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역사 - History of Writing History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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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작가님을 좋아해서 쓰신 책 대부분을 읽었었다. 그런데 국가란 무엇인가와 나의 한국근현대사는 읽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역사와 관련되서 가볍게 읽기 힘들거라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이번 역사의 역사 또한 제목부터 표지까지 한 층 무거움을 더한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구매해서 읽게 된 이유는 작가님의 책을 매번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 한 권도 작가님의 책을 소장한게 없기도 하고 북콘서트가 열리니 한번 책을 읽고 가볼까해서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이 책은 가이드 북이다. 한 역사가가 어떠한 배경에서 역사 책을 썼는지, 작가님은 그 책에서 역사가의 어떠한 감정을 듣고 느꼈는지를 이야기한다. 책의 표지와 제목과는 달리 무겁지 않다. 어떻게 보면 청춘의 독서와 같이 역사책들을 다이제스트처럼 요약해 있어서 책을 읽다보면 소개된 역사 책을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영어제목  History Of Writing History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역사 서술의 역사에 관한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역사가들이 역사는 무엇이고 어떻게 서술해야 하는지 고민한 흔적들을 보면서 우리가 왜 역사를 읽고 그들이 왜 역사를 썼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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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베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7
서머셋 모옴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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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입이 이토록 되면서 읽은 책은 정말 오랜만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후반부로 가면 키티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읽으면서 정말 손을 불끈 쥐도록하는 키티의 철 없고 뻔뻔함 모습에 화가 났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다. 키티는 허영 많은 엄마의 기대 속에서 명망있는 남자와 결혼하려고 사교계에서 활동하지만 이리 재고 저리 재다 나이가 든다. 그 와중에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한 여동생이 명망있는 집안의 남자와 결혼하려고 하자, 들러리가 되기 싫어 도피하듯이 월터와 결혼을 한다. 월터를 따라 홍콩에서 지내게 된 키티는 매력적인 유부남 찰스와 밀애를 하게 된다. 이것을 남편인 월터에게 들키지만 오히려 이참에 이혼하고 찰스와 결혼하면 된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찰스는 자신의 부인과 이혼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협박아닌 협박으로 키티는 월터를 따라 콜레라가 창궐한 곳을 따라간다. 그 곳에서 키티는 위험을 무릎쓰고 아이들을 돌보는 수녀들과 콜레라 유행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도시를 보며 삶에 대해서 고뇌하고 이를 통해 성장을 한다.

 

줄거리는 굉장히 통속적이지만 서머싯 몸의 특유의 유머와 속도감 있고 재밌는 스토리이기 때문에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서머싯 몸의 다른 소설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도 주인공 키티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서머싯 몸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인물들이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주인공을 하니까 인간적이지 라고 물을 수 있지만 내가 말하는 '인간적'이란 완벽하지 않고 서투르다는 것이다. 특히 '인생의 베일'에 키티는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다른 소설 같았으면 콜레라가 창궐하는 오지에서 여러 체험을 통해 성장을 하게 되면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남편이 알고보니 잘 생기고 주변사람에게 평판도 좋은 걸 알게되면 용서를 빌고 그것을 계기로 진정한 사랑을 알게되는 스토리 일텐데  키티는 월터의 장점을 보게 되서 존경?하게되지만 사랑하진 않는다. 자신에게는 여전히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 때문에 분노로 고통받는 월터를 불쌍히 여기고 월터가 과거를 잊고 자신과 친구처럼 지내길 바란다. 하지만 월터는 그러지 못하고 결국 죽게된다. 사실 월터가 죽기 전까지는 월터가 키티의 외도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다고 생각했다. 키티의 시점에서 월터의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에 나는 오히려 월터에 대한 묘사가 철저히 키티의 시점에서 과도하게 과장되거나 키티의 착각으로 묘사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월터가 그렇게 죽은 뒤에는 키티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키티와 같은 입장으로 월터가 불쌍했다. 여기서 월터는 말이 없는 케릭터라서 정말 헷갈린다. 결혼 전에도 키티를 좋아하는건지, 외도를 할 때도 눈치를 챈건지, 오지에서는 아직도 그 일로 화가 난 상태인지 헷갈린다. 그러한 미스테리한 모습 때문에 그의 죽음이 슬프다.

