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을 건너간 사진신부 아이스토리빌 31
윤자명 지음, 김숙경 그림 / 밝은미래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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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과 삽화를 보면 시댁 짐작되지만 이 책은 제목도 책의 배경도
뭔가 알쏭달쏭한 느낌을 전해준다.
기차역은 하와이,,,, 외국사람들이 보이는데 주인공의 옷차림은 조선시대 같기도 하고,,,
책 하단에는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수상작이라는 로고도 있어
궁금함을 더 해준다.

책 뒷면을 보면 우리나라의 하와이 이민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사진신부가 뭔가
연관된것 같은데 그렇다면 '사진신부'란 뭘까? 하는 호기심이 생긴다.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러 역사동화를 읽어보긴 했지만 '사진신부'라는
단어는 생소하기도하고, 뭔가 사연이 있어보였다.
이 책의 주인공 영례 그리고 영래의 동생 영수는 일제강점기 시대의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고있는 남매다. 일본인들에게 글을 몰라
억울하게 평생 모은 땅을 뺏긴 아버지마저 홧병으로 돌아가시고 이 둘은
서로만을 의지하며 고달픈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야기속 시대적 배경을 보아하니 일제의 수탈과 억압의 시대였음을 짐작할 수 있고,​
일본인들이 재산이며 가게를 독점하던 상황속에 조선인들은 딱히 삶의 희망이 없이
그저 하루하루 겨우 생계를 유지하기에 바쁜 나날이었을것이다.
 영수는 물지게를 지는 일을 하고, 학교도 다니지만 공부보다 그저 빨리 돈을 벌어
누나와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뿐이다.

어느날 물지게일을 마치고 돌아오니 누나의 표정이 미묘해보인다.
누나 영례는 사진신부의 제안을 받고 동생 영수를
혼자 어떻게 두고 떠나야 할지 고민하는 중이다.
사진신부란 ​먼 타국에 있는 남자의 사진을 보고 결혼을 하러 가는 여인을 말한다.
즉, 이미 하와이로 이민을 결심해 정착한 조선의 남성들이 결혼을 해 가정을 이루기 위해
사진을 보내면 그 사진을 조선의 여인들은 자신의 결혼을 위해
혹은 남아있는 가족을 위해 결심 후 먼 태평양을 건너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영수의 누나는 지금의 어렵고 힘겨운 현실을 극복하고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리는
길은 사진신부를 선택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신랑이 될 사람이 일정 금액의 혼수금을 주고 그것을 영수의 몫으로 남겨
계속 공부를 시키고 자신은 먼 하와이로 가려하는 목표를 세워버렸다.

허나 그 결심도 쉽지 않다. 고모네 집에서 공부를 하며 살라고 당부를 하지만
하나뿐인 누이를 어쩌면 평생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영수 역시 고민이 많다.
누나를 보낼 수도 안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 안타깝기만하다.
일본을 거쳐 태평양으로 떠나는 배에 영수가 누나를 보기 위해 몰래 올라가
사건이 시작되고, 영수는 어렵게 태평양을 건너게 된다.
물론 동생이라는 혹을 달고 간 영례는 신랑에게 퇴짜를 맞고 사진신부가
되지 못한다.
과연 이 남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이 많이 되고 궁금해진다.
결국 심사를 마치고 조선인들의 도움으로 하와이에 정착하지만 사탕수수 농장에서
하루종일 일을 하는 생활은 이들이 기대한 삶이 아니었거니와
육체적으로 익숙치 않아 힘들기만 하다.
하지만 조선으로 다시 돌아갈 형편도 되지 않아 무조건 일을해 돈을 모아야만 했고
그런 상황에서 영례의 진짜 신랑감을 발견해 가는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사실 영수가 같이 누나와 동행하지 않았다면 영례의 삶은 또
어떻게 바뀌고 변할지 아무도 몰랐겠지,,,,
동생 영수가 중매장이가 되어 매형이 생긴건 어쩌면 이들의 앞날이 행복할거라는
암시일지도 모른다.
조선땅에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한 특별한 여성들의 삶,,,,
그녀들이 사진신부의 길을 택한 삶은 오히려 옳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결말이 해피앤딩이길 바라며 이야기에 빠지게 되었고
정말 일제강점기 시대의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새롭게 부각되어
동화로 만나보고, 책 뒷면 실제 역사의 이야기를 담아낸 정보페이지를 참고하며
잘 몰랐던 역사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게 되는 시간이다.

 압박받고, 숨을 쉬고 살기 조차 힘들었던 일제감정기 시대에 순응하지 않고
오히려 과감한 선택으로 새로운 삶을 개척해 살아간 사진신부와 하와이
이민자들의 이야기는 실로 놀랍기만하다.

돈을 벌어 돌아오겠다는 열망으로 멀고 먼 하와이까지 이민을 간 1세대
이민자들에 대한 경외심, 그리고 조선의 핏줄과 인연으로 점점 큰 공동체를
이루어가며 하와이 사진신부 등 여러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 그리고
조선의 독립을 향한 열망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다.

영례와 영수는 이제 하와이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며 더 이상 사탕수수받의 험한
노동을 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 갔겠지?? 하며 그들의 남은 삶을 축복해주고 싶다.
만약 영수는 그날 그 배에 타지 않고, 누나를 다시는 만나지 못하며 조선땅에서
힘들게 살았다면 너무 슬픈 결말일것 같다는 이야기를 아이와 나누어 본다.​

이야기는 쉽고 재미난 문체로 풀어내어 초등 고학년 아이들은 푹 빠져
읽을 수 있는 역사동화이며 전혀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았다.
주제역시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이라
더더욱 호기심에 잘 읽어낼 책이다.
잘 몰랐던 역사의 한 이야기를 의미있는 동화로 풀어내준 이 책이
큰 의미를 만들어 낸것 같다.
하와이 이민과 사진신부의 삶을 생생하게 그린 역사동화 [ 태평양을 건너간 사진신부 ]는
일제강점기 사진신부의 삶을 녹여낸 특별한 역사동화로 기억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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