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개의 달 시화집 겨울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칼 라르손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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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말없는 시이고,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

시는 어렵지만 시에 어울리는 그림이 있으면 나의 부족한 상상력에 날개가 붙어 시를 이해하기 쉬워진다. 그림은 시 곁에 있어 이야기가 풍부해지고, 시는 그림으로 인해 눈에 보일 듯 생생하게 느껴진다. <열두 개의 달 시화집> 계절 시리즈는 80여 명의 위대한 시인의 시를 계절별로 나누고 12인의 천재화가 작품을 시에 접목했다. 이 시화집은 계절감이 느껴지는 시의 분류가 놀랍고 시와 똑떨어지는 그림 선정도 멋지다. <열두 개의 달 시화집 겨울>을 읽은 나는 겨울 편이 나오길 기다렸고 겨울에 분위기 가득 담긴 시화집을 받았다.

겨울 편은 가을 편 보다 춥고 서늘하고 시린 분위기가 잘 담겨 있다. 시와 그림 모두, 겨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사랑과 이별, 삶의 고단함, 겨울의 싸늘함. 겨울은 춥고 밤이 긴데 그 긴 밤의 외로움을 채워줄 시와 그림이 바로 이 책에 있다. 12월부터 2월까지 매일 한 편의 시를 음미하고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지나가고 봄의 따스한 햇살을 맞이하게 될 것 같다.

이번 겨울 편에는 칼 라르손, 클로드 모네, 에곤 실레 그림이 12월부터 월별로 들어있다. 세 명의 화가 그림 중 이케아의 정신적 지주가 된 칼 라르손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기대를 많이 했다. 평화롭고 가정적인 칼 라르손 그림은 나를 편안하게 하며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몸과 마음이 지쳐 잠시 쉬고 싶을 때 칼 라르손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 쉼이 되었다. 시인 중에서는 백석 시인의 시를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자유롭게 시를 쓰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백석의 마음이 겨울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겨울 편에 자주 등장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시인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겨울을 맛볼 수 있어서, 겨울을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어서 뜻깊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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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레베카
케이트 더글러스 위긴 지음, 유기훈 그림, 박상은 옮김 / &(앤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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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빨강 머리 앤이 있다면 미국에는 레베카가 있다. 레베카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빨강 머리 앤에 버금가는 유쾌함과 긍정, 사랑스러움과 당당함 그리고 수다스러움이 있다. 학창 시절에 빨강 리 앤과 레베카를 만났다면 혼자라고 느껴졌던 그 시간을 좀 더 수월하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둘은 사랑을 전하는 힘이 있다.

빨강 머리 앤은 만화, 영화, 에세이, 컬러링 북 등으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기에 레베카를 소개하기로 하겠다. 레베카는 미국의 농장에서 4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난 여자아이이다. 가족이 있는 농장을 떠나 이모들이 사는 벽돌집으로 오면서 레베카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정 형편이 빠듯한 엄마를 대신해 레베카를 맡아 키워주기로 한 미란다 이모와 제인 이모 덕분에 배움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깐깐하고 표현을 잘 안 하는 미란다 이모와 사는 삶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레베카는 외로움이 자신을 치려 할 때면 시를 썼다. 솔직한 마음을 시로 표현했고, 부족함을 상상력으로 채웠다. 

다행히 레베카 주위에는 레베카의 반짝이는 눈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꼬임 없는 솔직함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밝음과 슬퍼하는 이를 위로하는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이 많았다. 그녀의 문장력과 상상력과 사고력은 배움을 통해 더욱 다듬어졌고, 그녀의 성격은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을 더 이해하고 성숙해졌으며, 그녀의 당당함은 상황에 따라 지혜로워졌다. 레베카가 자라는 동안 나는 레베카를 통해 위로받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누구에게나 최고의 말벗인 레베카 옆에 있으면 외로움도, 슬픔도 오래 갈 수 없으니까.

황금빛 낮과 별빛 가득한 밤이 끝없이 이어지는 세상 위에 오늘도 번쩍 태양이 떠올랐어요.

지금 내 모습이 초라하다고 우울해하지 마세요. 진짜 멋지고 굉장한 나날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으니까요.

