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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나 증권사는 모든 기업이 그러하듯 당신의 이익이 아니라 그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사업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재테크는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일정액으로 정해져 있는 자신의 수입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유지시키는 방법일 뿐이다. 운이 좋아 금융상품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해도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금융 시스템이 돌아가는 원리를 알지 못한 채 피 같은 내 돈을 무지함 때문에 잃어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는 알아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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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장 상품은 여러 개를 가입해 봤자 고객이 받을 수 있는 돈은 정해져 있어. 실제 일어난 손실에 비례한 보상만 받기 때문이지. 예를 들어 병원비가 100만 원이 지출됐을 때 실손보장 상품을 한 개 가입해 두었든 세 개를 가입해 주었든 나오는 돈은 100만 원이라는 거야. 하지만 정액보장 상품은 여러 개의 상품에 가입해도 중복보상을 받을 수 있지. 만약 정액보장 상품을 3개 들었다면 각 100만 원씩, 3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거야. 그래서 보험 상품을 선택할 때 내가 드는 보험이 실손보장 상품인지부터 체크를 해야 해. 이미 하나를 들어놓았다면 더 이상 들 필요가 없으니까. 그래 봤자 받을 수 있는 보장이 달라지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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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병원은 비영리 단체다. 영리를 추구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의료 서비스로 벌어들인 돈은 다른 곳에 쓰지 못하고 의료 서비스에 재투자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민영화가 될 경우에 대학이 돈벌이에 맛을 들여 슬금슬금 등록금을 올리는 것처럼 병원도 돈을 버는 데만 혈안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는 곧 대규모 자본이 투자된 영리병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것을 의미하며, 실력 있는 의사들은 고액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영리병원으로 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당연히 개인병원은 거대 자본이 투자되어 서비스의 질을 높인 영리병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동네 곳곳에 있는 병원들은 문을 닫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이는 곧 대형병원의 독점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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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는 이런 유혹에 전혀 대응할 수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턴트인 마틴 린스스트롬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소비자로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매일 조종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매우 약하다는 뜻이에요. 자신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연약합니다. 괜찮지 않다고 생각하면 항상 주의를 하죠. 그게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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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우리가 매일 결정하는 것들 대부분이 뇌의 무의식을 관장하는 부분에서 일어납니다. 매일 하는 결정 대부분을 의식조차 하지 않은 채 그저 원한다는 느낌 때문에 하죠.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죠. 왜 갑자기 나가서 코카콜라를 사고 싶은지, 왜 티파니 액세서리가 좋고, 롤렉스 시계를 갖고 싶은지, 왜 슈퍼마켓에서 그 브랜드를 고르는지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을 알고 싶은데 소비에게 물어볼 수는 없어요. 소비자 자신도 모르니까요.”

(115)

인간은 무언가를 소비할 때 뇌에서 여러 반응을 일으킨다. 특히 가격이 저렴한 물건을 보는 순간 뇌에서 쾌락과 흥분에 관여하는 부위에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불이 반짝 들어온다. 가격 자체가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구매를 하고 나면 쾌락을 유도한 이 부위에 더 이상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쇼핑하는 순간의 짜릿한 흥분은 곧 사라져버리는 신기루와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쇼호스트와 같은 마케터들은 소비자의 이런 심리를 최대한 이용하려 든다. 높은 가격을 미끼로 내걸어 물건을 구입하게 만드는 준거가격(reference price)’도 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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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울한 상태에선 전혀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 인간은 우울하면 현재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현재 집중성물질적 자아의 충족 욕구를 일으킨다. ‘현재 집중설은 자신에 대한 집중이다. 자신에게 집중하면 슬픔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된다. 이때 누군가에게 구입하라는 권유를 받거나 쇼핑몰 안에 있으면 평소와 달리 더 쉽게 물건을 구입한다. 그리고 가격도 꼼꼼히 따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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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나 똑같습니다. 부유하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정치인들과 결탁해서 상호 이익을 증진시키곤 합니다. 민주주의의 개념이 무엇인가요? 아테네로 돌아가보세요. 민주주의는 가난한 사람들의 정부입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두 사람 다 이렇게 말했죠. ‘민주주의는 가난한 사람들의 정부입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도 말했어요. ‘부유한 자가 정부를 이끄는 나라는 누가 뭐래도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런데 현실은 정부에 깊이 관여하는 사람은 적고, 정부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깊은 상위의 소수만 최대한 자신들의 이득에 따라 정부를 형성합니다.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죠. 그러면 혁명이 일어나요. 하지만 상위의 소수층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그들만의 이익을 위해 살 수 있는 틀을 형성합니다.”

(278)

예를 들면, 당신이 영경이에게 800원을 쓰라고 할 것이 아니라 먼저 돈이 있으면 자신이 필요한 것을 살 수도 있다는 걸 설명해줬다면 영경이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했을 거야. 필요한 것을 생각해내면 자연스럽게 돈을 쓰게 되니까. 그리고 저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 그냥 저축해야 해라고 말하는 대신 저축이란 무엇인지, 저축을 하면 뭐가 좋은지 등을 먼저 설명해줘야겠지. 이를테면, 지금 당장 사고 싶은 장난감이나 과자를 사는 대신 저축을 해서 새 자전거를 사거나 자신보다 더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거야.”

(281)

경인 씨는 딸이 점차 자신의 돈으로 할 수 있는 선택에 대해 배워나가는 것을 보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까진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알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일이 사실은 부모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돈에 대해 배운다고 아이의 순수함에 금이 간다고 생각한 일도 부모의 지나친 보호막이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돈을 알게 하고 싶지 않다고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의 순수함을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돈의 가치를 몰라 자신이 필요한 걸 얻기 위해 무조건 떼를 쓰는 아이로 만들 뿐이었다.

(292)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라는 프랑스 철학자 루소의 말처럼 교육은 사람사람답게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오늘날 자신의 아이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올바르게 성정하는 것에 관심을 두기보다 성적에 연연하며 명문대학에 갈 수 있는지 없는지 온 신경을 기울인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아이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줄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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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7-03-14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의 메시지가 일목요연하게 들어오네요! 감사합니다.

bookholic 2017-03-15 01:07   좋아요 0 | URL
책 내용 중에는 어린 아이들에게 어떻게 금융 교육을 할 것인가가 좋았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