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살림의 여왕/좋은여행 나쁜여행 이상한여행>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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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행, 나쁜 여행, 이상한 여행 - 론리플래닛 여행 에세이
돈 조지 지음, 이병렬 옮김 / 컬처그라퍼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 ‘여행’이라고 이름을 붙일 만 한 나들이를 다녀온 게 언제였나, 곰곰이 또 곰곰이 생각을 해봤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까지 생각나는 게 없네요. 젊었을 때(?)도 여행을 썩 좋아하지 않았지만 요즘은 더 심해져서 ‘집’과 사무실만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휴가 때도 ‘휴가 때 뭘 할거냐’는 동생의 질문에 ‘엄마한테 아이 맡겨두고 실컷 늦잠자고 낚시하고 추리소설 몇 권 읽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답니다. 결국 사정이 생겨서 낚시는 못했네요.
이 책은 세계적인 전문 여행작가들과, 세계적인 여행가이드북 론리플래닛 홈페이지에서 후원한 여행 수기 공모 대회를 통해 응모한 작가들의 여행기를 엮은 에세이입니다. 모두 31편의 짧은 글이 들어 있네요. 글이 시작될 때마다 제목 아래에 지도로 나라와 지역을 보여줍니다. 지도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말고는 찾을 줄 모르는 사람에게 고마운 일이지요.
체코(프라하), 보츠와나(오카방고 삼각주), 인도(카자), 일본(후지산), 이탈리아(베네치아),
네덜란드(마스트리히트), 방글라데시(핑크 궁), 태국(치앙마이), 에티오피아(아디스아바바),
스페인(이비사 섬), 터키(셀주크), 아프카티스탄(카불)......
이탈리아가 제일 여러 번 나오더군요. 미국을 여행한 작가들도 몇 명 있구요.
(‘보츠와나’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서른 한 편의 이야기 중에서 ‘네덜란드 화장실’이 제일 기억납니다.
네덜란드의 ‘마스트리히트’라는 도시의 도서관에서 화장실을 찾은 작가의 고생(?)이 눈 앞에 보이는 듯하더군요.
여러분이 혹시 마스트리히트의 도서관에서 화장실에 갔다면 화장실 문에 손잡이가 없다고 놀라거나 동전을 넣지 마십시오. 대출반납대에 ‘화장실 문 손잡이’가 있답니다. 그리고 또 아무리 급하더라도 화장실에 들어갈 때 손잡이를 잊으시면 안 됩니다. 안에도 손잡이가 없다는 군요. 손잡이가 없으면 안엣어도 문을 열 수 없답니다.
그리고 ‘메모를 남겨 주십시오’도 재밌었습니다.
인도 캘커타 공항 ‘덤덤공항’의 수하물 보관소에 대한 불만사항의 역사(?)를 보여주는 글입니다.
1958년부터 반세기에 걸쳐 수백 페이지에 걸쳐 똑같은 불만사항이 얽혀있는 책(?)이 있답니다.
지금은 덤덤공항이 ‘네타지 수바스 찬드라 보세 국제공항’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하네요.
책을 계속 읽다보니 실수담이나 황당한 이야기가 많아서 좀 심심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직접 이런 일을 겪었다면 절대 심심할 수가 없겠더군요.
이 책에 나온 나라를 여행할 계획이 있는 분이면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 이 책에 나온 여러 나라를 여행하게 된다면 한 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