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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솔로지 - 믹솔로지스트 김봉하의 칵테일 레시피
김봉하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소설책을 읽다보면 가끔 술 이름이 나오곤 합니다. 터프한 주인공이 술집에 가서 이런저런 술을 주문하지요. 몰트 위스키, 데낄라, 코냑, 브랜디, 럼주...
차이점을 알지 못하는 저에겐 소주와 청주, 막걸리, 맥주, 포도주를 제외한 술은 그저 ‘양주’일 뿐이었습니다. 이 책을 펼치면서도 술의 종류에 대해서 배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훌륭한 덤을 얻은 기분입니다.
몰트 위스키는 맥아만을 원료로 해서 위스키고, 코냑은 프랑스의 코냑 지방에서 생산된 브랜디고, 브랜디는 과일 발효액을 증류해 만든 술이고......
다음에 영화나 소설에서 누군가가 럼주를 주문하면 ‘음, 이 양반이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만든 술을 마시고 싶은 모양이군’하고 생각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과일을 자르는 방법과 사용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네요. 찹, 웨지, 슬라이스, 휠, 트위스트, 제스트..... 찹은 잘게 깍뚝썰기하는 것이고, 슬라이스는 세로로 반을 자른 다음 반원이 되게 자르는 것, 휠은 자동차 바퀴 모양처럼 둥근 모양을 살려서 자르는 것...... ‘웨지’는 그림과 설명을 보면서도 잘 이해가 안 됐지만 나머지는 알겠더군요. 농약을 뿌리지 않은 오렌지를 구할 수 있다면 껍질을 트위스트로 잘라서 이용해보고 싶습니다.
홈메이드 비타민 음료에 소개된 스쿼시...... 따뜻한 봄이나 더운 여름이 되면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음료입니다. 먹고 싶은 과일 하나를 으깬 후 레몬즙과 설탕, 시럽을 넣고 스프라이트를 채운 후 잘 저은 다음 허브로 장식하면 완성! 어떤 과일이 좋을지 생각 중입니다.
배와 복숭아로 만든 신선한 과일음료는 구경만 해도 시원한 느낌이 드네요. 망고 봉고와 스트로베리 라운지, 포도 와인 펀치도 따라하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예쁜 잔이 필요하겠군요.
요거트 음료에 대한 부분은 기대에 많이 못 미쳤습니다. 가끔 집에서 직접 요구르트를 만들 때가 있기 때문에 이 요구르트를 이용해서 음료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책에서 소개한 요거트 음료는 요구르트를 이용한 게 아니더군요. 우유가 ‘산’과 만나면 몽글몽글하게 굳어지는 성질을 이용한 레시피였습니다. 그러니까 요구르트 맛(모양) 음료 정도 되겠네요.
아직 추운 2월이라 그런지, 얼음을 넣은 차가운 음료보다 ‘뱅쇼’가 인상깊었습니다. 겨울철 감기를 이겨내기 위한 프랑스 전통음료로 와인에 오렌지, 계피, 배 등을 넣어서 뜨겁게 마신다고 합니다.
159쪽에서 ‘블러디 메리’ 레시피를 보다가 ‘소금, 후추 한 자밤씩’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자밤’이라는 말을 처음 듣다보니 얼마만큼을 뜻하는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옆에 영어로 적힌 ‘Pinch’를 찾아봤습니다. ‘꼬집다’라고 적힌 걸 보고야 요리프로그램에서 ‘한 꼬집’이라고 하는 분량을 말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자밤 : (의존명사) 나물이나 양념 따위를 손가락 끝으로 집을 만한 분량을 세는 단위」
소주를 이용한 칵테일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1974 Pink'와 ‘로즈마리 소주에이드’ 두 가지 중에서 로즈마리 소주에이드를 따라해 볼 생각입니다. 집에 로즈마리 화분이 있어서 싱싱한 로즈마리 잎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주병에 로즈마리 잎 다섯 장을 넣어서 하루 동안 숙성한 다음 설탕시럽과 레몬즙, 미네랄워터를 넣어서 쉐이킹...... 로즈마리와 레몬이 어떤 하모니를 보여줄 지 기대됩니다.
20살 여름방학 때 한 달 동안 작은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그때 음료(?)를 담당하던 동료직원이 몇 가지 칵테일을 만들어주더군요. 여러 가지 재료가 만나서 상상도 못했던 맛을 만들어내는 게 어찌나 재밌고 신기하던지요. 한동안 그 친구에게 배운 칵테일을 얼렁뚱땅 만들어서 마시곤 했었습니다. 지금은 그때 배운 방법을 다 잊어버렸지만 이 책을 보니 다시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여름이 오면 차가운 얼음을 듬뿍 넣은 포도 와인 펀치를 만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