 

키티는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월터가 죽고 부모님 댁으로 다시 돌아가기 전 잠깐 홍콩에 있는 동안 찰스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이성적으로 그를 굉장히 안 좋게 생각하지만 찰스와 육체적인 관계를 가지게 된다. 이 사실을 그녀는 굉장히 고통스러워한다. 나는 여기서 왠지모르게 인간적임을 느꼈다. 키티는 찰스의 배신, 콜레라가 창궐한 도시에서의 죽음에 대한 공포 등을 극복하면서 성장도 하지만 반이성적인 욕정으로 인한 부도덕한 일도 한다. 여기서 왠지 인간이란 성장을 하지만 그 지향하는 모습이 신이 아니고 더 성숙한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게끔해서 좋았다.

 

무한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는 오늘날 사람들이 때론 실패하고 쓰러지더라도 너무 자책하지말라는 의미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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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서양철학사 (개정증보판) - 서양의 대표 철학자 40인과 시작하는 철학의 첫걸음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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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 공부를 하고 싶어 고등학생이 듣는 인터넷 강의도 잠깐 들었었다. 근데 강의를 듣는데 시간도 꽤 걸리고 강의를 듣는 것은 주도적인 학습이 아니라 휘발성이 강한 것 같아 괜찮은 책을 골라 읽으면 더 재밌을 것 같아 철학 책을 찾고 있었다. 마침 책을 소개 해주는 유튜브채널에서 소피의 세계와 처음읽는 서양 철학사를 추천해줬다. 그런데 소피의 세계는 친구가 추천해줘서 한번 도서관에서 대여를 해서 읽어보려고 했는데 그때 당시 이제 막 독서를 즐기는 때라 그런가 두껍기도 하고 몇페이지 읽어 봤는데 재미도 없던 기억이 있어서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제목이 처음읽는 서양 철학사라 고등학교 때 윤리시간에 배운 것처럼 이성과 감정 중 어디에 중점을 주는지에 따라 두 갈래 나뉘어 시대에 따라 발전, 변화하는 철학을 설명해줄거라고 예상을 했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서양 철학자 40인을 시대순으로 소개해주고 각각의 철학자의 사상을 시대적 배경과 삶을 통해 설명해주었다. 철학자의 역사적 배경을 알려주니 철학을 더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인물 소개형식이다 보니 아무래도 큰 흐름을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방대한 서양 철학사를 적은 분량으로 담아내서 부담없이 읽기는 좋았으나 그만큼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있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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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4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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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나에게 인생의 책을 꼽아보라고 하면 없다고 하는게 맞는 대답일 것이다. 아직 내 인생의 큰 변화를 준 책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꼭 뽑아보라고 하면 나는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라고 한다. 나는 '달과 6펜스'를 독서모임 선정도서로 접했었다. 그때 당시 너무 흥미진진해서 하루만에 다 읽었다거나 읽고 나서 여운이 남아 서평을 찾아본다거나 하진 않았다. 평범한 정도의 재미를 가지고 책을 읽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독서토론을 하고 가끔 곱씹다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행복관이 흔들리는 걸 알 수가 있었다. 속세를 떠나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명예, 성공이 아닌 단지 좋아서하는 스트릭랜드. 어떻게 보면 당시 베스트셀러 였던 '미움받을 용기'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같은 것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소설이라는 틀에서 한 인물의 이야기로 강요하지 않고 담담하게 들려줘서 오히려 미움받을 용기보다 더 공감이 되었다. 진로를 정할 때 나의 내면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던 나에게 큰 위로를 주었던 적이 이있어 나는 가끔 '달과 6펜스'를 인생의 책이라고 말한다 .

 

이처럼 나에게 영향을 준 책 중 하나인 '달과 6펜스'의 작가 서머싯 몸이 쓴 또 다른 장편소설이 '면도날'이다. 내용은 많이 다르지만 '면도날'의 제목이 '달과 6펜스'로 바꿔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만큼 구도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성격은 확연히 다르지만 스트릭랜드와 래리가 달의 세계, 스트릭랜드의 부인(달과 6펜스를 읽은지 시간이 지나서 등장인물 이름이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이사벨과 엘리엇은 6펜스의 세계를 나타낸다.

