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1. 금서의 역사 (베르너 풀트 / 시공사)

 

덜고 뺄 것 없는 제목이라 기대가 쉬워 좋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금서들은 당대 시대정신의 최전선에 있었던

 

것들로 지금은 고전의 반열에 올라 있다. 애정을 갖고 있는 명서의 뒷이야기를 알아 보는 작은 재미에, 검열의

 

칼날은 어디쯤에, 또 어떻게 내려지는지 그 전략을 살펴보는 의의까지 있으리라 기대한다. 같은 기획의도로

 

한국의 금서들만을 다루는 책이 나와주어도 좋으련만.

 

 

 

 

 

 

 

 

 

 

 

 

 

 

 

 

 

 

 

2. 청춘을 위한 철학 에세이 (오가와 히토시 / 아름다운사람들)

 

'거리의 철학자' 오가와 히토시의 신작. 특히 반가운 이유는, 가상의 수업 형태를 통해 철학과 사상을 쉽게 풀어주었던

 

전작 <철학의 교실>의 구성과 동일한 후속작이라는 점. 저자는 전작에서 각자의 고민을 가진 캐릭터를 창조해서 한

 

교실에 모아놓고, 그 고민에 가장 좋은 답을 줄 수 있는 철학자를 등장시켜 강의를 하도록 구성하였다. 이를테면 선

 

생님께 혼이 나고 성질이 나 있는 고등학생의 앞에 미셸 푸코가 등장하여 권력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는 식이다.

 

전작에서는 '행복', '죽음', '인생의 의미'와 같이 인간이 보편적으로 가질 수 있는 철학적 논제들을 위주로 하여 목

 

차가 짜여졌었는데, 이번에는 서양 철학사에 혁혁한 족적을 남긴 이들을 생년 순으로 따라가는 순으로 구성한 모양

 

이다. 서양철학사의 전개나 철학자 간의 선후 관계 정도 만이라도 윤곽을 잡고자 하는 철학 초입자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전작에서는 가상의 캐릭터들이 지나치게 단선화되어 그 활용의 폭이 좁았다든지, 여러 명의 철학자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캐릭터성이 선연하지 않다든지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었던 아쉬움이 이번에는 잘 해결

 

되었는지 접해보고 싶다.

 

 

 

 

 

 

 

 

 

 

 

 

 

 

 

 

 

 

 

3. 한국인의 탄생 (최정운 / 미지북스)

 

'한국인'이라는 집단 정체성은 존재하는 것일까. 태초로부터 존재하여 변형되어 온 것일까, 철저한 가상의 것일까,

 

혹은 가상으로 출발하였으나 그 영향력에 의해 실체를 갖게 된 것일까. -대단히 자의적일지언정- 느끼고는 있으나

 

규정하기는 어려운 난제에, '오월의 사회과학'을 통해 여러 도구로 현실을 재구하고 분석하는 데 총기를 보였던 저

 

자가 과감하게 도전을 하였다. 이번에는 주로 근대소설을 통해 '한국인'에 영향을 주고 또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요

 

소들을 살핀다 한다. 그 분석이 전작에서처럼 날카로운 것일지, 또, 혹여 분석이 날카롭다 할지라도 근대소설이 EB

 

S 고교 문제집에서나 소비되는 지금에도 그 분석이 유효한 것일지, 여러 호기심이 동한다.

 

 

 

 

 

 

 

 

 

 

 

 

 

 

 

 

 

 

 

4. 일베의 사상 (박가분 / 오월의 봄)

 

 한 사회를 이해하는 기준으로는 내부의 깊이 만큼이나 외연의 넓이도 중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의 최극단에 위치하는

 

현상들 중 가장 논쟁적일, 일베. 이제야 나왔나, 하는 안타까움 반, 이제라도 나왔나, 하는 안도가 반이다. 정치하며 또한

 

확장 가능한 분석이 있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 길지 않은 분량이 마음에 걸리지만, 목차를 보니 최소한 일베의 연원과

 

흥성의 역사가 순차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출판사의 책소개에 따르면 발생의 원인

 

과 그 사회적 의의, 그리고 그에 대한 대책까지 정리되었다 하니 그 소개에 값하는 알찬 내용이 있길 기대한다.

