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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PD - 어느 방송국 프리랜서 PD의 고백
정영택 지음 / 하모니북 / 2024년 7월
평점 :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2005년, MBC 뽀뽀뽀를 시작으로 FD, 조연출을 거쳐 PD로 일하며 다양한 교양, 예능 방송 프로그램을 연출하신 정영택 피디님의 대학 생활부터 사회 초년생 일 때부터 기나긴 시간 동안 일해온 이야기가 재밌어요. PD라는 직업을 많이 들어봤지만 어떤 업무 환경에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 자세히 들어볼 일이 없었는데 책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이야기를 보니까 신기했어요.

좋아하는 것만 쫓으며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죽이고 있는 거 아닌가 불안한 사람들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아니라고. 잘하고 있는 건진 몰라도, 아니라고. 불안해할 시간에 좋아하는 거나 하나 더 하라고.
정영택 피디님은 대학생 때 학교는 가는 둥 마는 둥 하고, 영상 편집과 오디오 편집에 대한 공부를 하고, 하루 종일 영상을 보고 음악을 들으면서 1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해요. 하루 종일 영상만 보고 노래만 듣는다고 하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되는데, 피디님에게 그 시간은 자신의 취향, 스타일을 찾아가고 만들어간 시간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불안해하지 말고 좋아하는 것을 쫓으라고 이야기해요. 그럼, 책 한 권이라도 더 읽어야겠습니다 ㅎㅎ

회사에서 일하면서 자주 느꼈던 감정이에요. 함께 뛰지 않으면, 보고 겪지 않으면, 마음이 받아들이질 않는데. 그동안, 모두들 함께한다고 했지만 자기 일 끝나면 땡이었다.
물론, 각자 정해진 업무가 있을 거고 그걸 본인이 해야 하는 건 당연하죠. 그런데 업무 경계가 명확하게 나눠진 게 아닌 팀 업무도 있잖아요. 그런 경우에 떠넘기기만 하고 자기 개인 업무만 끝나면 땡이라고 생각하며 일하는 팀원들과 함께 일하면 빨리 지치는 거 같아요. 처음에는 누군가는 해야 하는 업무니까 나라도 하자고 생각하며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몸과 마음이 지치더라고요.

'그딴 거 뭐, 그냥 함께 뛰면, 즐겁구나'
내가 더 아는 부분이 있다면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기도 하며 함께 뛰면 몸은 피곤해도 웃으면서 일할 수 있었어요. 같이 집중해서 무언가를 해내고 함께 느끼는 뿌듯함이 좋았어요.

정작 일보다 이런 사람들 덕분에 생기는 '감정 소모'가 날 지치게 했다.
업무 스트레스보다 사람 스트레스로 인해 지쳤던 경우가 많아요.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건 어떻게 버티겠는데, 사람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안되더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지난 자료를 찾아보기도 하고 혼자 공부를 해서 알아가면 되는데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무작정 참고 버티는 거 외에는 방법이 없더라고요.

'미생'에, 무슨 일을 하려거든 우선 체력을 키우란 유명한 말이 나온다.
공부를 할 때도, 회사에 다닐 때도 체력이 진짜 중요해요. 놀 때도 체력이 중요하고요. 하루라도 일찍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오늘도 짧은 시간이라도 운동을 합니다.

계속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일을 만나게 되고, 힘든 상황이 생겨도 끝까지 다른 방법들을 찾아내고, 그 일을 오랜 시간 동안 해오고 있는 작가님이 부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솔직하게 써 내려간 경험을 읽으며 PD라는 직업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PD를 꿈꾸는 사람은 아니지만, PD라는 직업이 궁금했던 제가 읽기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