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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 인간에 대한 비공식 보고서
매트 헤이그 지음, 강동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8월
평점 :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는 인간의 존재가 신화에 불과하다고 믿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인간이 실재한다고 선언하고자 한다. 모르는 분을 위해 말해두자면, 인간이란 중간 정도 지능을 가진 이족 보행 생명체로, 우주의 외딴 구석, 작고 침수 된 행성에서 대체로 망상에 빠진 삶을 살고 있다.
p.011
그는 열다섯 살이었다. 말인즉슨 그가 인간의 아종인 '십 대'라는 뜻이었다. 그들의 주된 특징은 중력 저항력 약화로 인한 늘어짐과 꿍얼거림으로 이루어진 어휘력, 공간 감각 결여. 지나치게 많은 자위행위, 시리얼에 대한 끝없는 식욕이다.
p.108
어쩌면 인간에게 공감할 수 있게 된 지금, 거의 모든 것에 공감 할 수 있게 된 것일지 몰랐다. 에밀리 디킨슨을 너무 많이 읽은 것, 그게 문제였다. 에밀리 디킨슨이 나를 인간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 렇게까지 인간은 아니더라도.
p.261
사랑이 두려운 건 강렬한 힘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겉보기에 사랑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당신이 아는 모든 이성적인 것을 뒤흔드는 초거대 질량의 블랙홀이다. 아주 따뜻한 소멸 속에서, 내가 그랬듯 당신도 당신 자신을 잃게 된다.
사랑은 바보 같은 일을, 모든 논리를 거스르는 일을 하게 한다.평온보다 고통을, 영원보다 필멸을. 고향보다 지구를 선택하게 한다.
p.272
"인간은 차를 타고 매일 48킬로미터를 가면서, 잼병 두어 개를 재활용했다고 자부심을 느껴. 평화가 좋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전쟁을 미화하지. 화가 나서 자기 아내를 죽인 남자를 경멸하면서도 폭탄을 떨어뜨려 100명의 아이를 죽인 냉정한 군인을 숭배해."
p.340
외계인의 눈으로 바라본 지구인 ㅋㅋ
너무 재미있었다~~^^
머나먼 은하계의 다른 태양계, 다른 행성 보나도리아에 살고 있는 외계인들이 이토록 멀리 떨어져있는 지구라는 행성에서 '리만 가설'을 증명한 수학자와 그 가설을 증명해낸 사실을 알고 있는 지구인을 제거하기 위해 주인공을 파견시키는데..
이미 외계인들에게 잡혀간 수학자 앤드류 마틴의 모습의 외계인을 지구로 보내고..갑자기 지구에 떨어지게 된 이 외계인은 모든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지구인들에 대해 배워가기 시작한다.
외계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지구인들의 모습은 역겹기 그지없고~~
왜 몸에 이것저것 천을 걸치기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앤드류 마틴이라는 인물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유영한 수학자이기에 나름 얼굴이 알려진 사람인데..터미네이터에서처럼 나체인 상태로 도로 안 가운데 뿅 하고 나타난채로 거리를 활보하고 가게에 들어가서 음료수를 따서 마시고~결국 경찰에 연행되어 갔으니 그 동네어서 얼마나 큰 사건이었겠냐고~~ㅋㅋ 심지어 미디어가 이토록 발달한 세상이었기에 나체사진은 여기저기 퍼져가고~~그런데 막상 당사자는 이게 왜 큰일인지도 모르는 외계인이라는거~~ㅋㅋ
그는 점차 지구인에 익숙해지면서 앤드류 마틴이 리만 가설 증명한 사실을 누구에게 얘기했는지 차근차근 알아보고 그 사람을 살해하게되는데~~
문제는 자신들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복잡한 감정을 갖고있는 이 인간이라는 종족에 점차 동화되어가면서 앤드류 마틴의 부인 이소벨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또한 아들인 걸리버에게도 아버지의 감정을 갖게 된다.
외계인 이전의 실제 앤드류 마틴은 온통 수학자로써의 유명세와 연구만을 즐기던 사람으로써 집안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적이 거의 없을 정도였고..심지어 제자와 바람까지 피우던 나쁜 남자였는데..우리의 주인공 외계인은 인간에 대해 배워가면서 첫사랑이 부인 이소벨이고 아들 걸리버에게도 관심을 쏟으니 이 가족들은 어떤 느낌이었겠냐고요~~~
출세니 유명세니 돈이니 그게 중한것이 아니라고요~~
심지어 우리 외계인님은 무한한 삶과 인간들이 볼때 초능력같은 능력까지도 모두 포기할 정도로 가족을 사랑했다고요!
이 정도면 외계인한테 배워야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를 외계인에 비해 주인공 외계인이 특히 대문자 F였던거 같기도하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가 누군가를 구할수도 있다며 푹~~빠진 모습이나..드비쉬의 달빛이 아름답다는걸 느끼는걸 보면 F가 확실함 ㅋㅋ
우리는 고작 100년 정도 되는 이 삶을 살아내면서 힘들어하고.. 고민에 휩싸이기도 하고..우울해하기도 하고..그러다 누군가는 스스로 삶을 끝낼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삶은 고통도 없고 무한한 삶을 살아가는 외계인이 그 모든걸 포기하고 인간이 되길 원할 정도로 의미있고 아름답다는 거~~~
구역질 날정도였던 지구인의 모습이 애정이 생기면서 특히 사랑하는 이소벨의 얼굴이 아름답게 느껴졌던것처럼.. 그리고 자신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던 부모때문에 자살생각까지 했던 걸리버가 외계인 아빠의 관심과 사랑으로 바뀌는걸 보면서..우리들도 외계인처럼 알아가려 노력하고 배우려 노력하며 가족이든 친구든 진심을 다해 관계를 이어나가는게 중요한거구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그의 시선을 통해 인간이라는 종족의 습성들을 보게 되는것도 재미있었고..
걸리버에게 남긴 '인간을 위한 조언'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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