 

 

 

 

 

 

 

 

 

 

 

 

 

 

 

 

 

 

 

5. 빨치산 대장 홍범도 평전 (김삼웅, 현암사)

 

한 사람의 일생을 다룬 평전만으로도 이토록 촘촘하게 깔아두면 한 역사를 거뜬히 재구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평전의 달인' 김삼웅의 신작. 배척의 대상이거나 숭앙의 대상이거나, 어느 쪽이든 홍범도는 남한

 

사회에서 죽은 아이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그가 평생 추구하고자 하였던 이상에 공감하는 경지에까지

 

이르지 못하더라도, 다만 같은 땅에 먼저 태어났던 홍 가의 한 인물에 매력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이

 

미 스스로 그 가치를 증명하는 것일 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고종석의 낭만 미래 (고종석, 곰)

 

새 시리즈인 '지식과 책임' 총서의 1차 도서. 출판사 소개에 따르면, 해당 시리즈는 '지식인에게 당대의 첨예한 의제에 대해 분명한 태도와 입장을 묻는' 기획의도를 갖는다 한다. 부정을 감추기 위해, 혹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행동과는 정반대의 말을 내세우는 것이 일상화되어 버린 세태에 적확한 기획 의도였으며 또한 흥미로운 필자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고종석의 '자유주의'적 시각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논쟁적인 주제들을 다수 다루고 있다 하니, 우리 사회을 배우고자 하는 이에게나 고종석을 배우고자 하는 이에게나 유용한 교재가 될 듯 하다.

 

 

 

 

 

 

 

 

 

 

 

 

 

 

 

2. 우상의 추락 (미셸 옹프레, 글항아리)

 

지난 세기의 천재들 가운데 아직도 일반 대중에게 강력한 패러다임으로 존재하는 이들이 있다. 프로이트는 아마도 그 선봉에 서 있을 것이다. 심리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도 그가 정립하였던 몇 가지의 핵심적인 주장의 대강은 알고 있으며, 또 자신이나 주변의 삶에서 목격한 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혹은 정체를 밝혀낼 방법론조차 명확하게 정립되지 못한 '정신'에 대해, 근대의 태동기에 태어난 단 한 명의 이론이 지속적으로 군림하여도 괜찮은 것일까? 의문을 제기하는 구체적 방법에는 그의 이론 자체를 논증하거나 혹은 사고의 근원인 그의 경험세계를 검증해 보는 두 가지가 있을 수 있겠다. 책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평전'이라는 형식을 통해 후자의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인다. 경험과 이론 사이에 걸쳐진 다리, 그 다리를 잘 재구해 냈다면 단지 프로이트 개인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인문학적 사고의 방법론에 대한 성찰까지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3. 공범들의 도시 (표창원/지승호, 김영사) 

 

출판사의 책 소개에는 '보수주의자이며 범죄 심리 전문가인 표창원과 진보적이고 대중적인 성향의 지식인 지승호의 대화'라고 되어 있다. 제 3의 길을 모색하는 건설적 토론이 담겨 있을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표창원의 전문 분야로 구성되어 있는 목차를 보면 인터뷰어 지승호가 꾸준히 행해 온 인터뷰 북의 신작인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18대 대선에서는 이른바 '진영'을 월경하는 이들이 이전에 비해 더 많이 눈에 띄었는데, 선거가 끝나고 열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선거 전 만큼의 열기로 발언을 하고 있는 이는 표창원이 거의 유일한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보수주의자이나 보수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 우리는 당연한 현재로 살고 있으나 언젠가의 미래에는 반드시 괴상한 과거였다고 평가하게 될, 현실을 기록해 두는 데 있어 그와의 인터뷰만큼 상징적인 것이 있을까. 에두르는 수사보다는 철침같은 직언이 더 많길 기대한다.

