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후지사키 사오리 지음, 이소담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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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서 유의어를 찾을 때처럼, 내 머릿속은 비슷비슷한 말로 가득 채워졌다. 나는 말을 멈추지 못하고 의미가 비슷한 말만 계속 내뱉었다.

쓰키시마는 계속 비명을 질렀다. 현관 앞에서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자신을 집어삼키는 악마를 떨치려는 듯이 울부짖었다. 괴상한 광경이었다. 나는 현관에 우뚝 서서 쓰키시마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__아름다움의 기준이?...ㅎㅎ.. 제 편견을 무시 못하겠지만, 일본 정서는 다소 예민하고 섬세하고 잔인하고 오글거리는 면이 많아 보입니다. 그 점 때문에 굳이 일본소설을 읽을 때도 있지만요..^^ 넘 오랜만에 일본청소년소설을 읽으니 아~ 일본 감성은 이렇지! 새삼 생각하네요~_~. 여러모로 일본의 색이 짙은 소설... 자신을 집어삼키는 악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야..

상대가 기대하는 것을 알면서 시치미를 떼고 상처를 주고 심한 짓까지 한다.

나는 전철에서 내려 집으로 걸었다. 둘이서 셀 수 없이 함께 걸었던 길을 혼자 걸으며 결국 쓰키시마가 사랑스럽다는 결론을 내렸다.

__사랑스럽다는 표현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쓰고 싶어지는 표현인 듯해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말...

어쩌면 불안은 즐겨도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셋을 보면 그런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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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후지사키 사오리 지음, 이소담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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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키시마는 왜 이런 절망 속에 있을까. P.114

그러게요, 쓰키시마는 왜 저럴까요..., 아직 백 페이지 가량밖에 읽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쓰키시마 성격 무지 피곤쓰하네요.ㅠㅠ 첨에 나쓰코에게 교칙을 왜 지켜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장면에서는 되게 나른하고 어른스러운 등장인물인갑다~했는데 맨 첫장면에서만 그랬던 거고 뒤로 갈수록 ㅋㅋㅋㅋㅋ 나른한 성격인 건 맞는 것 같은데 어른스럽지는 않은 듯... 저도 우울하고 게으른 성격이라서 쓰키시마를 보고 있으려니 참.. 남에게 나를 억지로 끼워맞출 필요는 절대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남을 지치게 만들지는 말자! 생각하게 됩니당. 제가 나쓰코라면 진 빠져서 손절했을 거 같은데 오히려 사랑에 빠져있는 여자주인공을 보니 아구구 어떡하나 싶네요 ㅠㅠ. 마음고생을 많이 하는 듯한 묘사가 점점 더 잦아져요.

나도 같이 우울해지면 쓰키시마는 만족할까?

"내일도 내일모레도 이런 곳에서 아무 목적도 없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만 해도 소름이 끼쳐."
쓰키시마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소리야. 간 지 얼마나 됐다고."
"내 감정을 판단하는 데 1년이나 2년이 필요하진 않잖아?"

__오잉 제가 쓰기가 무섭게 나쓰코가 피로하고 짜증난다고 시인하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래 그렇지..쓰키시마...말이나 못하면...^^

"광대한 숲속에 밤하늘의 별처럼 반딧불이 날아다녀도 예쁘다고 말할 상대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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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하서명작선 71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조용남 옮김 / (주)하서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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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놈이 나간 후 잠옷과 가운을 걸치고 사냥 모자를 쓴 채 작문을 시작했어.

(...) 그 애가 글러브의 손가락이며 손바닥 여기저기에 온통 시를 적어 놨기 때문이지. 초록색 잉크로 말이야. 그걸 써 놓으면 수비할 때 타자가 나오는 걸 기다리는 동안 읽을 수 있다는 거야.

_저는 샐린저의 이런 설정이 너무 좋아요.. 시모어 서문에서 시모어 가의 애들이 욕실의 거울 표면에다가 비누 조각으로 시를 써 놓는 묘사가 어찌나 좋던지...

지금도 비가 오거나 하면 손이 이따금 쑤시곤 하는데, 이젠 주먹질—진짜로 센 주먹질 말이야—도 못하게 됐지만 별로 상관 안 해. 어차피 외과 의사나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갑자기 나는 외로웠어. 죽어 버렸으면 싶었지.

"야, 수도원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하면 되니?"
내가 물었어. 전에도 장난삼아 수도원에 들어가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있거든.

그리고 나에겐 얼마간 휴식이 필요했어.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기 때문이지. 정말로 아주 날카로워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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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하서명작선 71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조용남 옮김 / (주)하서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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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분 전환을 위해 사냥 모자의 챙을 앞으로 당겨 버렸어. 갑자기 초조해지는 거야. 나는 신경이 꽤나 예민한 편이지.

그 녀석은 뭐든 즉시 대답하는 걸 싫어하지. 결국엔 커튼을 젖히고 나오더니, 샤워룸 문지방에 버티고 서서 누구와 함께 가는 거냐고 묻더군. 언제나 누가 가는지를 알고 싶어하거든. 그 녀석은 만일 자기가 난파되어 위험에 처해 있을 때 보트가 와서 구조해 준다 해도 누가 그 보트의 노를 젓는지 물어 보기 전에는 절대로 타지 않을 거야.

샐린저는 블랙유머라고 하나요? 비꼬는 듯한 재치가 있는 것 같아요. 읽을 때마다 너무 좋아요. 샐린저의 작품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점인데, 이런 것을 주제로 논문을 쓴 분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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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하서명작선 71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조용남 옮김 / (주)하서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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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더러운 사기꾼놈이 말이야, 1단 기어를 넣으면서 부디 더 많은 시체를 보내 달라고 예수에게 비는 꼴이 눈에 선했다구.

__참 불평불만 많은 주인공..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너무 순수해서 생겨난 불만이라는 데 애틋한 마음이 들어요

어쨌든 나는 새 모자를 쓰고 앉아서 <아프리카를 떠나서>를 읽기 시작했어. 이미 다 읽었지만, 몇 군데 다시 읽고 싶은 부분이 있었거든.

"이건 인간을 사냥할 때 쓰는 모자라구. 난 이걸 쓰고 인간을 사냥하거든."

꼬마 애클리가 자신의 모자를 보고 사슴 사냥꾼 모자라고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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