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자 발표] [도미노 서평단] 논장 <학교 가는 길> 15분께 드립니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이름이 길어서 외우느라 힘들었지만 제가 참 좋아하는 동화작가입니다. 조카의 책을 한 두 권씩 사주다가 알게 되었는데 개성이 강해 자꾸 눈길을 끌더라구요. 흐미엘레프스카의 매력은 뭐랄까...시적(詩的)인 상상력에 있는 것 같습니다. 상상력에도 '톡톡 튀는' 상상력, '천진한' 상상력, '웅대한' 상상력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미지에 이야기와 디테일을 더해가는 방식이 살폿한게 잔잔한 동시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러한 흐미엘레프스카의 감성은 비록 줄거리는 없지만 아이들에게 글자를 익히는데 도움이 되는 <생각하는 ㄱㄴㄷ>과 <생각하는 ABC>에도 고스란히 나타나 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선택했던 그녀의 책 몇 권을 소개해 볼께요.


1. <생각하는 ㄱㄴㄷ>
처음엔 외국인인 흐미엘레프스카가 한글책을 지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볼로냐 라가찌 대상 수상작인 <마음의 집>에서 우리나라의 김희경 작가와 작업(일러스트 담당)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보다 오래 전부터 한국과 한글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 줄은 몰랐네요. 그녀는 한글의 형태가 무척 흥미롭고 아름다와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한글의 형태는 역시 그만큼이나 아름다운 다양한 이미지들을 통해 ㄱㄴㄷ을 만들어 갑니다(물론 맨 마지막 글자인 'ㅎ'까지 말입니다). 또한 학습 효과를 위해 각 자음에 맞는 글(ex>다람쥐가 도토리를 먹으려는데...)이 쓰여져 있고, 자음을 표현한 이미지의 명칭도 적혀있어(가운데 박스를 보면 작은 글씨지만 도서관, 다리미, 당근 등의 낱말을 볼 수 있음) 이미지와 글자를 짝짓기해 볼 수도 있어요.





 


2. <생각하는 ABC>
이번엔 한글이 아니라 알파벳을 역시 같은 방식으로 익힐 수 있는 책입니다. ㄱ에서 ㅎ보다는 A에서 Z까지가 더 많은 글자가 있어 책이 생각보다 두툼해요. 마치 알파벳 이미지 사전같네요. 게다가 <생각하는 ㄱㄴㄷ>에서 한 페이지에 담겨있던 9개의 작은 그림과 글씨들을 각 페이지로 풀어 놓아 더 책이 두꺼워졌나 봅니다. 하지만 이미지가 한 페이지에 꽉 차니 그림도, 글씨도 시원시원하고, 오히려 집중해서 바라볼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3. <문제가 생겼어요>
처음엔 노랑 표지에 둥그스름한 삼각형이 있어 뭔가 했습니다. 그런데 읽어보니 주인공 꼬마가 다림질을 하다 엄마가 아끼는 식탁보를 누리는(살짝 태우는) 바람에 야단 맞을까 걱정하는 이야기였어요. 꼬마가 '아무리 힘이 센 사람이라도 이런 얼룩에는 맞설 수 없어요'라고 생각하면 다리미 자국에선 힘 센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다고 생각하면 쥐의 모습이, 땅 속에 숨고 싶다면 삽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내 잘못이라는 게 너무나 명백해요'하니까 다리미 자국에서 반짝이는 전구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아이는 이런 저런 걱정과 변명거리와 방법을 궁리하다 결국 솔직하게 말하기로 합니다. 그랬더니 엄마는 아주 멋진 해결책을 내 놓으셨는데요, 그것을 밝혀 버리면 책을 읽을 때 재미가 없을까마 마지막 장면 직전까지만 보여드릴께요. 아무튼, 잘못을 저지르고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과 그것을 현명하게 마무리 짓는 엄마의 사랑이 한껏 돋보이는 책입니다. 물론, 상상력두요. 
 
 

4. 그밖에도...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은 <문제가 생겼어요>나 <학교 가는 길>과 같이 간결하고 재치있는 스타일이 있는가 하면, <마음의 집>이나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생각>처럼 신비하고 조금은 음습한 느낌을 가진 스타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풍으로 그린 책들에는 심오한 철학적 사고와 마음에 대한 통찰력이 담겨 있어 밝고 명랑한 그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조카가 좀 더 자라면 한 번 읽어보게 해주고 싶네요. *** <마음의 집>에서 흐미엘레스카는 일러트스만 담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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