 

 

 

 

 

 

 

 

 

 

 

 

 

 

 

 

 

 

4. 국정원을 말한다 (신경민, 비타베아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은 수사의 과정까지가 하나의 사건이 되었다. 아직 완전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든 판결이 난다 할지라도 그것은 법률적인 종결일 뿐 정치적이나 도의적 맥락은 아주 긴 시간동안 한국 사회를 맴돌 것이다. 같은 근거를 놓고도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목소리들 사이에서 주관을 갖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역시 '사실'을 확인하는 길일 것이다. 책의 필자가 현역 민주당 의원이고, 그 중에서도 비교적 개혁적 색채를 갖고 있는 신경민 의원이니 완전하게 가치 중립적인 자료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목차를 보면 일어난 주요 사건들을 시간 순으로 배치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 같다.  작게는 정보 기관의 올바른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보는 재료에서부터 크게는 이처럼 큰 사건을 통해 드러나게 된 한국 사회의 갈등과 폐해에 대해 성찰해 보는 단초로 삼을 수 있겠다.

 

 

 

 

 

 

 

 

 

 

 

 

 

 

 

 

5. 사진예술의 풍경들 (진동선, 문예중앙)

 

스마트폰의 광범위한 보급 이후로 제한해 보면, 가장 선호하는 예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답이 갈릴 수 있어도 가장 가까운 예술이나 손쉬운 예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사진이라는 답이 압도적인 수를 차지할 것이다. '예술'이 맞는지 '얘술'이 맞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할 꼬마 아이들도 머리를 새로 자르거나 길에서 연예인을 만나면 사진 작가가 된다. 사진이 반드시 예술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사진이 본디 예술이었고 언제든 예술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사진의 예술로서의 정체성을 공부하려는 데에, 유명 작가들의 사진의 분석을 통해 연원, 구성, 효과 등의 다종한 카테고리를 설명하는 이 책, 기댈만한 길잡이가 되어주리라 예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백인천 프로젝트 (정재승 외, 사이언스북스)

 

 

정재승의 글을 읽다보면, 직업으로 그 사람을 가늠하는 간편한 기준이 때로 얼마나 혹독한 오류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어떤 인문학자나 예술가에도 뒤지지 않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지닌 뇌 과학자 정재승의 신작.

 

저자는 이 작업에 되도록 많은 사람이 참여하길 원했고 또 그에 상당하는 홍보를 진행했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내용과 구성 방식은 준비 단계에서부터 이미 많이 알려져 왔다. 손꼽을 수 있는 '국민 스포츠' 중 하나라고 부를 수 있는 야구, 그 중에서도 4할 타자, 그 중에서도 백인천이라는 매력적인 소재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있었고, '집단지성'이라는 것이 과연 어느 선까지 성취를 이루고 또 현실적인 영향력을 가질 것인가에 흥미를 갖는 사람도 있었다.

 

목차의 구성과 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 책은 인문학적 호기심의 충족과 과학적 방법론의 성립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고자 했던 것 같다. 소재에 대한 회고, 작업의 경과, 그리고 논리적 분석의 결과까지. 한편으로 생각하면 화학적으로 엮기 어려운 요소들의 배치가 과연 좋은 선택이었을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어쨌든 뭐 하나라도 어필하는 지점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혹여 다소간의 흠이 있다 하더라도, 이런 작업을 실제로 실행하였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새 방법론의 한 사례로 삼을 수 있게 한 지점에서는, 개인적으로는 몇 장 쯤의 면죄부를 받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2. 일본 기담 (박지선/이노우에 히로미, 청아출판사)

 

 

기존에 있었던 일본의 기담을, 다섯 개의 카테고리를 설정해 새로이 분류하고 재창작한 내용이라 한다. 소설 카테고리에 들어가지 않고 인문학 카테고리에 들어와 있는 이유도 궁금하고, 일본의 기담을 다루는데 왜 한국의 엮은이가 들어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출판사의 소개글에 따르면 '일본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역사적 배경을 우리가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국 작가와 일본 작가가 공동으로 서술한 것이 특징'이라고 하는데, 단순히 현대의 입말에 맞추어 풀어쓴 것 만이 아니라 배경지식이나 모티브의 분석 등도 들어가 있는 것일까? 두 명의 엮은이의 저서들을 보니 각별히 이 쪽에 관심을 갖고 집필 활동을 해 온 것도 아닌 것 같아 불안하기는 하지만, 한국의 그것에 비해 좀 더 기괴하고 잔혹한 면이 있는 일본의 기담으로 남은 더위를 씻고자 한다.

