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남자 - 성,사랑과 돈 다윈의 눈을 통해 본 당신의 세계
마이클 길버트 지음, 김석규 옮김 / 일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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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일회용이 참 많다. 종이컵, A4, 볼펜,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 지면서 쉽게 버릴 수 있는 것들도 많아졌다. 그래서 더 많은 문제와 이슈들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번 책은? 일회용 물건이 아닌, '일회용 남자'이다. 물건도 큰 문제이거늘 하물며 인간인 남자가 인간이라니,,, 남녀 관계의 신비로운 비밀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 손이 안갈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호기심에 책을 집어든 나를 질겁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생명공학을 전공으로 하여 좀 더 친근하게 용어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던 원시 지구에서 시작하여 단세포가 해양 생명체를, 해양 생명체가 육지 생명체를 더 나아가 초원시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는 역사기 흐름을 같이 하며 인간이 왜 지금의 성향을 갖을 수 밖에 없는지를 생물학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중반부에서는 현대 남성과 여성을 가르는 성향에 대해 다양한 예시들을 과학적 증거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여자들이 하이힐을 선호하는 이면의 욕구, 관계를 중시하는 마음, 목표를 추구하는 남성, 성적 욕구에 약한 그들,,, 무수히 많은 '~하더라'를 통해 미신처럼 혹은 어떤 트렌드처럼 인식되었던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다양한 레퍼런스를 통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자신들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후반부,,, 후반부에서는 전반부와 중반부에 나타났던 남성과 여성들의 근본적 차이를 바탕으로 남성들이 왜 일회용이 되었는지, 이런 상태로 우리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본인은 여성이고, 또 생물학도 이고, 여성의 인권 신장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개인으로서, 우리의 일반 관념들이 남자들을 어떻게 일회용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저자의 시각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칫 잘못 읽었다간 여성들이 일회용으로 전락할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으니 말이다.

 

  여성과 남성,,, 그들의 존재 여부와 권리 쟁탈전은 수세기를 거친 이슈였다. 이 책이 그렇게 사회적인 문제를 논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물학적 남녀에서 시작하여 사회적인 존재 가치를 따지는 것에 마침표를 찍는 다는 면에서 그 어떤 책보다도 사회적이다. 페미니스트들에게 읽힌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마초이즘으로 보일 수 있는 이 '일회용남자',,, 어떤 시각이 옳고 그르다를 떠나 각자의 성 정체성과 근본적 태생을 이해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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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읽는 여인
브루노니아 배리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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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혼란 스럽게 했다. 그러나 업무 시간에 화장실에 숨어서 책을 읽게 만들만큼 날 압도하기도 했다. 
마녀재판, 정신질환, 타우너, 휘트니가의 여자들, 에바의 실종, 비잔티움, 사랑, 린들리,,,

 

 타우너 휘트니에게 에바의 실종이 알려지며, 세일럼으로 돌아온 그녀에게 벌어지는 일들과 그것과 얽힌 수많은 과거, 미래가 이 책의 주를 이룬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들은 레이스라는 매개체에 의해 밝혀지고 보여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흩어진 정점 또는 모여드는 정점, 무질서 속의 질서를 나타내기도 하는 레이스는 읽히기를 원하는 자나 읽고 있는 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복잡한 문양 속에 숨어있는 인간의 미래를 점친다는 의미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모습도 레이스 속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비록 세일럼에서 레이스를 읽듯이 받침대도, 아름다운 질감이 없지만, 그 속에서 버둥거리며 나를 알고자 한다는 점에서 우리와 세일럼의 레이스 읽는 여자들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머리가 혼란스럽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이며, 사실과 환상은 어디까지 인지,,, 그러나 혼란한 세상 만큼

혼란스러운 삶을 살고 있고, 적어도 삶이 어지러워 피곤하다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세일럼의 휘트니가 여자들처럼 레이스를 읽으며 미래를 점칠 순 없어도, 내가 세상이라는 레이스 위에 한 조각이고 그 문양을 만들어 가며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닭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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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남자를 모른다
김용전 지음 / 바우하우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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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남자를 모른다?

그러면 남자는 누가 알지?

이런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제목은, '사람은 사람도 모른다.' 라고 변경되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은 남성이라는 존재의 심오한 심리들을 대변하듯 표현하고 있다. 더불어, 여성들의 시각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사람'을 주제로 했다고 하는 편이 맞다.

 

 곧 죽더라도 큰 소리치며 자신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바로 남자라고 말하고 있다. 또, 위약해 보이고, 순진하고 어리숙해 보일지라도 남자들은 자신의 마음 속에 언젠가는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장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남자들은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마음과 아버지라는 또 다른 존재로서의 남자를 말하고 있다. 여자인 나로서 일백배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주변의 남자들의 통해 느꼈던 불만을 옆구리 긁듯 슥슥 해결해주는 면이 이 책을 단숨에 끝내 버리게 만들었다.  특히, 己所欲勿施於人을 인용하는 지적능력과 자신부부의 일화(눈발속에서 차를 기다리다 3분의 판단오류로 차를 놓치는 장면)는 위트는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그의 아내가 말하는 방식은 바로 내가 남자친구와 항상 하는 말이요, 논어의 말씀을 인용한 부분은 회사에서 항상 되새김질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섭이나 영철같은 인물이 허구라고 하나, 이처럼 우리가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남자라는 존재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마음에 퍽 와닿도록 적어놓았다. 책의 완독을 끝낼때 쯔음 남자친구와 통화하며 책의 내용을 말하다 저번에 싸웠던 상황이 이러저러해서, 남자 심리가 이렇고, 여자 심리가 저러해서 일어났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나는 오빠를 인정하면서도 좋게 말하지 못했던 거고, 오빠는 나에게 조그조근 설명하지 못해서 일어난 일인거다. 라고 책의 내용을 비유하며 말해 한참 웃고 떠들었었다.  오랫만에 가볍고 기분좋게 일상생활을 터치하는 책을 만난 것 같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 특히 연애하면서 감정싸움이 잦은 분들에게 적극 권하는 바이다. 두분이 모두 완독하고 나면 조금은 애틋하고 더욱 이해할 수 있는 이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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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1 - 상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아르테)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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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본좌!
 한동안 잊었던 몰입의 즐거움을 다시 맛 보게 해준, "밀레니엄"

