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이 책은 영국의 스탠드업 코미디언 맥스 디킨스가 쓴 자기 반성적(?), 사회 문화적, 심리학적 등의 방법으로 남성 우정을 분석한 책이다.

결혼을 준비 중이던 저자는 어느 날 문득 들러리를 할 동성 친구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에 휩싸인다. 젊은 시절에는 그렇게나 죽고 못살던 친구들이 주변에 널리고 널렸는데 나이가 들면서 하나둘 멀어지더니 급기야 결혼 같은 중요한 일을 함께 기뻐해 줄 친구가 별로 없었던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여러 방면으로 책을 참고하고, 전문가를 찾아가기도 하고, 자신의 과거 행동을 곱씹어 보기도 한다.

남성성에 대한 신화를 해체하고, 젠더 관련 문제를 파헤치고, 심리학적인 분석을 통해 결국 ‘아~ 내가 이래서 친구가 없구나..’ 하는 결론에 이르러서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아~ 내 얘기구나..’ 하면서 책을 덮었다.^^;

과거 지금의 아내가 여자 친구였을 때 내가 은근 남자들의 드러내지 않으면서 변함없는 속 깊은 우정을 과시하면 아내는 콧방귀를 뀌며 참 대단한 우정 납셨네를 연발했는데, 역시 아내의 혜안은 언제나 틀린 적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현재 내 주변에는 습자지 같은 얄팍한 우정만이 남아있다. ㅠㅠ

영국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책 곳곳에 넘치고 날것 그대로의 문장과 솔직함에 약간 아연할 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유쾌한 독서였다. 관심 있는 남성분, 아니 남자뿐만 아니라 한심한 남성의 우정에 티끌만 한 관심이 있는 여성분들에게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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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죽었다. 부유한 지역 유지였던 그는 단검에 목이 찔린 채 발견된다. 살인이 있던 밤 많은 사람이 그의 저택에 드나들었고, 그들 모두는 유력한 용의자다. 가장 의심스러운 피해자의 양아들은 사건 직후 모습을 감춘다. 저마다의 사정과 범행 동기를 가진 인물들 속에서 수사는 점점 미궁에 빠진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마침 이곳에는 은퇴한 명탐정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에르퀼 푸아로! 작은 회색 뇌세포를 이용해 수수께끼를 해결할 유일한 희망이다. 남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에 집중해 놀라운 추리를 선보인 푸아로는 마지막에 범인을 지목하며 피날레를 장식한다. 기막힌 범인의 정체에 독자는 당황한다. 어 이래도 되는가? 이건 사기 아냐? 하지만 푸아로가 누군가, 그의 설명을 들으며 다시 책의 앞부분을 펼치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아~ 역시 명성대로 대단한 작품이야!” 그런데… 과연 그 사람이 범인일까?

평단 및 대중의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은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1926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그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일부 비평가는 작가가 추리 작법의 대원칙을 어기고 독자를 기만했다며 비난하는 반면, 일부는 고정관념의 틀을 깬 위대한 작품으로 칭송하기도 한다. 실제 2013년 영국 추리작가협회(Crime Writers‘ Association)에서 역대 최고의 추리소설로 뽑히기도 했다.

문학 비평가 피에르 바야르는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소설에서 해석은 어떤 의미를 가지며 한계는 무엇인가? 또한, 그 근거는 어디서 찾을 수 있나? 이어 저자는 여러 문학 이론과 정신 분석 개념을 활용해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을 해부한다. 과연 푸아로의 추리는 적확한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있음 직한 일인가?

진짜 범인 찾기에 나선 저자는 인물의 성격과 극 중 역할을 고려해 푸아로의 추론을 배제하고 소설의 첫 문장으로 돌아간다. 그가 보기에 푸아로의 논리는 허점이 많고 작위적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명탐정은 가장 살인 동기가 크고 행적이 불분명한 피해자의 양아들을 용의 선상에서 제외한다. 너무 범인 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게다가 작은 디테일에 강박적으로 집착해 억지 추리를 내놓고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제2, 제3의 억지 가정을 한다. 저자는 이를 해석 망상이라고 일갈한다.

어쨌든 바야르의 분석과 논리를 따라가면 우리는 마지막에 또 한번 놀라운 범인의 정체와 맞닥뜨린다. 원작과 맞먹을 정도의 충격적인 결말이다. 아~ 이렇게나 다른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니… 하지만 전혀 억지스럽지 않고 그럴듯하다.

그럼 이제 우리는 추리소설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푸아로에 의해 재독을 했고 바야르에 의해 삼독을 했다면 사독, 오독도 못 할 바는 아니다. 그렇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 화자든 명탐정이든 누구의 말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심지어 작가의 말이라도… 작은 회색 뇌세포는 소설 속 탐정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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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1. 1923년 조선 유학생 학우회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반 대중에게 상대성 이론을 강연했다.

2. 1936년 물리학자 최규남, 도상록에 의해 양자역학이 국내에 소개되었으며, 이후 수학자 이임학, 화학자 이태규, 생물학자 우장춘 등의 세계적인 석학들이 활동했다.

3. 과학과 선조 과학자들은 일제 강점기 때 민족 계몽의 주춧돌 같은 역할을 맡기도 했지만, 해방 이후 극심한 이념 갈등 속에서 고난과 무기력함을 겪었다.

한 줄 평
: 격동의 근현대사에도 과학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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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세줄 요약
1. 도쿄출신의 나는 시코쿠의 한 시골마을에 중학교 선생으로 부임.
2. 속을 알 수 없는 교감 선생을 비롯하여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알게 되고.
3. 백면서생 같은 나는 뜻하지 않게 여러 사건사고에 휘말리게 되는데…

한 줄 평
고집불통 벽창호에 경박하고 어수룩하지만 결코 밉지 않은 의리의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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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관한 인도출신 작가의 신선하면서도 인상적인 논픽션. 세 줄 요약.

​1. 기후위기를 제대로 또는 전면으로 다루는 문학이나 예술작품이 거의 없다. 이는 자연은 늘 평온하고 안정되어 있다고 착각하는 인간 중심적 근대성의 결과이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으려는 상상력 부족 때문이다.

​2. 아시아의 역할이 매우 매우 중요하다.

​3. 자본주의보다 제국주의가 기후 위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진지한 도덕적 접근방식은 맞지 않으며 개인보다는 집단적 행위발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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