 

 

 

 

 

 

 

 

 

 

 

 

 

 

 

 

 

 

 

 

 

3. 폰트의 비밀 (고바야시 아키라, 예경)

 

 

'폰트'라는 명칭은 계량화되고 객관화된 인상을 주지만, 기실 어떨 때는 메시지 자체보다도 더 상징성을 갖는 요소이다. 일상 생활에서조차 손글씨보다는 기계의 활자에 압도적으로 많이 노출되는 요즘에도, '서체'는 그 사람의 교양이나 성품 등을 가늠하는 하나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캘러그래피와 타이포그래피를 전공하였으며 현재도 서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는 저자의 이력과, 한 페이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도록 여러 폰트의 사례를 컬러로 인용해 놓은 이 책의 구성은 폰트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된 독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듯 하다.

 

'브랜드의 로고는 왜 고급스러워 보일까?'라는 부제나, 목차에서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명품' 사례의 인용에서는 상업적인 분야로 소재가 다소 치우쳐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그러나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 소개나 몇 장 가량 제시되어 있는 본문을 살펴보면 흥미를 끌만한 몇 가지의 소재를 소개하는 차원이 아니라 해당 폰트가 어떻게 기획 의도를 살릴 수 있었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같아 흥미가 동한다.

 

 

 

 

 

 

 

 

 

 

 

 

 

 

 

 

 

 

 

 

 

4.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진중권, 개마고원)

 

 

특히 트위터를 활발히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대중과의 접촉 빈도가 급격하게 늘어난 탓에 메시지의 내용보다는 '만사에 참견하는 듯한' 이미지가 더욱 강조되는 경향이 있으나, 진중권은 여전히 메시지와 채널을 가장 전략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논객 중 한 명이다. 그러한 진중권의 '캐릭터'의 이력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초기의 기점,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가 합본되고 수정되어 재출간되었다.

 

진중권 개인에 대한 엄밀한 평가를 차치하고라도, 그 나이대의 학자, 논객이 십수년 전 펼쳐냈던 책들 중 지금에도 다시 시의성과 상업성을 겸장할 수 있는 저서가 몇이나 될지만을 따져 보아도, 이 책의 가치는 다시 말할 이유가 없겠다. 

 

지난 정권에서 등장하여 출판계에 큰 수혜를 내려 주었던 '국방부 지정 금서'가 이번에 다시 '국정원 지정 금서'나 '청와대 지정 금서'로 부활한다면, 아마도 제 1순위에 올라갈 것이 유력한 이 책이라, 일개 독서인이 이 자리를 빌어 굳이 다시 평가나 홍보를 하지 않아도 또 한 번의 성공은 보장되어 있을 것 같다. 진중권 선생의 또 한 번의 성공을 기꺼운 마음으로 축하할 수 없는 비극적 상황이 아쉬울 따름이다.

 

 

 

 

 

 

 

 

 

 

 

 

 

 

 

 

 

 

 

 

5. 세상을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 (김현철, 마호)

 

 

전작인 <울랄라 심리카페>도 그렇고, 김현철 선생은 독창적이기보다는 친숙한 제목 쪽을 선택하는 것 같다. 일장일단이 있겠지마는, 내용에 공감하고 제목에 아쉬워하는 입장으로서는 좀 더 욕심 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308가지의 이야기, 8개의 카테고리라는 소개를 보면, 이 책은 기획의도에 있어 '연애', '강박', '불안'과 같은 하나의 주제를 잡고 한 권 내내 비교적 학문적으로 접근하였던 세 권의 초기 저작보다는 임상이나 라디오에서 행했던 짧은 상담을 바탕으로 편안한 설명을 펼쳤던 전작 <울랄라 심리카페>의 연장선 상에 있는 듯 하다.

