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아무거나 먹지 마세요
안티 투오마이넨 지음, 전행선 옮김 / 리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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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회사 사장이 독버섯에 중독되어 죽게 되었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유쾌한 블랙 유머 소설 <사장님, 아무거나 먹지 마세요> 주인공 야코 사장의 이야기이다. 잘나가는 버섯 회사 사장이 모르고 아무 버섯을 집어먹었다가 탈이 난 건 아닐 터, 대체 누가 사장을 죽이려 한 걸까.

야코는 갑자기 중독 현상을 느끼고 병원에서 독버섯 중독 진단을 받는다. 곧 죽는다는 의사의 말에 평소와 달리 일찍 집에 도착했다가 아내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아내가 자신을 죽이려 했다고 의심한다. 야코 사장은 죽어가는 와중에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으려고 매우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한다. 동시에 자신이 죽더라도 버섯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기를 바라며 해야 할 일을 한다.

자신이 곧 죽을 예정인데, 아내가 부하랑 바람을 피웠는데, 라이벌 회사가 등장했는데 이렇게나 흔들리지 않고 일처리를 깔끔하게 해나갈 수 있을까. 야코 사장은 자신의 정신력이 흔들린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보통 인물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죽음이 눈앞에 있는 사람이기에 덜 놀래고 더 차분하고 모든 일에 더 열정적으로 달려들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야코 사장이 죽음 앞에서 자신을 살해한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 아내의 불륜에 복수하는 과정, 라이벌 회사를 정리하는 과정은 아찔하기도 하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다. 어쩔 수 없는 현실에서 무력하게 무너지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야코 사장을 보고 있자면 매일 하루의 삶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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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엇나가야 제맛
서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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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참 내 맘대로 안된다. 오죽하면 '머피의 법칙'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에세이 <인생은 엇나가야 제맛> 는 『고양이의 크기』, 『책 낸 자』, 『환불 불가 여행』, 『판타스틱 우울백서』, 『파리타임』,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등을 펴낸 서귤작가 표 머피의 법칙 이야기이다. 미스터리한 일을 시작으로 내 마음대로 안되는 인생, 그래서 분노하고 짜증 내고 슬프기도 하지만 예기치 않은 감동을 만나기도 한다.

서귤 작가는 독립출판물이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져서 대형 출판사에서도 책을 출간하게 된 회사원 겸 작가이다. 언젠가 독립서점에서 『책 낸 자』를 읽고 '이런 콘텐츠도 책이 될 수 있구나' 싶어 새삼 놀랐다. 책을 만드는 과정이 간결하고 재밌게 그려져 있었고 책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어필할만한 매력이 있었었다. 그래서 서귤 작가의 신작 <인생은 엇나가야 제맛> 을 기대하며 읽었다.


재치와 유머를 겸비한 서귤작가의 신작 <인생은 엇나가야 제맛> 에세이는 목차부터 웃기다. 글을 읽기 전부터 제목에 공감이 간다. 머피의 법칙으로 속상한 하루를 보낸 사람이라면 서귤 작가의 글을 읽고 위로를 받을 것이고, 회사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라면 서귤 작가가 당한 일에 공감하며 누군가를 씹을 수 있을 것이고, 오해가 착각이었다고 알게 된 사람은 서규 작가처럼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될 것이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하루를 보냈다면 4차원을 사는 서귤 작가를 따라 신나는 상상을 하게 될 수도 있고.

그렇게 서귤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세상 참 내 마음대로 안되지만,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구나'라며 툭툭 털고 내일을 준비할 에너지를 얻게 된다. 계획대로, 생각대로, 상식적으로 흘러가지 않는 인생에서 하하하 웃어넘길 여유를 얻게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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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인테리어 셀프 교과서 - 공간과 일상이 빛나는 스탠드, 레일, 포인트, 펜던트 조명 연출법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김은희 지음 / 보누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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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이 뚜렷하고 남향을 선호하는 우리나라는 집 안에 햇빛이 가득 드는 집을 선호해왔다. 지금도 집을 선택할 때 채광이 잘 되는 집을 선택하고 볕이 잘 드는 집을 좋아한다. 하지만 모든 집이 남향일 수는 없다. 또한 현대인들은 대부분 직장에서 낮 시간을 보내기에 집에서 채광을 즐기기도 어렵다. 즉, 남향에 비해 볕이 부족한 집이나 해가 진 이후 집에서는 햇빛을 감상하지 못한다는 말이고, 대체할 물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집 안에 인공적인 빛을 들이는 것, 그것이 바로 조명이다. 밤에도 낮에도 조명만으로 집안의 분위기도 바꿀 수 있다. 사무실은 밝은 하얀색 등을 많이 사용하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카페에서는 어두운 노란색 등을 드문드문 사용하여 릴랙스하고 쉴 수 있도록 이끈다. 우리가 카페에서 편안한 느낌을 받는 것도 조명의 영향이 크다.

