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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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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만났다. 지금이 참 행복하다.

 

나의 종교는 천주교로 냉담한지 오래 되었지만 지금도 성당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불안할 때면 혼자 기도를 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곤 한다. 책을 통해 수녀님의 일상을 보게 되니 더없이 행복한 마음이 든다.

이 책은 표지부터 참 아름답다. 책에 관심이 없던 친구조차 책이 예쁘다며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이해인 수녀님의 책이라고 말해주고 어깨를 으쓱였다. ^^

 

맨 앞장은 수녀님의 사인이 되어있다. 다른 연예인들과 다르게 색연필로 곱게 색을 넣어 주셔서 참으로 소중한 느낌이 들었고 다음 장에는 얼마 전 돌아가신 박완서님의 쪽지가 들어있다. 그리고 책 속에도 섬진강 김용택 시인, 법정 스님, 김수환 추기경 님 등의 글들이 들어있어 아름다운 인연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안타깝게도 몇 분은 돌아가셔서 더 이상 만나뵐 수는 없지만 그 분들의 삶의 태도를 보고 본받으려 조용히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엔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님에 관한 책을 읽고 나서 그들의 삶을 존경하게 되었다.)

 

이 책은 총 6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1장은 그동안 여러 신문사나 잡지 등에 기재했던 글 중 좋은 것들을 뽑아서 넣어져있고 2장은 우정일기이다. 정말 좋았던 부분인데 수녀님이 친구들 한명, 한명을 생각하며 짧은 시를 지은 것들을 모은 것이다. 이 중에 나는 어떤 친구인지 생각해보게 되고 옆에 있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친구를 많이 두신 수녀님이 부러워진다. 그리고 질투마저도 한송이 꽃으로, 기도로 승화시키신다. 세 번째 장은 수도원의 일기로 2010년 1월부터 1년간의 일상을 적으신 것이고 네 번째 장은 여러 분들을 위해 기도하신 내용들이다. 다섯 번째 장은 예전에 본인이 하신 기도들을 모으신 것으로 성경말씀이 한 줄씩 들어있다. 마지막 여섯 번째 장은 마음아파하시며 쓰셨던 추모 글을 모으신 것들로 여기에 나온 분들 모두 세상을 빛내주셨던 분들이다.

 

좋았던 부분을 포스트잍으로 붙여가며 읽었는데 얇게 너무 여러장이 붙여져서 색깔별로 좋은 정도를 표시하기까지 이르렀다. 그 중 ‘어느 교사의 기도’가 마음에 남았다. 한 편의 시를 여러번 읽으며 의미를 곱씹으신다고 하셨는데 나도 이 시를 읽으며 내 마음을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암이라는 병에 걸리시고 나서 본인의 고통도 심하셨을 텐데도 시를 쓰시고 편지를 쓰시고 기도를 하시는 모습 정말 대단하시다. 자연을 보는 소중한 눈길, 하루를 새로 맞이하는 마음가짐, 욕심 없이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시는 모습을 보며 내가 일을 조금이라도 더 하려 노력하는 것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하시는 여러 수녀님들과 스님들, 서로를 배려해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빨리빨리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건네고 싶다. 조금은 천천히 꽃들을 보며 꽃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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