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심리학 분야 스테디셀러인 <프레임> 개정증보판이 출간되었다. 세련된 양장 스타일로 바뀌었다. 부가된 내용은 1장, 5장, 6장으로 프레임 개념 이해를 심화시키고, 상황 프레임을 다루는 데 중점을 두었다. 개정증보판이란 설명이 무색하지 않다.



책은 인간의 인지, 선택, 행동, 자기계발 등 프레임을 다방면으로 다룬다. 심리학을 바탕으로 간 학문적 이해를 돕고, 이론과 실험 성과를 근거로 주장한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프레임을 리프레임하라." 세상을 지혜롭게 보는 관점과 행동 변화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 덕분에 스테디셀러라는 영광을 누렸다. 10년 만에 출간된 개정증보판이 기대되는 이유다.



프레임은 무엇인가. 인간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지 않는다. 웬만하면 다 아는 진리다. 나름의 잣대와 시각으로 바라보고 판단한다. 이 틀이 프레임이다. 철학적 정의는 "사람의 지각과 생각은 항상 어떤 맥락, 어떤 관점 혹은 일련의 평가 기준이나 가정하에서 일어난다. 그러한 맥락, 관점, 평가 기준, 가정을 프레임이라고 한다."(p. 27)이다. 한마디로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이다.(p.26) 결국 프레임에 따라 세상을 지각하고, 생각하며, 선택하고 행동한다.



예컨대, 반 잔의 물이 있다. 한 명은 물이 반밖에 없구나 하는 반면, 한 명은 물이 반이나 차 있구나 한다. 식상한 예지만, 프레임은 개인이 어떻게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는지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사례다. 프레임은 삶의 행복도와 가치관, 선택과 판단 근거가 된다. 특히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 편향', 사건이 일어난 후에 마치 예견했다는 듯이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사후 확신 편향' 같은 선입견, 가치관과 관련된 다양한 심리적 오류를 범하며 살아간다. 본인은 공정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사람은 자기중심적 사고가 프로세스 되어 있다. 일상의 경제적 선택에서도 어리석은 판단을 하며 아까운 돈을 낭비하기 일쑤다. 인식 틀인 프레임은 얼마나 중요한가.



개인의 인지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의도에 따라 프레임을 유도하기도 한다. 기업이 왜 그렇게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가. 제품명을 짓고 이미지 홍보에 고심한다. 고객에게 긍정적인 소비 프레임을 남기기 위해서다. 설문 조사도 마찬가지다. 질문 방식, 단어 선택, 질문 순서에 따라 조사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조사 프레임에 따라 응답자가 반응하는 것이다. 2002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지지도 조사를 하기로 했고, 방식과 질문 등을 결정하는 동안 치열한 물밑 접전이 벌어진 사건은 유명하다. 언론 매체는 어떠한가. 언론사마다 의제 선정과 논조가 다르다. 은연중에 각종 이미지, 주장에 생각 없이 노출된다면, 무의식적으로 특정 의견에 부합하는 프레임이 형성된다.



사람은 대체로 사건 혹은 행동 결과에 대한 원인을 찾을 때, 개인 성향처럼 사람에게 원인과 귀책을 돌리기를 좋아한다. 자기 의지대로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실험 결과는 이를 부정한다. 스탠리 밀그램이 벌인 '불합리한 권위에 대한 복종', '방관자 효과' 등 근거는 수없이 많다. 바로 '사람 프레임'보다 '상황 프레임'이 사람의 선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동기임을 시사한다. 우리는 스스로 판단한다고 생각하지만, 다양한 환경적 자극과 요인들에 의하여 의식, 혹은 무의식적으로 움직일 때가 많다.



지혜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 현실을 더욱 정확히 인지하고, 상황에 주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으며, 나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프레임. <프레임>은 '지혜로운 사람의 11가지 프레임"을 제시한다.



1. 의미 중심의 프레임을 가져라.

2, 접근 프레임을 견지하라.

3, '지금 여기' 프레임을 가져라.

4. 비교 프레임을 버려라.

5. 긍정의 언어로 말하라.

6.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

7. 주변의 물건들을 바꿔라.

8. 소유보다는 경험의 프레임을 가져라.

9. '누구와'의 프레임을 가져라.

10. 위대한 반복 프레임을 연마하라.

11. 인생의 부사(副詞)를 최소화하라.



이다. 그리고 프레임이 가지는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자기중심적인 편향 프레임, 오류투성이인 선입견과 편견 프레임, 선택과 행동이 자기 의지대로 통제된다는 자신감 프레임,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프레임을 리프레임하되, 겸손해져야 한다. <프레임>이 말하는 가장 큰 지혜는 자기 프레임이 가진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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