 

전작의 55개의 각 편들은 대체로 '사연소개 - 증상진단 - 원인분석 - 대책제시'의 틀을 갖고 있었는데, 출판사에서 제공한 몇 장의 본문을 살펴보니, 각각의 항목들이 분리되어 한 쪽에서 두 쪽 가량의 운문형 산문, 혹은 에세이형 산문으로 정리되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좋게 보자면, 이런 기획성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만큼 김현철 선생의 경험이 풍부히 축적되어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며, 해당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줄줄이 늘어진 논리적 설명문보다 훨씬 더 마음을 빼앗기는 형태의 구성이라고도 평가할 수 있다.

 

나쁘게 보자면, 아주 솔직하게 말해 '좋은 생각'류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있는 글을 다시 구입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고, 또 서간체, 대화체 등으로 표현된 문체에 낯이 좀 부끄러운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짧고 간결하게, 그리고 서정적으로 정리된 만큼 300여 편 가운데 직관적으로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글도 꽤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엄청난 명저라도 결국 마음에 남는 것은 한 줄 아니겠는가.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 줄쯤 얻어가는 것이 있는 독서가 되리라 예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 ( 박수밀 / 돌베개 )

 

같은 내용이라도, 학교에서 배웠던 것이라면 어쩐지 좀 더 재미없는 내용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의 경우 그렇게 해서 놓쳤다가 많은 시간이 지난 뒤 나중에 다시 찾아내고서는 무척이나 안타까워했던 것 중 하나가 연암의 글이다. 연암의 글은, '고전'이라는 사슬으로 묶어 암기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기에는 지나치게 재미있다. 발랄한 표현도 그렇거니와 그 안의 상상력에 이르면 현대의 작가들이라 하더라도 미치지 못할 경지를 종종 만나게 된다. 그의 매체였던 한문학이 무엇보다도 '전범', 그러니까 옛 글의 형식과 내용을 충실히 익혀 표현하는 것을 지상의 기준으로 삼았던 것을 고려해 보면 감탄의 한숨은 더욱 깊다. '문학사적 가치'는 차치하고라도, 그의 글이 가져다주는 '상업적 / 대중적' 쾌락을 놓치는 독서는 무척이나 안타까운 것이다.  

 

그런 연암의 글 중 더욱 재미있고 의미있는 것들을 선별하여 충실히 번역한 책은 기왕에도 수 종이 나와있다. 와중 이 책에 주목하는 이유는, 연암이 그런 글을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 어떤 방법과 구성으로 그런 효과를 간취해 냈는지에 대해 보다 구조적으로 살폈을 것이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미 박사 논문을 비롯한 수 편의 논문을 통해 연암에 깊이 침잠해 온 바 있다. 재미는 예측할 수 없으나, 내실에 있어서는 적어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2. 강신주의 다상담 ( 강신주 / 동녘 )

 

'거리의 철학자' 철학박사 강신주의 신작. MBC 라디오에서 6개월간 진행되었던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에서 저자가 진행하였던 동명의 코너에서 이름을 따왔다. 저자는 이때의 인연으로 라디오 프로그램이 종영된 뒤에도 대학로의 '벙커'에서 역시 동명의 강좌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내용을 팟캐스트에도 올리고 있다. 얼마 전에는 M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에 패널들에게 들려주는 강연의 형식으로 출연한 바도 있으니 그의 외모나 강의 스타일이 궁금하신 분은 다시보기로 접해 보셔도 좋겠다.

 

'전공'인 장자에 관한 책이나 제자백가가 활약하던 시기의 책을 쓰기도 하지만, 그에게 대중적인 인기를 가져다 준 것은 역시 '다상담'이라는 브랜드 네임으로 대표되는, '거의 모든 것에 관한 상담'이다. 그의 상담을 듣다 보면, 그래, 철학이란 것이 이렇게 쓰이기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철학이라는 것은, 철학과의 대학원생이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서나 혹은 철학자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장삼이사들이 살면서 겪는 복잡다단한 문제들에 대해 좀 더 효율적으로 답하기 위해 고안된 도구가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읽기조차 어려운 철학자의 이름이나 보자마자 겁나는 '-주의', '-주의'같은 이념을 들어, 그 새끼와 헤어져야 할지 말지, 그 상사를 무시하는 게 나을지 불러다 한 번 패는 것이 좋을지를 설명해 주는 강신주야말로, 본질적인 의미에서 가장 철학자답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그의 일면을 목도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지는 이 책, 기대된다. 방송이나 강좌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하면서 읽는 것도 과외의 재미일 것이다.

