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도 선생님이 처음이라 - 스물넷 신규 초등교사의 교육 에세이
윤희상 지음 / 하모니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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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제가 학생 때 만났던 선생님을 떠올려보면 교생선생님, 학원 선생님 외에는 20대 선생님은 안 계셨어요. 그래서 <선생님도 선생님이 처음이라>를 읽으면서 스물넷 신규 초등 교사의 교육 에세이라니! 재밌겠다 했어요 ㅋㅋ 교생 선생님과의 추억을 떠올려보면 좋았던 기억이 많아서 그런 거 같아요. 


발령받고 한 초등학교로 출근하게 된 새내기 교사의 첫 출근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저의 첫 직장 첫 출근이 생각났어요. 내 기억 속의 선생님들은 다 능숙하고 전문가 같았는데 그런 선생님에게도 새내기 교사였던 시절이 있었겠구나. 그렇게 무서웠던 국어 선생님은 첫 출근 때 어땠을까 괜히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첫 출근, 첫 담임,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업무를 하고 알아가는 시간이 얼마나 긴장됐을까 생각하며 윤희상 작가님과 사오반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4학년 5반이라서 사오반이라고 부르시더라고요. 때로는 서툰 모습을 보여주고 학생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사과를 하는 모습이 좋았어요. 어른이니까, 선생님이니까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라 사소한 부분이라도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멋지더라고요. 5, 6학년의 체육 선생님으로 보낸 한 해 동안의 이야기를 읽으며 '체육 선생님이 이런 업무도 담당하시는구나' 새롭게 알게 됐어요. 그리고 6학년 4반(육사반)의 담임이 되어, 아이들의 졸업까지 함께 하는 이야기는 감동적이었어요.


오고 가는 언어와 행동, 오해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아물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아물더라도 흉터가 남는다. (...)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마음의 상처도 바느질 몇 번으로 나아졌으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내 바느질 수준이 아직 미흡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학생들을 바라봐 주는 선생님이 있다는 거만으로도 든든해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마음의 상처를 걱정해 주는 선생님도 계시지만, 학생들에게 그 상처를 주는 선생님도 계시잖아요. 아이들이 서로에게 주는 상처도, 선생님이 학생에게 주는 상처도, 학생이 선생님에게 주는 상처도 다 없었으면 좋겠어요. 


읽다가 혼자 웃었어요 ㅋㅋㅋㅋㅋ 새내기 선생님이라서 가능한 이행시인가 싶었어요. 


방 : 방심하면

학 : 학교 오는 날 금방이다 


근데 진짜 방학이 순식간에 지나가긴 했었죠. 그래도 방학이 있던 그때가 조금은 그립습니다.


전학 오는 친구를 이렇게 반겨줄 수도 있구나 생각했어요. 한 번도 이렇게 전학생을 환영해 준 적이 없어요. 당연하게 학생들은 다 교실에 앉아있고 전학생이 선생님과 함께 교실 앞문으로 들어오고 자기소개를 하고 빈자리에 앉고 그렇게 끝. 근데 계단 양쪽으로 나뉘어 나란히 서서 기다리다가, 계단을 통해 올라오는 전학생을 박수로 맞이해주고 "우리 반에 온 걸 환영해!"라는 말을 건넨다면 긴장하고 있던 전학생도 순식간에 긴장이 풀리지 않을까 싶었어요. 


 

우리 이왕 태어난 김에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어떻게 살고 싶은지.

대부분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그래, 삶은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야.

(...) 

음식을 맛보고 그 음식을 구매해서 더 먹을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달렸듯이 각 교과의 지식을 조금씩 맛보고 그 길로 갈지 말지는 너희들에게 달린 것이라고.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시험공부를 하다 보면 '아니, 이걸 왜 배우는 거지? 살면서 이게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 다양한 교과의 지식을 배우고 공부하는 이유를 시식 코너에 비유한 게 재밌고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학교에서 각 교과의 지식을 배울 필요가 있었구나 싶었어요. 



수업을 진행하고 시험 문제를 만들고 자습시간에 감독을 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업무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초등학교 선생님의 다양한 업무에 대해 더 알게 됐어요. 선생님께 감사했던 기억, 졸업하고 인사드리러 갔을 때 반겨주셨던 기억 등 선생님과 관련된 많은 기억을 떠올리며 <선생님도 선생님이 처음이라>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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