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학자라고 새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
가와카미 가즈토 지음, 김해용 옮김 / 박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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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룡은 새의 조상님이었다.(p242)

"공룡은 1억 3000만 년 동안 지배적인 대형 육상동물의 지위를 차지했다. 포유류는 그 대부분의 기간 동안 주위에 있었지만 몸집은 작았다. 더구나 공룡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종류로 진화했다. 적당한 크기의 공룡, 아주 큰 공룡, 엄청나게 큰 공룡, 초식과 육식. 걸어 다니는 것, 뛰어다니는 것, 헤엄쳐 다니는 것, 날아다니는 것. 그리고 화석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상상하지 못한 형태도 있었다. 아이들이 공룡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 중에서>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하며 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제목은 <조류학자라고 새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입니다. 아니 공룡 얘기하더니 왠 새?? 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대 정말 새를 몰라도 너무 모르시는 거에요. 우리 치느님이 공룡의 직계후손이라는 얘기도 못들어보셨습니까? 공룡에게선 치느님 맛이 안날지 몰라도 치느님께는 공룡 맛이 난다는 뭐 그런 얘기. 공룡이 최종진화를 잘 이룩했다면 튀겨지는 것은 치느님 같은 새가 아니라 우리였을지도 몰라요. 덜덜덜... 에잇, 좀 웃겨 보려 했는데 리뷰도 우습게 쓰는 건 보통 일이 아니군요. 책이 너무 웃기고 경쾌해서 리뷰도 기발하게 써보려 했는데 괜히 폐만 끼치는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소개할게요. 약간 변태같으면서도 새에 대한 츤츤한 애정이 엿보이는 투덜이 조류학자,
조류계의 빌 브라이슨, 가와카미 가즈토 씨의 이야기입니다.

2. 새똥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p114)
: 톰 행크스가 말했죠.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고. 투덜이 조류학자도 주장합니다. 새똥도 초콜릿 상자와 같다! 시료를 분석하기 전까지는 내용물을 알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차 유리창에 묻어 종종 애를 먹이는 그 하얀 새똥은 새똥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것 실은 새오줌이었대요. 흰 것 사이에 작은 까만 점 같은게 똥이라나요? 별로 알고 싶진 않았는데 투덜투덜 어찌나 상세히 알려주시는지. 누구씨의 말처럼 정말 섬세하지 못한 남자라니까요. 누구씨는 아마도 옛여친? 그리고 가끔 고둥 같은 복족류는 (나 좀 유식해진 듯) 살아있는 상태로 배출되기도 한답니다. 새의 소화기관을 거쳐 항문을 빠져나와 꼬물꼬물 움직여 바다로 나가는 고둥이라... 읔!!

3. 아름답기만 한 자연은 없다. (p75)
: 미나미이오토로 연구를 떠난 투덜이 조류학자. 25년만에 인간에게 개방된 이 절해의 무인도에서 투덜이는 멘붕에 빠집니다. 산꼭대기에서 램프를 키는 순간 작은 파리들이 입과 코로 호흡과 함께 딸려오기 시작한 겁니다! 상상만으로도 끔직해! 그의 표현을 빌자면 "숨쉴 때마다 파리 열 마리 정도의 무게가 늘어나 배불뚝이 중년남이 되는 것" (p70) 같았대요. 사람이 살지 않는다니 무공해 청정구역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훼손되지 않는 자연이라 함은 넘쳐나고 치워지지 않은 동물들의 사체 범벅인 겁니다. 나무마다 주렁주렁 포도송이처럼 달려있는 새들의 사체! 그 무수한 먹이에 파리 천국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 호흡을 멈추고 사체 천국의 동료로 진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 숱한 방황 속에 무사히 연구를 마치고 돌아온 투덜이는 현세에서 또한번 멘붕에 빠집니다. 연구에 동행한 촬영팀의 다큐가 티비에서 띠리링. 근데 뭐죠? 이 천상의 아름다움은?
방송국 놈들아 사기치지 말라규~
 
4. 당신에게는 혹시 조류학자 친구가 있을까? (p6) 
: 여러분 그거 아셨습니까? 제임스 본드라는 이름은 실존하는 조류학자 제임스 본드에서 따온 거래요! 세상에 조류학자는 윤무부 선생님이랑 오듀본 딱 두 분만 계시는 줄 알았는데 투덜이 조류학자 가와카미 가즈토도 있고 007에게 이름을 빌려준 제임스 본드 박사님도 계셨어요. 이로써 저는 총 네  명의 조류학자를 알게 되었는데 혹 실례가 안된다면 여러분은 몇 명의 조류학자를 알고 계시는지요? 혹시 아는 조류학자가 없으시다면 이 분 가와카미 가즈토를 추천합니다. 투덜이지만 일본 안팎을 오가며 경험한 새 탐구일지가 매우 재밌거든요.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문방구 순례가 취미인 조류학자는 나름 유머도 있습니다.
어떤 둥지에서도 최강웃음으로 깃털을 날려줄 것을 확신합니다!  

5. 그냥 덧 : 여러분 햄스터가 왜 쳇바퀴를 돌리는 줄 아세요?

①살 뺄려고
②모든 힘이 다리로 뻗쳐서
③그냥 재미나니까

2014년 네덜란드에서 이를 연구한 박사님께서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햄스터는 왜 쳇바퀴를 돌릴까. 증명을 위해 야외에 쳇바퀴를 설치해  수년 동안 1만 2천개의 동영상을 찍어 분석을 했지요. 예전에는 이런 연구가 있다하면 픽 웃었을텐데요. 지금은 웃음이 나는 동시에 세상에는 별별 실험과 갖은 탐사가 다 있구나 그들의 지적 호기심에 강렬한 호감과 호기심을 느낍니다. 인류에 도움이 되든 안되든 그 연구가 대중일반에게 가치가 있든 없든 중요한 건 효용의 유무에 있지 않다는 것. 활기찬 쥐가 세계를 돌린다는 말이 참 맘에 들었습니다. 아참, 이 문제의 정답이 궁금하신 분은 페이지 122를 확인하시길!  참고로 민달팽이도 쳇바퀴를 돌리더랍니다. 푸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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