 

 

 

 

 

 

3. 정치의 즐거움 ( 박원순/오연호 , 오마이북스 )

 

순수하게 봐줄 수도 있는 것이다. 수도 서울의 시장을 찾아가 지난 1년 반 간의 행정경험을 물은 결과물은 작게는 서울 시민부터 크게는 한국의 시민에게까지 유용한 정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이 이미 연임에의 의지를 천명하였다는 점과 그간의 오연호의 행적을 보자면, 삐딱하게 볼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오연호의 킹 메이킹 프로젝트, 다음 타자는 박원순이었던 것인가, 하고.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책의 제목도 한편으로는 몹시 해맑은 소녀의 눈망울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무섭게 불타는 야심가의 안광 같기도 하다.

 

어느 쪽이 되었든, 안철수 씨가 삼백 분의 일로서 현실 정치에 발을 담그게 된 뒤로부터 '탈정치성'에 있어서는 차세대 리더군 가운데에서 부동의 1위에 머물고 있는 박원순 시장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깊이 알게 되는 것은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지지자에게든, 반대자에게든. 

 

 

 

 

 

 

4.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 유홍준 / 창비 )

 

이것은 마치 인문학계의 설국열차. 한 번 타면 내릴 수 없다. '국내편' 1권이 93년에 출간되었으니 철마는 20년째 달리는 중이다. 책의 판형이나 표지의 디자인이 바뀌기라도 한다면, 에이, 모으는 맛이 없어졌어, 하고 신 포도를 등지는 여우처럼 합리화라도 해 보련마는, '유쌤'의 책들, 특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모으면 모을수록 빛나는 시리즈물의 마성을 숨기지 않는다. 가지런히 꽂혀있는 것들 중 문득 아무 권이나 빼내어 넘겨보아도 재미 또한 20년 동안 변함이 없으니, 아아, 답사지로 향하는 티켓은 진실로 오로지 편도 뿐이다. 이왕 그렇게 되었다면 부디 오래오래 달려 주소서.  

 

 

 

 

 

5. 인문학 명강 동양고전 ( 신정근 외 / 21세기북스 )

 

위에서는 제목 소개를 한 줄로 끝내기 위해 저자의 이름을 신정근 교수 한 명만 소개하였는데, 이제는 본문으로 들어왔으니 마음 편하게 모든 저자의 이름을 호명해 보도록 한다.

 

강신주, 고미숙, 김언종, 김영수, 박석무, 박웅현, 성백효, 신정근, 심경호, 이광호, 이기동, 정병설, 정재서, 주경철, 한형조

 

이 정도면, '드림콘서트' 급을 넘어서, 퀸시 존스의 '힐더월드' 프로젝트 급에 필적한다고 보는 것이 좋겠다. 지금, 여기, 에서 동양고전을 가장 잘 알고 있거나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대가들로 꽉 채워졌다. 기왕에 동양 고전에 관심을 갖고 있어 해당 저자들의 저서를 따로이 갖고 있는 분이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동양 고전을 접하는 청소년에게나 아니면 그간 피상적으로 알아왔던 것을 한차례 일람하고자 하는 성인에게 있어 이보다 더 권위 있고 검증된 라인업은 없을 것이다. 본래 시민 강좌였던 것을 엮어 책으로 낸 것이라 하니 읽기에도 수월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제는 '당신도 꼼수PD가 될 수 있다'. 목사아들돼지, 돼지아들목사, 최근에는 목사돼지아들로도 불리우는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의 10월 말 최신작.