내가 조명에 관심을 갖고 하나씩 모으게 된 계기는 지인의 집을 방문한 이후이다. 조명은 어떤 대상을 밝게 비추는 역할을 하는 물건이라고 여겨왔는데 지인은 플로어 조명 하나로 벽을 비추고, 스탠드 조명으로 신발장을 비추도록 방향을 틀어놓았다. 대상에 직접적인 빛을 가하는 것보다 벽이나 천장 등 다른 것을 쏘아 공간 전체에 은은한 빛이 감돌았다. <조명 인테리어 셀프 교과서>에서도 말하는 북유럽식 조명, 간접 조명으로 편안함과 포근함을 전하고 있었다. 그 이후 북유럽 스타일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조명 인테리어 셀프 교과서>를 통해 실생활에 적용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조명 인테리어 셀프 교과서>에서 저자는 다양한 조명을 소개하며 조명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린다. '거실 조명은 네모난 하얀색 등이어야만 해'라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미술관, 카페 혹은 호텔처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가격의 이케아 조명을 활용한 인테리어뿐 아니라 공간에 포인트를 주면서 우아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인테리어용 조명도 알려준다. 같은 공간이 조명으로 인해 얼마나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조명 인테리어 시뮬레이션은 우리 집에서 조명의 위치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홈 카페를 만들고 싶은 분, 조명은 많은데 활용하기 어려운 분, 집에 어울리는 조명을 구입하고 싶은 분,

리모델링하지 않고 집안의 분위기를 바꾸고 싶은 분, 북유럽 스타일 조명을 원하시는 분,

공간에 딱 맞는 조명 위치를 알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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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웅진 우리그림책 75
김민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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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빠르게 달리고 싶어 한다. 빨리 집에 가고 싶어서 운전을 빨리하고, 목적지에 빨리 가고 싶어서 뛰어가고, 목표에 빨리 도달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 빨리 성과를 얻기 위해 조바심을 낸다. 가끔 '빨리' 가지 못해 멈춰 서면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일까 걱정하고 고민에 빠진다. 나는 한계에 부딪혔는데 아직 갈 길은 멀고 더 빨리 가고 싶은데 속도는 나지 않고. 명절에 막히는 고속도로 중간에 갇힌 자동차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하늘을 보고 숨을 고르고 음악을 틀고 기분 전환하는 것, 빨리 가려던 마음을 내려놓고 '지금'을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마음을 다잡게 된다.

너무 빨리 가고 있을 때, 잠시 숨을 고르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그림책이 바로 <달팽이>이다. 표지 속 주인공은 형을 따라 열심히 달려보지만 형은 이미 저 멀리 달아나버린다. 아이는 페달이 없는 자전거를 세게 굴리다가 돌멩이에 걸려 넘어진다. 자전거는 널브러지고 아이는 다치고 형은 없다. 속상한 마음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다 부지런히 나무를 올라가는 달팽이를 발견한다. 그리고 달팽이 너머로 펼쳐진 풍경에 속상한 마음이 풀어진다. 빨리 달린다면 보지 못했을 아름다운 일몰이, 찬란하게 빛나며 저물어가는 해와 드넓은 하늘이 선물처럼 다가온 것이다.

"느리면 어때. 하늘 보며 가면 되지."

다른 사람과 비교되어 자존감이 떨어질 때, 자신감을 잃고 힘이 없을 때 주문처럼 이 말을 기억하고 하늘을 보면 좋겠다. 절망의 늪에서 희망을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달팽이> 속 주인공처럼 말이다. 천천히 가도 좋다고 알려주는 그림책이 있어서 힘이 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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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그만 - 이지연 풀꽃그림책
이지연 지음 / 소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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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시작되었다는 뉴스와 함께 오후부터 하늘이 뚫린 듯 비가 엄청 쏟아진다. 타닥타닥 빗소리가 좋다가 밖을 나갈 수 없을 정도로 퍼붓는 비에 내심 야속해진다. 주말인데 비 오니까 나들이가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내 마음을 대변해 주는 그림책이 있어서 읽어보았다.

"비야, 그만" 세차게 외치는 제목에 눈길이 끌어 집어 든 그림책 <비야, 그만> 은 꽃으로 그려져있다. 이지연 작가는 마음이 힘들 때 풀, 꽃, 잎에서 위로를 많고 그 위로를 전하고 싶어서 풀꽃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표지 속 비도 자세히 보면 꽃비이다. 꽃 줄기가 얇은 꽃을 모아 비를 표현했다. 우산은 무지개색 꽃을 모은 꽃 우산이고 우산을 든 아이는 풀과 잎으로 이루어져 있다. 풀과 꽃, 잎으로 이렇게 다양한 그릴 수 있는지 신기하고 어떤 풀과 꽃과 잎으로 그린 건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책에는 축구공을 받은 콩콩이가 나온다. 선물 받은 축구공을 가지고 신나게 놀고 싶은데 밖에 비가 와서 나가지 못한다. 그러다 해가 뜨자 나가서 친구들과 신나게 논다. 놀다가 비가 또 쏟아진다. "비야, 그만"을 외치며 비를 맞으면서도 신나게 논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에 나들이 가지 못하는 나의 답답함이 해소되었다. 비를 맞아도 즐겁게 놀았던 때가 언제였는지, 마스크 신경 안 쓰고 자유롭게 외출하던 때가 언제였는지, 현실의 제약이 없는 그림책 속 모습이 해방감을 선사한다. 마음껏 뛰놀고 마음껏 돌아다니는 날을 기다리며 집콕하는 아이들, 부모님들, 그리고 그림책을 좋아하는 모든 분들이 <비야, 그만>으로 시원함을 맛보시기를!(압화 작품의 아름다움도 맛볼 수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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