가장 눈부시고 행복했던 날

삶이 고단할 때마다 떠올려보는 그런 하루를 서랍 속에서 가끔 꺼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조약돌은 고인 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속에서 자란단다.

이리저리 물살에 밀려 돌들과 부딪치고 모서리가 깎여나가야 비로소 둥글둥글 예뻐지고 반짝이는 빛을 갖게 돼요.

< 나의 친구 레베카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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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찌의 드로잉 아트북 (도서 한정판 12달 월페이퍼 증정)
설찌 지음 / 길벗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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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SNS에서 설찌 작가의 그림을 그림을 본 적이 있다. 화사하고 밝은 색상에 웃음이 새어 나오게 만드는 유쾌한 그림, 어딘지 과장되어 있지만 생동감 넘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설찌 작가는 눈여겨보고 잊지 않고 기록해서 자신만의 그림으로 표현해내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작가였다. 그녀의 자신감 넘치는 자신만의 화풍에 나도 빠져들었다.

쉽게 그린 것 같은데 정작 그리려고 하면 쉽지 않은 그림이 바로 설찌 작가의 그림이다. 간단한데 표정이 살아있고 무심한데 세심한 배려가 들어가 있다. 그래서 설찌 작가의 신간 <설찌의 드로잉 아트북>이 궁금했다. 설찌 작가의 그림을 채색하면서 설찌 작가만의 노하우를 얻고 싶어서.


<설찌의 드로잉 아트북>은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컬러링북과 튜토리얼 북이다. 튜토리얼 북이 알짜배기인데, 설찌작가를 따라 색연필화를 그리기 위한 준비작업에 필요한 정보에서부터 설찌 작가의 그림 노하우 그리고 설찌 작가의 작품 이야기까지 담겨있다. 이 책의 보석 같은 부분인 작품 이야기에는 컬러링북에 담은 그림들을 그리게 된 비하인드스토리가 담겨 있다. 어떤 일상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작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작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설찌 작가의 작업 노트는 평범한 장면을 색다르게 보게 하고 내 속의 상상력을 일깨워주었다. 스토리가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 설찌 작가의 작업 노트가 도움이 될 것이다.


컬러링북에는 12달 월페이퍼와 설찌 작가의 작품을 담은 컬러링 스케치 도안이 들어있다. 월페이퍼에는 날짜가 기입되지 않아 인테리어 용으로 매년 사용할 수 있다. 컬러링 도안은 좋아하는 색상으로 채색하여 설찌 작가와 다른, 자신만의 작품으로 완성할 수 있다. 유쾌, 상쾌, 기발한 설찌 작가의 도안을 컬러링 하다 보면 답답했던 일상의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힐링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다 보면 어느덧 그림을 그리는 것이 즐거워져요.

저와 함께 오늘의 힘들었던 일들을 잠시나마 잊고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 그림을 채우면서

하루를 마무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2020 겨울, 설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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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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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받고 아이를 낳아주는 사람, 대리모를 말한다. 대리모를 대량 배출하는 일명 베이비 팜, 그곳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라면 사업을 시작하고 보는 사업주,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호스트, 임신할 수 없는 상태이거나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걸 우려해서 돈으로 아이를 얻으려는 의뢰인 그리고 사업주에게 호스트를 소개하는 스카우터. 그들은 돈 때문에 만나지만 돈을 넘어선 인종, 계층, 성별 문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어쩔 수 없어서 시작한 일이 삶을 수렁에 빠뜨리게 하기도 하고, 할 수 있으니까 누군가의 삶을 돈으로 사기도 한다. 그 이면에 숨겨진 단순하게 말할 수 없는 사연들이 이 소설에 담겨 있다.


