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한 저울 세상 샘터어린이문고 75
홍종의 지음, 달상 그림 / 샘터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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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멋진 글로 세상과 사람들을 만나는 작가가 꿈이었다"는 홍종의 작가님은 작가등단후 27년 동안 이 책의 구성상 책의 말미에 '작가의 말'이라는 꼭지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작가로서 꼭 풀어내어 우리 친구들에게 알려 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어요. 일제강점기에 경상남도 진주에서 일어났던 실질적인 신분제 폐지를 위한 귀중한 인권 운동인 형평 운동이지요. 그러나 어떤 형식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꾸밀지 고민이 많아 차일피일 미뤄 둔 커다란 숙제였답니다."(p.149)라고 소회를 밝힌다.

'달상'이라는 일러스트레이터님께서 아이들이 좀더 재미있게 이 귀중한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 영상 같은 삽화를 그려주었다.

총 151쪽 분량의 이 책은, 열두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하여 역사 대대로 최하층민이자 가장 천대를 받았던 백정의 자녀인 우레와 들내를 통해,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평등 사회를 꿈꾸며 펼친 '형평 운동'으로 훌쩍 성장한 '강대성'과 '민정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레(이대성/강대성) : 아이들에게는 '글자 버러지'라는 별명으로, 어른들에게는 '글자 귀신이 들렸다'라고 불릴만큼 글자만 보이면 읽고 쓰고 하며 배움에 대한 열망이 큰 아이. 백정인 아버지 이춘복의 자식으로 태어나 이름도 그냥 태어날 때 울음소리가 우렁차서 '우레'라고 지었다고. 후에 교회에서 곤경에 처한 우레네 가족의 편을 들어 주며 연을 맺게 된 '강씨 어른'의 도움으로 서당에서의 한 차례 입학을 거절당하고 면목없는 훈장이 지어 준 이름 '이대성'대신 강씨 어른의 호적에 올라 '강대성'으로 개명한 뒤 마침내 보통학교에 입학한다. 이후 형평운동의 취지를 알리는 알림 그림의 주인공이면서, '주지(主旨)'를 발표한다.

-들내(민정애) : 우레와 단짝이면서 그림 솜씨 좋은 아버지의 손재주를 물려 받아 수제 '가죽신' 제작 솜씨가 탁월한 아이. 요즘으로 치면 페미니스트 기질이 다분한, 남녀 성차별에도 민감해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후에 '차별 없는 좋은 나라'인 교회로 우레를 인도한다. 또한, 강씨 어른과 앨슨 전도사를 위해 손수 제작한 가죽신을 각각 선물한다. 그리고 우레네가 속한 지역에서 발생한 '형평 운동'은 금새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아버지를 따라 우레, 강씨 어른과 함께 기차를 타고 타지역 형평사 집회에서 자신에게 관심을 두지 않자 토라져 기어이 알림 그림에 자신이 들어가겠다고 우겨대는데...

-이춘복(우레 아버지) : 백정으로서 푸줏간을 운영한다. 신분은 백정이지만 부(富)를 이루어 주변 상가들의 주인이었다. 요즘으로 치자면 건물주인 셈이다. 그러나 백정이라는 천한 신분을 아들 우레에게만은 물려주고 싶지 않아 서당 훈장에게 돈까지 주며 우레를 받아줄 것을 청했으나, 끝내 입학을 거부당한 사실에 속상해하던 중, 아내의 권유로 찾아간 교회에서 호형호제할 아우 '강씨 어른'을 만나서 아들 우레를 '강씨 어른'에게 입적시켜 '강대성'이란 이름으로 보통학교에 입학시킨다. 후에 '강씨 어른'과 함께 '형평 운동'을 주도한다.

-지덕심(우레 어머니) : 아들 우레의 공부에 대한 열망을 알기에 서당으로 우레의 입학을 타진하러 가지만, 서당 머슴에게까지 백정이라고 무시를 당하고 급기야 훈장에게 입학 거절까지 당한다. 대신 남편 이춘복에게 받은 돈이 있으니 이름이나 지어주겠다며 생색내듯, '큰 대(大), 소리 성(聲)'이라는 이름만 받아온다. 들내와 함께 교회에 다니다가 차별없이 환대하는 앨슨 전도사를 만나서 아들 우레와 남편 춘복까지 교회로 이끈다. 아들을 강씨 어른에게 입적시킬 때에도 적극 나서서 남편을 설득한다.

-강씨 어른 : 신문을 만드는 사람. 백정이 천한 신분이라며 무시당하고 제대로 된 이름을 가질 수도,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도 없는 처지를 딱하게 여겨, 양반임에도 백정인 춘복에게 '형님'이라 부르며 깍듯이 대한다. 배움에 대한 열의가 넘치는 우레를 자신의 호적에 올려 보통학교에 입학시킨다. 후에 형평 운동을 주도하며 형평사 조직의 핵심적 역할을 한다.

