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사 2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22년전 벌어진 신촌 여대생 살인사건을 재수사하는 (형사 소설같은) 철학 소설. 공소시효가 없어져야 할  범죄는 직접적 살인죄만이 아니다. 굳이 공리주의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한사람보다 5천만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가 더 큰 범죄다.

p. s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15년간 감금된 이유도 결국 ‘말 ‘이 아니었던가. 현실에서 행해지는 물리적 폭력보다 언어폭력이 100배는 더 많겠으나 그에 대한 관심은 1/100도 안될 것이다. 문득 소설가는 자신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독자에게 넌지시 던지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특정 메시지를 던지는 소설가도 있고 그 작업도 가치가 있지만 말이다.

📖 어떤 의미는 고통속에서, 고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인간은 우주와 자신을 서사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좋은 서사를 만드는 것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시련과 역경이다. 좋은 인간을 완성하는 것은 고난이다. 도스토옙스키는 고통과 의미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 그는 ‘왜 당신은 정상적이고 긍정적인 것만이, 한마디로 평안만이 인간에게 유익한 것이라고 그토록 확고하고도 엄숙하게 확신하고 있는가?‘라고 묻는다.

📖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일과 고통을 없애는 일은 분명히 다른거같아요. 앞의 것은 좋은 일이고, 뒤의 것은 옳은 일이에요. 저는 옳은 일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몸과 마음을 바칠 수 있을거 같았어요.

📖 이게 우스운 게, 괜찮은 형사의 영향력은 작아. 무능한 형사의 영향력도 크지 않아. 그런데 나쁜 형사의 영향력은 커.

📖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눈을 뜬다. #프란시스코_고야

#재수사 #장강명 #은행나무 #형사사법시스템 #체사레_베카리아 #태완이법 #공소시효 #죄와벌 #계몽주의 #명예 #행복 #고통 #백치 #멸세감 #단통법 #정의 #복수 #공허 #불안 #올드보이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머리쓰기 #글쓰기 #주말자유인 #성실하지않게삶으로써진실하게살기 #방사성핵폐기물오염수방류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가 한량 심씨 2023-06-25 1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소설 잘 읽네...
 

✒️ (성폭행 등) 피해자와 증인들이 전방위 협박과 압수수색에 못이겨 입을 다물고, 본인과 친인척의 불법 행위가 드러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언론은 부끄럼없이 태평성대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대중은 무관심으로 외면하는 국가에 인간이 살만한 미래는 없다.

#그녀가말했다 #넷플릭스 #뉴욕타임스 #트럼프 #본부장 #연대 #영화스타그램 #주말자유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 상대팀을 말로 자극하여 공공의 적을 자초하는 실책이 아니었다면 군인팀이 우승하지 않았을까 싶다. 처음부터 소방팀을 응원했었는데 아쉽지만, 오랜만에 솔선수범하는 리더의 모습을 봐서 좋았다.

#사이렌 #불의섬 #넷플릭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장강명 지음 / 유유히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좋은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문학은 무엇인가‘만큼 어렵다. 다만 나는 좋은 문학이란 고통과 관련이 있을거라는 희미한 추정을 한다. 인간이라는 종은 행복보다는 고통에 더 마음 깊이 묶이게 되는 존재가 아닐까. 그리고 글자로 그 고통을 전하는 기술이 문학이 아닐까.

📖 이쯤에서 ‘산업재해로 숨지는 사람이 매일 2.5명씩 나오는 나라에서 왜 문학상 수상작중에 중대재해가 소재인 작품을 찾기 힘들까‘하고 물어볼 수도 있겠다. 답은 간단하다. 너도 안썼고 나도 안썼기 때문이다.

✒️ 자신이 속한 업계에 대해 그리고 그 업계를 동경하고 희망하는 후배를 위해 친절한 가이드를 책으로 낼 정도의 전문성과 열정은 갖춰야하는 것 아닐까라고, 30년 가까이 월급쟁이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생각해보았다. 한국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저자의 후속작을 기다린다.

#소설가라는이상한직업 #장강명 #유유히 #앙가주망 #에고서핑 #퀀텀점프 #산출량중시방식 #챈들러방식 #스톱워치방식 #고통 #산업재해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머리쓰기 #글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속의 자본주의자 -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완전한 삶
박혜윤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내가 추구하는 것은, 삶을 그 자체의 복잡성으로 즐기지 못하는 공포로부터의 자유다. 어린 시절 끊임없이 세뇌당한 것과 달리, 지금 내 인생이 존경할만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나를 낙오자로 만들지도 않았다. 이 안에도 살만한 가치가 있고 재미가 있었다. 내가 의지력없는 나를 미워하면서 시간을 쓰지 않고 내 인생을 나름대로 재미있게 꾸릴 수 있었던 것은 어쭙짢은 미련을 갖는 대신 완전히 포기했고, 그 포기가 불러온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절망하지 마라. 네가 절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놓고도 절망하지 마라. 모든 것이 끝난 것같은 순간, 결국 새로운 힘이 너를 채울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네가 살아있다는 뜻이다. #카프카

📖 이 세상에 선이 늘어나는 것은 역사에 남지 않을 사소한 많은 행동때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더 나쁜 세상에서 살 수도 있었을텐데 그렇지 않은 이유의 절반쯤은, 드러나지 않는 삶을 충실하게 살다가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에서 잠든 이들 덕분이다. #미들마치

📖 나는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그만뒀다. 대신 나의 주인이 됐다. 지금은 나의 행동, 나의 책임, 나의 것으로 만들었다. 불행이나 잘못의 원인과 책임을 나에게 돌리지 않고, 그 상황을 내 일부로 인정했다. 내 힘으로 잘못과 불행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내 것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푸시킨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

✒️ 밥벌이가 끊어지면 어떻게 먹고살지 습관적으로 생각하는 겁쟁이는 감히 도전하지 못하는 삶, 자연과 함께 창조적 기쁨과 놀이의 즐거움을 빼앗기지 않을 정도만의 노동하는 삶, 사람답게 삶을 관조하며 만끽하는 삶,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삶을 사는 한 가족의 이야기.

✒️ 은퇴후 아무 것도 안하며 살거라고 말하면 친구들은 ˝그래도 뭘 해야지˝라고 말하곤 한다. 아무 것도 안하고 싶은 것이 지금의 삶에 지쳐 반대급부로 나온 얕은 바람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으나, ˝굳이 뭔가를 하는 삶이 좋은 삶인가˝라는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알람과 시계없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살고 싶다.

#숲속의_자본주의자 #박혜윤 #다산북스 #다산초당 #소시오미터_이론 #해방 #월든 #최강욱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머리쓰기 #글쓰기 #바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