그래픽 등의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술자들은 세계 최고급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브랜드의 애니메이션이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당연하다. 일본은 동화나 문학 등 원작 기반이 매우 충실한 반면 우리나라는 원작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셰익스피어 원작이 번역되었다. 기존의 번역과 다른 점은 '무대언어'까지 옮겨넣고 있는 점이다. 셰익스피어 같은 고전이 더 많이 번역됐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