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택배 문자가 와 있다. 2월 신간 평가단 책이 올 모양이다. 날도 짧고 설도 있었고, 일할 시간이 넉넉치 않았을 것이다. 알라딘 담당자가 두어번 양해 문자를 보냈다. 그렇게 2월 책을 보기도 전에 3월 책을 고르게 되었다.

 

 

 

한병철의 《심리정치》 다. 책 소개를 보기전에 일단 보관함에 넣어 놓았던 것이다. 한병철의 생각을 다 동의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것도 있지만, 현대 사회의 주요한 면을 압축된 문장으로 보여주는 장점이 있다. 그 압축된 문장이란 것이 사실 만만하지는 않다. 이번에는 또 얼마나 많은 철학자들이 구겨(?) 넣어져 있을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주목신간으로 선택한 것은 유명세가 있으니 일단 많은 분들이 추천할 것 같고, 둘째는 문지가 책 지원을 잘 해줄 것 같고(근거는 없다;;), 셋째 책이 작고 얇을테니 분량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피로사회》, 《투명사회》와는 달리 '정치'를 콕 찍어 대상으로 하고 있고, 그것도 '심리 정치' 라니, 흥미가 더 인다.

 

 

<마르크스 vs 이진경, 세기를 잇는 철학의 대결 > 이라는 문구가 턱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이진경이다. 동구권 몰락 이후의 서구 좌파 사상을 이진경만큼 대중적으로 그리고 선구적으로 소개한 사람이 있나 싶다. 물론 들뢰즈주의자로 정평이 나있고, 들뢰즈의 유목론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진경의 책은 늘 읽을만 했다. 이 책은 10년 전의 《자본을 넘어선 자본》의 마르크스와는 많이 다를 것 같은 느낌이다. 예전 책이 경제적 관점을 중심으로 했다면, 이 책은 철학적 관점으로 바라본 마르크스, 현대로 소환한 마르크스 철학의 의미, 뭐 그런 내용으로 보인다. 읽기에도 더 쉽고 재미있을 것 같다. 이야기를 푸는 형태는 초창기의 《굴뚝 청소부》와 더 가깝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읽어봐야 알겠지만 ^^;; 

 

 

 

 저자 맹정현은 언젠가 하이킥에 출연한 적이 있다. 지붕킥에서 정보석의 친구로 나왔던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랬다. 그가 운영하는 <정신분석클리닉 혜윰>의 간판을 선명하게 보여 주었더랬다. 그것을 보고 한번 찾아가 볼까 생각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정신분석가 과정을 열어 전문가 양성도 했는데,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파리 8대학, 7대학에서 석사, 박사를 했고, 라캉의 《세미나 11》을 공동 번역하고, 브루스 핑크의 책도 번역하고, 직접 몇 권의 정신분석 책을 썼다. 프로이트-라캉의 정신분석에 관한한, 매우 활동적이고 신뢰할만한 우리나라의 정신분석가가 아닐까 싶다. 일반인이 읽기에 책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애도와 멜랑꼴리>는 프로이트의 논문이라고 한다. 애도와 우울에 관한 각종 이야기들이 아마도 여기에서 시작되었지 싶다. 나도 가끔 애도와 우울의 차이에 대해 말하지만, 자세히는 모른다.  이 책은 프로이트에서 시작해 라캉을 거쳐, 우울에 관한 주체의 여러가지 태도, 가령 신경증적 우울증과 정신병적 우울증 등에 관한 이야기로 뻗어 나간다. (고 한다.) 재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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