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어린 시절부터 40년이 넘게 함께 보냈던 네 친구 태수(유해진), 석호(조진웅), 준모(이서진), 그리고 영배(윤경호). 어느 날, 석호의 집에서 부부동반으로 식사를 하기로 했고, 그렇게 절친들의 유쾌한 저녁식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석호의 아내인 예진이 한 가지 게임을 제안한다. 식사가 진행되는 동안 휴대폰을 통해 이루어지는 모든 내용을 공개하자는 것.

 

     ​약간은 떨떠름한 감정으로 (무슨 일이 있겠어 하는 마음으로) 하나둘 휴대폰을 식탁 위에 올려두기 시작했고, 곧 민망하고, 당혹스럽고, 충격적인 내용들이 알려지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 마무리가 될까.

 

 

  

2. 감상평 。。。。。。。

 

     영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다 보면 자연히 이렇게 까지 판이 벌어진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수습하려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적당히 화해를 시키기엔 터져 나오는 폭로가 지나치게 세다. 그저 뒷담화나 단순한 오해의 수준을 넘어 불륜과 커밍아웃을 넘나드니까.

 

     ​그런데 감독은 이 이야기가 파국의 정점에 이를 때 즈음, 마치 압력밥솥의 증기를 단번에 빼내듯 긴장감을 단숨에 제거해버린다. 매우 간단하지만,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물론 사람에 따라 어이가 없다고 느낄 지도 모르겠다. 이 정도 긴장이 쌓이게 되면 펑 하고 터지는 것도 나름 기대할 만했으니까.

 

     ​한편으로 적지 않은 경력의 배우들이 쉴 새 없이 주고받는 대화는 별다른 장치 없이도 자연스럽게 몰입이 되도록 만든다. 이런 게 연기력이구나 할 만한 작품.

 

 

 

     ​영화는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다고 강조한다. 마치 이 모든 문제가, 자신의 비밀을 남김없이 공개하기로 하면서 일어난 것처럼. 영화의 결말은 그렇게 공개를 하지 않았다면 모두가 평화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도 말하는 듯하다. 그런데 정말 그런 걸까? 문제는 비도덕적이고 옳지 않은 일을 행한 사람들의 행동과 결정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닌가? 그저 들키지만 않으면, 그래서 문제를 덮고 있으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되는 거라고?

 

     ​흥미로운 건 영화 속 등장인물들 중 누구도 제대로 된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잘 해야 미안하다는 정도이고(미안함과 가책은 다른 감정이다), 끝까지 감추거나 이미 일어난 일이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다. 무엇이 우리를 이 정도로 뻔뻔스럽게 만든 걸까. 들키지만 않으면 그만이고, 반성대신 해결책을 찾아나서는 게 더 현명한 행동인 것처럼 여기는 사회가 누구에게 유익할까.

 

 

     ​영화의 분위기는 가볍고 종종 과장된 표정과 동작을 통해 웃음을 일으키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작품. 어쩌면 영화의 결말은 문제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가운데 삐져나온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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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8-11-14 0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들 보시더라고요. 도그빌처럼 한정된 공간에서 대화의 힘만으로 끌고갈 수 있는 대본인가봐요

노란가방 2018-11-14 09:58   좋아요 0 | URL
네. 연극으로 꾸며도 될만한 내용이죠. 특별한 공간적 배경이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