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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링 - 제2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평점 :
<스파링>
‘스파링’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주인공 장태주가 부정과 불의를 겪으면서 느끼는 감정과 가지는 생각이, 어렸을 적 내가 가졌던 것과 아주 비슷했다. 주인공의 어린 시절 장면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주인공과 나 자신이 겹쳐 보였다. 물론 겉으로 보기로는 권투 선수로 성장하는 주인공과 나는 공통점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달랐지만, 주인공이 세상을 향해 가졌던 괴리감과 그로부터 비롯된 분노는 분명 나 역시 지녔던 것이었다.
작가는 자신이 서른일곱이라는 나이까지 책과는 담을 쌓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접대 술자리를 엎고 나와 우연히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직원들 출근할 때까지 다 읽었다고 한다. 그 날 그가 읽었던 책은 『호밀밭의 파수꾼』이었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소설에 빠져들게 되었고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기를 10년 가까이, 그는 마침내 <스파링>이라는 소설로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하게 된다.
마치 영화와 같은 등단 이야기였다. 다부진 체격과 선 굵은 얼굴을 한 그는, 언뜻 보기에는 책을 가까이 할 것처럼 생기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는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매년 200권이 넘는 책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해 기록해왔다. 그의 블로그에는 그가 남긴 2000개의 글이 있으며, 마지막 2000번째 글은 바로 그가 직접 쓴 소설 <스파링>에 대한 것이었다. 그의 집념이 무척이나 대단해 보였다.
도대체 왜, 타이슨은 홀리필드의 귀를 물어뜯은 건가.
그는 이러한 의문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하였다고 말했다.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는 이러한 의문을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에 대입해보면서 답을 구해보려고 했다고 한다. 비록 진실이 무엇이지는 알 수 없지만, 왠지 그의 소설을 읽고 나니 답을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다른 이력을 가진, ‘도선우’라는 이름의 작가의 등장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