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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절박하게 묻고 신하가 목숨 걸고 답하다
김준태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3월
평점 :
*이 글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참으로 국가의 위기가 아닌가 한다. 12.3 내란과 대통령의 탄핵, 흔들리는 민주주의와 갈라진 대한민국의 모습은 가히 87년 이후 가장 심각한 국가적 위기라는 생각이 든다. 격동하는 역사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동시에 이 혼란과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이러한 상황을 해체나갈 답을 묻는다면 과연 무엇부터 물어야 할까? 민주주의를 복원할 방법은? 무너진 국민 경제를 되살릴 방법은? 서로 다른 생각으로 갈라진 대한민국 사회를 통합할 방법은? 트럼프 시대 미국과의 외교와 협상을 성공적으로 할 방법은? 경악스런 청년실업문제와 국민연금 문제를 해결할 바람직한 방법은? 오늘날 우리 사회를 향한 수많은 질문들이 떠오른다.
이러한 고민은 조선시대 왕들도 마찬가지였다. 백성들의 삶을 돌보고, 국가 경제를 회복시키며,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고, 국내외적인 정치 문제를 조선의 왕들도 해결하고 싶었고, 그러한 고민을 신하들에게 과거를 통해 질문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임금의 절박한 물음에 신하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성심성의껏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이 책은 과거에 나타난 질문을 통해 당대에 왕들이 마주한 심각한 국가의 문제와 왕의 고민을 담고 있다. 또한 그러한 왕의 물음에 대해 변계량, 신숙주, 조희일, 정약용 등 당대의 지식인들이 올린 문제 해결방법을 담고 있다.
최근 조선에 대해 망할만 했던 나라, 동포를 노예로 삼는 야만적인 국가, 성리학과 사대에 치우쳐진 굴종적 국가라는 인식이 조금씩 퍼지고 있다. 그러나 당대의 왕들, 그리고 지식인들은 단순히 유교경전만을 뒤적거리며 탁상공론을 일삼고 부정부패를 하며 백성들의 삶을 돌보지 않은 것이 아니다.
조선의 위정자들은 왕이고 신하고 사회의 문제를 고민했다. 그러한 사회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였다. 천하를 함께 다스려간다는 군신공치의 이념과 그 실상이 이 책에는 고스란히 담겨있다.
혼란한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조선의 왕들과 신하들처럼 절박하게 묻고 목숨걸고 답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필요하다. 부디 우리 사회에서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과 오피니언 리더들이 이러한 역사적 인물들의 자세를 본받아 이 위기를 극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