나는 베이비 팜 같은 대리모 시스템을 격렬하게 반대하는 사람이라 이 소설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끝까지 주시하며 읽었다. 당장 살 곳이 없어서, 아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 기꺼이 대리모를 하겠다고 나서는 여성들에서 돈을 벌기 위해 위험을 무릎 쓰는 현실의 많은 사람들을 나타냈다. 이 책에서 대리모가 옳은 일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겨를도 없이 이끌려가는 모습, 누군가에게 안주해서 살면서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모습, 돈에 휘둘리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기도 하고, 여성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연대를 보기도 하고, 자녀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엄마를 보기도 하고, 남의 자식은 객관적으로 대해도 자기 자식은 키우기 힘든 모습을 봤다. 그리고 나는 이들 중 어디에 속하는지, 내가 그들과 같은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이끌려가지 않기 위해, 누군가에게 조종당하지 않기 위해, 나의 신념을 확고히 하고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심리소설, 복잡한 인생사의 이면이 궁금하신 분께 소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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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룸 클래식CC 사진 보정 클래스 - 나만의 감성을 만드는 색감 한 스푼
정현성 지음 / 비제이퍼블릭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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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NS에 올라오는 사진을 보면 멋지고 감성적인 사진이 많다. 눈길을 끄는 사진들, 어떻게 찍은 걸까 궁금하곤 했다. 가끔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취미생활을 했던 나이기에 잘 찍은 사진은 늘 배움의 대상이었다. 더 멋진 사진, 더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을 바꾸고 보정을 해보기도 했는데 쉽지 않았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 파일을 누가 봐도 공감할만한 사진으로 완성하기 위해 대다수가 라이트룸 보정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는 말을 듣고 라이트룸을 설치해 봤다. 그러나 방대한 기능을 자랑하는 라이트룸을 독학으로 익히기란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서 라이트룸 사진 보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찾아보았다.

라이트룸 기능을 설명하는 도서들 중 최신 버전 업데이트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라이트룸 클래식CC 사진 보정 클래스> 을 선택하게 되었다. 라이트룸은 대량의 사진을 분류하고 보정하는데 탁월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원본을 훼손하지 않는다. 그러나 배경 합성이나 체형, 얼굴 라인 변형은 어렵다. 포토샵을 사용하면 라이트룸의 단점을 보완하여 완성도 높은 사진 보정을 할 수 있지만 라이트룸만으로도 자신만의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는 라이트룸만으로 사진의 색을 살리고 부족한 사진 실력을 보완하고 싶었기에 이 책은 나에게 딱이었다.




이 책은 생각보다 두껍다. 라이트룸 소개 및 기능 설명뿐 아니라 카메라 기초 지식까지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카메라와 렌즈를 선택해야 하는지, 카메라 화소와 센서가 사진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조리개와 셔터스피드와 ISO를 자유자재로 바꾸면서 원하는 사진을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나와있다. 사진을 처음 찍는 분에서부터 사진 취미를 가지신 분들까지 한번 읽어보면 좋을 내용이다. 나도 이곳저곳에서 보고 듣고 찾아봐서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꼼꼼하게 설명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니 그동안 알고 있던 사진 지식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책이 두꺼운 만큼 라이트룸에 대한 내용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라이트룸을 몰랐던 분들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차근차근 설명해 주며, 이미 사용하는 사람들도 놓치고 있거나 헷갈려 하는 부분까지 짚어준다. 라이트룸은 대량의 사진을 관리하기에 편하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사진을 정리하는 노하우는 잘 알려주지 않는 부분이었는데, 저자는 다양한 분류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영문판을 사용하여 비슷하지만 다른 기능들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세세한 기능 설명은 예제를 통해 직접 보여주는데, 용어 설명부터 최신 업데이트로 변경된 내용까지 보여준다. 라이트룸 기능이 많아서 이렇게 설명하려면 쉽지 않았을 텐데, 저자의 말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라이트룸 바이블'을 집필한 것이 아닌가 싶다.

라이트룸은 색감 보정에 탁월한 프로그램이다. 이 책은 라이트룸에 기능이 많아서 설명서만 보면 익히기 어려운걸, 직접 실습하면서 익힐 수 있도록 이끈다. 보정 내용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보정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서 알려주는 부분이었다. 따라 하면 사진 보정을 할 수는 있지만 혼자 하면 늘 헤매가 되는데 요약한 과정을 보고 스스로 해볼 수 있고, 보정 과정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부족한 사진을 마음에 드는 사진으로 수정하려면 보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대다수가 사용하는 라이트룸 보정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싶다면 책의 도움이 필요하다.

<라이트룸 클래식CC 사진 보정 클래스>는 감각적인 색감 구현 방법을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 보정 마스터가 되는 건 어떨까.

적어도 라이트룸을 사용할 때 궁금했던 내용은 해결되리라.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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