한 줄 평부터 하고 들어가자. 이 책은 '나는 꼼수다' 팬북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특별한 주장을 담고 있는 책이 아니라서, 고등학교 참고서 형식으로 목차를 소개하고 각 소챕터 별 주요한 내용을 정리하기만 해도 이 글을 읽는 분께서는 구매해야 할지 아닐지를 쉽게 판별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총 5장과 부록으로 이루어져 있다. 장을 따라 순서대로 요약해 본다.



1장. 정치방송의 새 지평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제작 뒷담화 


주요내용 : 나꼼수와 관련된 잡다한 사실


- 나꼼수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그리고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한 가벼운 접근.

- 나꼼수의 각 회별 요약.

- 트위터에 올라온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

- 멤버 인기투표, 가장 재미있는 에피소드 투표.



2장. '나는 꼼수다' 흥행 ! 5가지 배경


주요내용 : 나꼼수가 성공할 수 있었던 기술적 배경과 사회적 환경, 즉 외적 요인.


- 팟캐스트 소개.

- SNS 소개.

- 무선인터넷 환경 소개.

- 정치의 실상을 알려주는 나꼼수의 역할.

- '꼼수'를 내보내지 않는 수구적인 언론 환경.



3장. '나는 꼼수다' 힘! 5가지 비결


주요내용 : 나꼼수 성공의 내적 요인.


- 김어준, 정봉주, 주진우의 캐릭터 분할.

- 관건은 '주장'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즉, '소설쓰는 능력'.

- 재미.

- 아무도 안 하는 정권비판.

- 편집.



4장. '꼼수 PD' 김용민이 방송쟁이 되기까지


주요내용 : 라디오 키드였던 김용민이 <극동방송> 사원, <CTS> PD, 시사평론가를 거쳐 나꼼수 PD가 되기까지의 인생 역정.


- 손에는 신문, 귀에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이어폰을 끼고 다니던 '시사 소년'.

- 조용기 목사를 비판하다가 2000년 <극동방송>에서 해고.

- 노조를 구성해 감경철 사장의 비리에 항거하다가 2002년 <CTS>에서 해고.

- '이 대통령' 발언 사건으로 2008년 <CBS>에서 해고.

- 2011년 '나는 꼼수다' 제작 및 제작 노하우 소개.



5장. '나는 꼼수다' 스타일! 닮는 법


주요내용 : 정치에 관심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 혹은 시사평론가가 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일종의 지침서.


- 주간지, 월간지를 꾸준히 읽어라.

- 의문을 가져라.

- 사건에서 인간의 욕망체계를 발견하라.

- 남이 한 번도 하지 않은 내 주장을 가져라.

- 쫄지 말라.



부록. 언론에 비친 '나는 꼼수다'


주요내용 : 나꼼수 관련 인터뷰, 평론, 기고문 모음.




독후감 쓰자. 단점부터 주루룩 나간다.
 

하나. 수많은 철자법 오류와 편집 오류. 특히 몇십 페이지에 걸쳐 왼쪽 괄호인 ( 가 생략되어 있는 것은 치명적이다. 예를 들면   

'최대호(연세대학교 대학원생)는' 이  

'최대호연세대학교 대학원생)는'  

으로 표기된 식이다. 인물이나 단체의 이름이 많이 나오는 책인만큼 그 횟수를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이건 '주국을 조국으로 다시 고쳤습니다' 정도의 애교로는 넘어갈 수 없는 수준이다.


둘. 역시 편집의 문제. 목차에 나와있는 페이지 수와 실제 내용의 페이지 수가 일치하지 않는 곳이 있다. 사소한 꼬투리 잡기일까? 위의 오류와 합쳐서 생각해 보면, 성의의 문제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다. 만약 내용 중에 10.26 서울 시장 선거나 10.28 FTA 인준과 같이 시급을 다투는 이슈가 있어 반드시 그 전에 출간해야 하느라고 서두르다가 그렇게 되었다면야 그러려니 하겠지만, 위의 목차 소개에서도 보았듯이 이 책은 나꼼수가 유행하는 한 언제 나오더라도 별 상관없는 책이었다. 혹시 '닥정'과 '조말'의 흥행에 편승하려는 것이었을까?  