 

 미카엘로 대변되는 기자의 윤리, 잡지사 밀레니엄, 어둠의 빛 살란데르, 속죄를 안고 사는 하리예트, 반예르 그룹,,,

 그 수많은 것들이 이렇게 하나의 시나리오로 엮일 수 있다는 사실로 단번에 읽어 내려 갈 수 있는 책이다.

 금융사건에 의해 위험에 처한 미카엘이 헨리크 반예르의 광적 취미를 해결하고자 그 집의 숨은 사건을 파헤치며 밝혀지는 사실들은   

 숨이 막힐 정도이다. 완벽한 거대 기업이지만 집안 내부인들에게는 행복한 곳이지만은 않은 반예르가, 그들의 속내 중 가장 은밀한 부

 분에는 하리예트라는 비밀이 숨어있었다. 집안에서 슬기로움으로 인정받았으나 어느 날 사라져버린,그러나 시체도 발견되지 않아 그

 녀를 아끼던 헨리크가 그녀의 존재에 집착하게 만든다. 가족사를 쓴다는 핑계로 반예르 그룹을 파헤 치던 어느날 미카엘은 끔찍한 사 

 실을 알게된다. 그룹의 CEO로서 한 일가를 책임지고 있는 마르틴이 강간 살해범에 여성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 미치광이라는 사실

 이다. 또한 그의 아버지가 이런 고상한 취미를 그에게 물려주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하리예트가 반예르 가문을 등지고 사라졌

 어야 했던 이유였던 것이다. 이를 밝혀낸 후 미카엘은 베네르스트룀에게 일격을 가하게 된다. 이를 통해 그는 기자로서의 명분을 회복

 하고 쓰러지려 했던 밀레니엄을 일으킨다. 끔찍한 비밀들을 뒤로 하고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는 밀레니엄과 반예르가를 바라보며 이

 책도 결국은 도덕적 선이라는 조금은 장엄한 교훈을 주는가 싶다.

  성폭력에 대한 여성의 울분을 다시금 느끼게 하고, 기자라는 직업의 윤리성을 깨닭게 되며,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 세계가 그 우람한 덩치만큼 얼마나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모두 알려준 이 밀레니엄, 올 여름 나를 가장 흥분시키고 전율케 한 책이었다. 어릴적 즐겨읽었던 추리소설을 뒤로 한채 성공학과 처세에만 관심이 많던 나에게 추리소설의 향수를 가져다 준 이 밀레니엄은 오랫동안 잔잔한 향으로 맘에 남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밀레니엄"이 저자 '스티그 라르손'의 유작이라는 사실이 "다크 나이트의"의 '히스레저'와 오버랩 되면서 훌륭한 추리소설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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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의 사람 -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행복'에세이
박경림 지음 / 리더스북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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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

못 생겼으면서,,, 목소리도 별로면서,,,

또, 그녀의 결혼식에 히딩크 감독님과 정몽준 의원님이 왔을때, 연일 연애프로에서는 떠들썩하게 보도하는 것도,

연애계 마당발 이라면 그 정도는 해야지,,, 뭘 그걸 갖고,,,, 이런식으로 치부해왔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연애인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이유없이 그녀를 미워해 왔음을 알려주었다.

 

만나게 될 히딩크 감독님께 뜻깊은 선물을 주기 위해 1G메모리에 축구자료와 그녀의 방송활동 장면을 넣어준 모습은

정말 사람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했다. 나는 지인들의 선물을 챙길때마다 큰 일을 한 것인냥 인정받으려 해왔다.

하지만 진정으로 주변인들을 생각할 줄 아는 박경림은 달랐다.

자신의 이익을 따지는 것 보다 먼저 나서서 상대방을 배려하려 하는 그녀의 마음,,,

Never be afraid of giving.테레사 수녀님의 말을 인용하여 사람에 대한 사랑을 나타낸 그녀의 표현은 정말 가슴이 아릴 정도다.

 

이 책을 전부 읽고 나니, 진짜로 사람을 좋아한다는게 어떤 건지 알 것 같다.

내가 손해 보는것이 아니고, 나를 통해 타인들이 행복해 하고 위로가 되는것, 그것을 통해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정신적 단계,

그것이 진정으로 사람을 아끼고 좋아하는 것이다.

 

못 생기고, 목소리도 이상한 것이 아니고,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자신이 닳아 없어지는 줄 모르는 여자, 그녀가 바로 박경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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