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서울 사찰 여행 - 조선 불교 이야기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5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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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최근 한 특강에서 교수님이 역사교사들에게 한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교사가 역사에 대해 설명할때 역사 내러티브를 재구성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교사 생활을 몇 년하다보니 수업이 익숙해지고 설명대상과 설명방식, 설명하면서 드는 예시 등도 어느덧 비슷해져 버렸다. 수업의 틀이라는 것이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너무 틀에 박힌 설명을 하는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익숙한 내러티브 중 하나가 '불교 국가 고려 vs성리학 국가 조선'이다. 조선이 건국초부터 억불숭유 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조선은 불교와 연결하여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조선이 불교를 멀리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조선의 수도 서울과 절도 쉽게 연상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지방에 사는 나같은 경우 서울을 방문할 기회가 제한적이라 서울에 절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 책의 주제와 시도가 기발하다. 억불숭유를 국가 이데올로기로 삼은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서 불교의 흔적을 찾는다는 것. 조선에서 불교는 늘 배척받고, 억압당하고, 별다른 발전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이 책은 과감히 깨버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울에 이렇게 많은 절이 있는지, 이렇게 많은 불교 문화재가 있는지, 그리고 조선시대 불교가 이렇게 유지 및 발전을 해 왔는지 놀랐다. 성리학이 조선의 공식적, 국가적, 상류층의 사상이었다면 불교는 성리학이 설명해주지 못하는 사후 세계관을 제시해주고, 민중의 구복과 삶의 문제에 대한 해결을 제시해 주었다.


이제는 답사기 전문가가 되버린 저자가 직접 나름의 역사와 귀중한 문화재가 있는 절을 방문하고 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나 이 책이 좋은 점은 불교의 세계관에 대해 쉽게 설명을 해주고 그러한 세계관과 종교관이 반영된 실재의 유물을 제시하고 있는 점이다. 해당 종교를 빋는 사람이 아니면 사실 종교를 학문으로 이해하고 공부하기는 힘들다. 불교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불교의 경우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에다가 인도의 민간신앙적 요소, 동아시아의 기복신앙까지 가미가 되어 세계관의 이해가 힘들다. 하지만 이 책은 불교문화재와 불교적 주제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까지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당장 서울 사찰 답사를 나서고 싶은 생각에 들썩이게 된다. 나중에 시간과 여유가 허락된다면 저자의 설명을 따라 서울 사찰 이곳저곳을 관람하고 조선의 불교 문화를 느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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