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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노트 - 내 몸이 좋아하는 웰빙식 하서 노트 시리즈
술부인 글 요리 스타일링 / 하서출판사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일 년 중에 두부가 제일 맛있는 날이 두부 만드는 날이었습니다. 설날이 다가오면 어머니는 마을 아주머니들 몇 분과 함께 큰집에 모여서 두부를 만들 곤 했었습니다. 물에 불려서 세 배 쯤 커진 메주콩을 가마솥에 삶아서 맷돌에 간 다음 걸러서 콩물을 만들고 거기에 간수를 부어서 몽글몽글 굳어지기 시작하면 면보를 받쳐서 모양을 잡은 다음 무거운 걸 올려서 물기가 빠지길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두부가 다 만들어지면 일부는 바로 잘라서 먹었는데, 꽤 맛있더군요. 사먹는 두부하고는 맛도 모양도 씹는 느낌도 달랐습니다.


하지만 두부를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슈퍼에서 파는 두부에서는 어릴 때 먹었던 두부 맛이 안 나더군요. 그래서 유화제와 다른 식품첨가물로 두부가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 한참 전부터 한동안 두부를 거의 안 먹었습니다. 그러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를 오고 난 다음부터 때로 두부를 먹고 있습니다. 동네 시장에서 손두부 가게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마을 시장이 시작되는 -어쩌면 끝나는- 위치에 두부가게가 있습니다. 젊은 주인이 매일매일 직접 두부를 만듭니다. 이 집에서 만드는 두부는 콩을 조금 오래 삶은 듯 해서 어릴 때 먹던 두부보다는 덜 맛있지만 씹는 느낌은 비슷합니다. 노릇노릇하게 구운 두부에 마늘과 대파를 듬뿍 넣은 양념장을 끼얹어서 먹기도 하고 마파두부를 만들기도 하고 깍둑깍둑 썰어서 황태국에 넣기도 합니다.


여름이면 콩을 갈아서 콩국수를 만들어 먹곤 하는데, 두부를 직접 만들어서 먹을 생각은 못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두유에 식초를 넣어서 두부를 만듭니다. 두부에는 간수를 넣어야만 하는 줄 알았는데, 꼭 그렇기만 한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단백질이 식초랑 만나면 몽글몽글 굳어질 테니 두부가 되지 말란 법은 없겠네요. 집에서 만들기에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간수 대신 흔한 식초를 넣어서 두부를 만든다면 두부 만들기가 한결 수월할 것 같습니다. 식초를 넣어 만든 두부는 어떤 맛일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고소아게는 이 책에서 처음 봤습니다. 두부를 낮은 온도에서 30분 이상 오래 튀겨서 고소하고 촉촉하다고 합니다. 촉촉한 유뷰를 생각하니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 책에는 풀무원에서 만든 고소아게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고소아게를 아직 본 적이 없는데 다음에 마트에 가면 찾아봐야겠습니다. 어떤 맛일지 긍금합니다. 한 번 먹어보고 싶네요.


평소에 요리책이나 블로그를 볼 때 큰술(테이블스푼)이나 작은술(티스푼), 컵 등으로 재료의 양을 표시하는 걸 봐왔기 때문에 ‘식용유 50㎖, 고춧가루 100g’ 이렇게 표시한 건 어색했습니다. 순두부 만드는 설명을 봐도 얼마만큼을 넣으라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더군요. ㎖단위로 계량할 수 있는 스푼도 있는 것 같았는데, 그 도구가 필요할 듯합니다. ‘참치 캔 1/2개’도 애매합니다. 참치캔의 크기가 여러 가지라서 말입니다.


생각한 것보다 훨씬 여러 가지 요리를 두부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책입니다. 이번 기회에 두부랑 조금 더 친해져 봐야겠습니다. 여름에 콩국수를 해 먹고 남은 콩이 아직 남아 있으니 베이직 두유랑 식초로 굳힌 두부를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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