-앨슨 전도사 : 서양인으로서 한국에 온 전도사. 당시 일제 강점기에 교회에서 하나님의 신도로 백정인 이춘복네 가족을 비롯한 백정들도 모두 한 예배당 안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했다. '하나님 앞에서는 모두가 다 똑같다'는 교리를 전한다.

-민덕삼(들내 아버지) : 자유분방하고 거침없는 딸이 때론 겁나는 들내 아버지, 민덕삼은 그림 그리는 재주를 발휘하여 형평 운동의 '알림 그림'(요즘으로는 포스터) 제작을 담당했다. 실사에 가까운 그림 솜씨로 우레를 주인공으로 하는 알림 그림을 그렸다. 그래서 지역에서 성공한 '형평 운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 강 어른, 우레와 함께 달래를 데리고 기차를 타고 이동한다.

-삼칠이(동네 형) : 이춘복의 푸줏간 일을 돕는 백정. 시장통 아이들의 '백정'이라는 놀림에 하루는 무리의 아이들 중 한 녀석을 때렸다는 이유로, 나중에 째보를 포함한 아이들이 찾아와 보복하려하자 마침 손에 들고 있던 낫을 들고 위협을 하여 쫓아내기도 한다. 후에 형평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째보(김철기) : 우레보다 세 살 위인 형. 보통학교에서 우레와 같은 반이 되어, 처음에는 우레에게 시비를 걸기도 했지만, 시다마 담임 선생님에게 반 아이들 훈육의 본보기로 허구헌날 뺨을 맞는 등 폭행을 당한다. 형평 운동에서도 사람들에게 구호를 유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우레와 돈독한 사이가 된다. 그러다 시다마 담임 선생님께 형평 운동 주동자로 지목된 강대성을 대신하여 또 뺨을 맞던 날 학교를 그만 둔다. 그러면서도 백정이라 놀리는 아이 이규철을 피가 나도록 때려 체포 대상이 되어 찔레덤불 깊숙한 굴에 숨어있다가 우레에게 아버지와 독립군에 들어가서 일본에게 나라를 뺏긴 조선을 되찾는 일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고백한다.

-철물점 아저씨(째보 아버지) : 이춘복에게 아들 철기와 함께 만주로 가서 독립군이 되어 조선 독립에 힘을 보태겠다고 고백하고 만주로 떠난다.

-시다마 담임 선생님 : 일본 유학파 출신 조선인. 반에서 동급생들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철기를 본보기 삼아 별 이유없이 폭력을 일삼는다.

이 책은 줄거리는 비교적 간단하기에 줄거리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분석해보았다. 이 역사동화의 중심 주제는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인권운동인 '형평 운동'이다. 학창 시절 국사 시간에 배웠던 것 같기도 한데 공부를 대충했던 탓인지 다소 생소한 개념이었다. 이런 독자들과 어린이 독자들을 위해 '덧붙이는 글' 꼭지에서 '형평사와 형평운동'에 대해 쉬운 언어로 설명해주고 있다.

"1894년, 갑오개혁으로 조선 시대의 신분 제도가 공식적으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신분 차별이 계속되었습니다.(...중략) 이런 상황에서 백정들은 더욱 평등한 사회를 꿈꾸었습니다. 그 결과, 1923년 진주에서 백정 신분을 해방하기 위한 단체가 설립되었습니다. 바로 '형평사(衡平社)'입니다. 저울 형(衡), 공평할 평(平). 말 그대로 저울처럼 공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단체이지요. 이 단체가 주도하여 '형평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백정뿐만 아니라 평민과 양반도 참여한 이 운동은 경남 지방에서 시작하여 전국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농사를 짓던 사람부터 어린 청년들 그리고 여성까지 성별과 계층에 상관없이 이 사회 운동에 참여했지요."(본문 pp.146-147)

신분 해방 운동이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인권 운동인 형평 운동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었다는 저자는 "2023년은 형평사 창립 100주년이에요. 이 작품을 통해 우리 모두가 형평 운동의 진정한 의미를 알았으면 해요. 그리고 우리 스스로 어떤 조건과 환경에도 차별받지 않고 또한 차별하지 않는 공평한 삶을 누렸으면 좋겠어요."(p.151)라고 강조한다.

오늘날은 신분제는 사라졌지만 학력차, 빈부차나 성별차에 의한 차별은 엄연히 존재하고, 신체적·정신적 장애자에 대한 차별과 이주 노동자나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등 차별의 형태가 조금 더 정교하고 미세해졌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이 책의 주요 독자층일 초등학생에게 세상의 많은 차별 사례를 일일이 열거할 순 없지만,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식탁에 오를 고기를 먹기 좋게 자르고 손질하는 일을 기꺼이 업으로 해오신 이 땅의 많은 이춘복님과 가죽제품을 손수 일일이 맞춤 제작하시는 민정애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이야기하면 좋겠다. 세상에 함부로 무시해도 좋은 사람은 없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인권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니 아이에게만 읽히지 말고 온 가족이 함께 보시면 좋겠다.

