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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 - 명사, 그들이 만난 고전
임영택.박현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평점 :
이 책은 요즘 새롭게 사람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한 인문학에 대한 관심과 인문학은 결국 독서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주기 위해 기획된 책이 아닌가 싶다 그런 취지를 아무래도 독자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성공한 사람 혹은 유명한 지식인들이 읽고 감 명받았던 고전을 소개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독자에게 고전의 중요성과 책읽기의 중요성 그리고 그 즐거움을 인식시키는 작용으로 이런 방법처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책의 첫 장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시대의 아이콘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안철수씨를 소개하며 우리 역사속의 인물인 정조와 정도전은 물론 세계사에 평화와 혁명으로 큰 이데올로기적 족적을 남긴 간디, 체 게바라, 처칠 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렇게 인상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들은 무슨 책을 보았고 어떤 책에서 영향을 받았는지는 독서의 방향에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여기서 소개하고 있는 책은 ‘역사란 무엇인가, 사기, 논어, 서경, 맹자, 시민의 불복종, 자본론, 로마제국 쇠망사, 통치론, 이기적 유전자, 에밀, 침묵의 봄, 그리스인 조르바, 일리아스 까지 총 14 권이고 중국 고전과 니코스 카잔타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소설도 있고 리처드 도킨스가 쓴 이기적 유전자와 같은 인간의 근원을 연구한 에세이까지 다양하다 그러한 까닭에 독자는 위의 책을 다 읽지 못하더라도 그런 책이 적어도 어떤 책인지 정도는 이 책을 읽고 정보를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만 하더라도 독서의 기초적 근간이 되는 지적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독서의 안내서 같은 작용을 하고 역사적 인물과 현대의 성공한 인물들의 가교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논어를 소개하며 같이 소개한 이병철이다 대체 이병철이란 인물을 왜 이런 명사 특히나 간디와 체 게바라와 같은 인류의 평화와 인권을 위해 헌신한 존경받아 마땅한 인물들사에게 슬쩍 끼워 넣었는지 참으로 통탄스러웠다 적당히 지적 성숙함을 갖춘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이병철의 성공은 선량한 시민의 피를 빨아서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상납하여 쟁취한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의 친일 행적과 사카린 밀수 그리고 민족의 반역자이자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친일파 다카키 마사오 박정희 정권에 기대어 기업을 성장시킨 희대의 기회주의자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저 한심하게 생각될 일인데 문제는 그런 근대의 역사적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나 청소년이 읽게 된다면 정말이지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자본이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 소개를 하며 서울대를 나와 책읽기에 푹 빠져 살았고 정치 경제 사회 관련 서적을 탐독하면서 본격적으로 독서인으로서의 삶이 시작되었고 책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신념을 가지고 살았다고 한다 참으로 한심하고 개탄스러운 일이거나 정치 경제 사회 관련 책만 읽고 인간과 역사에 관한 책은 빠뜨린 모양이다 어찌 그렇게 책을 읽었다는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서 이병철이란 인간을 이 책에 끼워 넣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 출판사와 저자 그리고 이 책의 기획과 출판에 혹여 삼성의 더러운 돈이 어느 한 곳에 비집고 들어와 인간과 독서문화까지 그 검은 돈으로 휘두르려 하는 것이 아닌지 정말 의심이 갈 뿐이고 거듭 분노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