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이 책은 영국의 스탠드업 코미디언 맥스 디킨스가 쓴 자기 반성적(?), 사회 문화적, 심리학적 등의 방법으로 남성 우정을 분석한 책이다.
결혼을 준비 중이던 저자는 어느 날 문득 들러리를 할 동성 친구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에 휩싸인다. 젊은 시절에는 그렇게나 죽고 못살던 친구들이 주변에 널리고 널렸는데 나이가 들면서 하나둘 멀어지더니 급기야 결혼 같은 중요한 일을 함께 기뻐해 줄 친구가 별로 없었던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여러 방면으로 책을 참고하고, 전문가를 찾아가기도 하고, 자신의 과거 행동을 곱씹어 보기도 한다.
남성성에 대한 신화를 해체하고, 젠더 관련 문제를 파헤치고, 심리학적인 분석을 통해 결국 ‘아~ 내가 이래서 친구가 없구나..’ 하는 결론에 이르러서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아~ 내 얘기구나..’ 하면서 책을 덮었다.^^;
과거 지금의 아내가 여자 친구였을 때 내가 은근 남자들의 드러내지 않으면서 변함없는 속 깊은 우정을 과시하면 아내는 콧방귀를 뀌며 참 대단한 우정 납셨네를 연발했는데, 역시 아내의 혜안은 언제나 틀린 적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현재 내 주변에는 습자지 같은 얄팍한 우정만이 남아있다. ㅠㅠ
영국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책 곳곳에 넘치고 날것 그대로의 문장과 솔직함에 약간 아연할 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유쾌한 독서였다. 관심 있는 남성분, 아니 남자뿐만 아니라 한심한 남성의 우정에 티끌만 한 관심이 있는 여성분들에게도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