 

 면도날에서 달의 세계를 상징하는 래리와 6펜스를 상징하는 엘리엇과 이사벨 대비되는 모습으로 보여주지만 결코 누구의 삶이 옳다고 규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래리의 삶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 엘리엇과 이사벨을 악이라고 규정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읽을까봐 걱정됐는지 작가는 시작하는 부분과 끝 부분에 독자가 그러한 선입견이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선입견 예방 차원의 주사를 놓아준다. 사실 나도 이 예방주사가 있지 않았다면 래리는 성공한 삶, 엘리엇과 이사벨은 실패한 삶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비록 서머싯 몸의 두 작품 밖에 읽어 보진 않았지만, 그의 작품의 매력은 내면의 목소리에 답을 찾아가는 주인공이 나오고, 그들의 결말이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물질적, 또는 명예로운 성공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트릭랜드는 사후에 유명해지기는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 가난하고 힘들게 살다 죽는다. 래리 또한 자신의 재산을 모두 포기하고 평범한 삶으로 뛰어든다. 만약 그들이 내면의 목소리에 답을 찾는데 그 결말이 유명한 화가가 되거나 유명한 철학자 또는 구도자가 되었다면 이 책을 읽은 것을 후회할 것이다. 그러한 결말이면 물질적인 풍요, 명예 등과 같은 것들이 행복을 가져온다는 사회에 만연해 있는 생각을 굳히는 불필요한 책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들의 각자만의 성공은 현대사회에서 남이 규정한 행복을 쫓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행복 뿐만아니라 세계에 있는 많은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행복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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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연속해서 2번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 속에 많은 물음표가 남아 이동진의 빨간책방이라는 팟캐스트를 들었다. 총 2부로 되있는 걸 너무 재밌어서 조금씩 나눠들은다는 걸 자기 전에 한번에 다 들었다. 그 말미에 비슷한 류의 책으로 추천해준 책이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다.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들어서 무슨 이유로 비슷하다고 한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재밌게 읽었기에 비슷하다고 추천해준 이 책도 그 다음날 바로 주문하였다. 기대한 스타일의 책은 아니었지만 기대보다 더 재밌게 읽었다. 그래서 최근 몇 달동안은 책을 구매하면 끝까지 읽질 못했는데 오랜만에 산 책을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은 처음이 아니다. 2년 전 서울에서 참여했던 독서모임에서 '그 후'라는 책이 선정되어 읽었던 적이 있다. '그 후'는 시대와 나라가 다르지만 매우 공감이 됐던 책으로 기억한다. 과장되게 말하면 나의 이야기를 시대와 나라를 설정하여 각색한 느낌이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책을 두 권 읽어보았고 두 번 다 재밌게 읽어 앞으로도 남은 나쓰메 소세키를 다 읽어볼 계획이다. (사실 책이 소장용으로 가지고 있기에도 너무 예뻐 나쓰메 소세키의 전집으로 한꺼번에 살까 고민했지만 백수인 관계로 그 마음은 고이 접었다.)

 

이 책은 총 상,중,하로 총 3부로 나뉘어져있다.  각 부의 제목처럼 상은 선생님과 나의 이야기, 중은 부모님과 나의 이야기, 하는 선생님이 나에게 유서와 동일한 편지로 남긴 글로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는 이야기이다. 선생님의 첫등장은 '나'가  해변으로 휴가를 갔는데 그 곳에서 외국인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있는 선생님을 발견하는 것이다. 선생님이 외국인과 함께 첫 등장을 해서 사교적이고 활발한 성격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사람들과 교류도 적고 일도 안하며 고독한 사람이다. 그러한 이유를 알려주는게 마지막 장 '하'이다. 사실 왜 '나'가 선생님을 좋아하는지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사실 지금도 납득이 가지는 않지만 가족과 '나'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자기와 비슷한 모습때문에 좋아하지 않나 생각한다. 

 

선생님과 유서를 재밌게 읽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이동진 작가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 비슷한 책으로 왜 '마음'을 추천했는지 이해가 됐다. 나는 두 책의 공통점이 찌질함을 리얼하고 재밌게 잘 표현한 것 같다. 사람은 누구도 완벽할 수 없고 장점만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실수도 하고 덜렁대는 사람들에게 인간미 있다고 하는 것이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토니나 '마음'의 선생님은 어렸을 적에 질투와 열등감 같은 감정 때문에 찌질한 행동을 한다. 특히 '마음'의 선생님은 그러한 질투와 속앓이하는 모습이 누구나 경험할 법한 것이기 때문에 읽으면서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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