셋. 멤버의 사진이나 특별부록인 '나꼼수 로고송 악보' 등을 제하고 나면 내용은 200쪽 남짓. 판형이 A4 사이즈가 아니라 조금 큰 문고본 사이즈인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아마 150장에 못 미칠 것이다. 그럼에도 가격은 11,500원.


넷. 나꼼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김용민의 개인사. 물론 사회에 나온 뒤 그의 개인사는 한 언론인이 종교, 자본, 권력으로부터 어떻게 탄압받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굳이 이 책의 한 장을 통째로 차지할 필요가 있었을까?


다섯. 분량 배분의 문제. 팟캐스트 소개나 SNS 소개, 나꼼수 캐릭터 배분, 혹은 시사평론가가 되기 위한 지침처럼, 제목만으로도 그 분석이 기대되는 소챕터들은, 실제로는 많아야 두 장, 심하게는 한 장 분량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 자세히 말해보자. 전체 5장 220여 쪽 가운데, 나꼼수 성공의 외적 요인을 다섯 가지로 분석한 2장의 분량은 18쪽, 내적 요인을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 3장의 분량도 18쪽, 시사를 읽는 법에 대한 지침 5계명인 5장은 11쪽에 불과하다.

한편,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은 부록에 실려 있는, 나꼼수와 관련한 여러 사람들의 평론, 기고문, 인터뷰 등을 합쳐 놓은 '언론에 비친 '나는 꼼수다''(p178 - p 209, 총 32쪽)이다. 공동 2위 중 첫번째는 ('제일 잘 생긴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등의 질문이 섞여 있는) 트위터러들의 질문을 소개하고 구어체로 답글을 쓴 '트위터러가 보는 '나는 꼼수다''(p33 - p64. 총 32쪽)이고, 두번째는 나꼼수와 직접 관련 있는 부분을 빼고도 31쪽에 달하는 김용민의 개인사(p117 - p147)이다.



이외로 굳이 소챕터로 분류할 이유가 있었는지 의문이 가는 곳이 몇 군데나 있고, 소챕터의 제목과는 큰 관련이 없는 내용이 기술되고 있는 등의 단점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위와 같은 모든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맨 처음 한 줄 평에 소개했듯이, 이 책은 '나꼼수의 팬북'이다. 편집이 됐든 말았든, 분석이 얕든 아니든, 책으로 읽을만한 내용이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정봉주 전 의원과 주진우 기자가 싸우는 것은 컨셉인지 진짜인지, 김어준 총수는 헤어관리를 며칠에 한 번씩 하는지가 얼마나 궁금했었는데. 적어도 나는 '용민이 형, 돈 쉽게 버네'하고 생각하면서도 즐겁게 읽었다. 저자 서문과 책의 뒷표지에서 밝히고 있듯 '이 책의 판매수익금은 '나는 꼼수다' 제작에 지원된'다고도 하니, 어떤 예능프로보다도 재미있는 '상품'을 무료로 즐기고 있어 미안하던 차에 녹음실 대여와 편집 비용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게 되어 기쁘기도 하다.



총평. 판형이 작고, 어려운 분석도 없고, 여성지 수준의 흥미성 글도 많고 하니, 나꼼수 콘서트 현장에서 팜플릿이나 팬북 차원으로 팔았더라면 누구도 큰 불만 갖지 않았을 것 같다.


'닥정'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어 더 공부하기 위해 무엇을 읽을까 고민하는 분, 제 2의 나꼼수를 꿈꾸며 김용민의 제작 시크릿 노하우를 전수 받으려는 언더그라운드의 1인 프로듀서들, 나꼼수에서 차마 말하지 못했던 정계의 뒷이야기가 실려 있을까 궁금한 반 가카 세력, 혹은 친 가카 세력이라면 사지 말자.


예비군 훈련을 받으며 마음 속으로 '오직 한 분 가카를 위해'를 흥얼거렸던 소년이나 옷깃을 여미게 하는 가을바람에 '잠깐 바람쐬자 해 줘요'를 읊조리는 소녀라면 나꼼수의 장수를 위해 구매할 것.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