본 서평은 샘터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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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행동사전 - 당황하지 않고 새 시대를 사는 법
김병권 외 지음 / 산현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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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후와 환경, 과학 분야의 전문가 5인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계량화된 수치와 그래프 등을 사용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일종의 '기후위기 백과사전'이라 하겠다.

1부와 2부로 나누고, 각 3장으로 재분류하여 기술한 목차는 가독성을 높였다. 게다가 꼭지당 기후 관련 용어들을 중심으로 세부적으로 기술하고 있어서 지구과학을 배우는 학생 이상의 연령대 독자들은 누구나 읽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기후위기에 대한 도서로서 역시 속지에 해당하는 부분에 '재생용지로 만든 책'이라는 표시가 눈에 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와 '장'이 나뉘는 부분에는 초록색을 사용하였고 이해를 돕기 위한 그래프와 자료 사진 등은 다양한 생과 실사로 실어 두어 시선을 집중시킨다.

또한 각주와 매 한 꼭지의 주제가 끝나는 부분의 '더 찾아보기' 코너는 초록 글자색이어서 통일감을 부여했고,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1부, 지구 기후 변화와 인간

1장-지금 지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크게는 '지구온난화'로 규정할 수 있겠지만, 이 장에서는 세부적으로 해양온난화, 해양산성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영구동토가 해빙하는 현상들을 용어 해설과 함께 여러 참고 문헌, 사진 자료 등을 통해 생생하게 심각성을 부각시킨다.

2장-왜 지금 지구의 기후가 변화하는 걸까?

학창시절 지구과학이라는 과목에서 열심히 배우며 외웠던 '지권, 수권, 대기권, 생물권'의 개념이 등장한다. 이러한 각 권역들의 상호작용방식을 이해하고 과학적으로 관찰한 정보를 해석하여 앞으로 벌어질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 기후 시스템을 이해한다는 것이라고 전제한다. 이와 관련하여 '가이아 이론', '온실효과', '복사 에너지' 등의 개념을 알 수 있고, 지구온난화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화석연료', '온실가스', '에어로졸' 등도 언급하고 있다.

3장-지구에 출현한 인간과 그 발자국

지구의 역사가 약 46억 년 전 우리 은하의 변두리에서 시작되었다고 일러주며, 마지막 대멸종은 약 6,600만 년 전, 소행성 충돌로 인한 극심한 기후변화와 해양산성화가 일어나서 발생했다고. 이러한 지구 대멸종이 여섯 번째로 일어날 것에 대해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있다고 한다.

"인류에 의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이는 기후변화를 불러와 기존 생명체들에게 괴멸적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먼지에서 지적인 고등동물로 진화하기까지 숱하게 많은 우연과 행운이 함께했고, 그 결과가 현재의 생태계 다양성인데, 아마도 이런 우연은 다시 일어나기 힘들 것이다. 그만큼 소중하고 경이로운 지구가 생물 절멸의 위기에 놓여있는 셈이다."(본문 pp.115-116)라고.

2부, 기후위기 대응 행동

1부가 기후위기의 실상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을 기술하고 있다면, 이번 2부에서는 전 세계적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구체적 실행 방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1장-전환의 큰 그림

지구 평균 온도가 2°C상승이 임계점이므로 1.5°C~2°C 사이를 유지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2015년 12월 파리에서 채택되고, 2016년 4월 뉴욕에서 서명된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은 2016년 11월 공식 발표되었다고. 이 협정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선진국에마너 부과하던 기존의 교토 의정서Kyoto Protocol 체제를 넘어, 모든 국가가 자국 상황을 반영하고 참여하는 보편적 체제를 마련했다는 의의를 지닌다.

합의된 목표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C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가급적 1.5˚C로 제한한다는 것이다."(본문 p.143)라는 내용임을 소개한다.

또한 '생태경제', '도넛경제', '순환경제', '커먼즈 기반 경제' 등을 소개하며, 과감한 전환이 필요함에 따라 1987년 9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된 국제회의에서 24개국과 유럽경제공동체EEC간에 <오존층 파괴물질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가 정식 국제협약으로 채택되었음을 일러준다. 그 내용은 "의정서에 의거해 개도국이 아닌 당사국은 1999년까지 프레온 가스로 대표되는 염화불화탄소의 생산량과 소비량을 50%감축해야 했다. 이 의정서는 현재까지 4차례의 개정을 거쳐 총 96종의 오존층 파괴물질을 규제대상물질로 정했는가 하면, 생산량과 전폐일정도 확정했다. 염화불화탄소보다 값싼 대체물질로 개발된 HCFCS에 대해서도 잠재적인 악영향을 인정해 2030년까지 전면 폐기하도록 규정했다."는 것이다. 이토록 기후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관점의 산업구조에 대한 과감한 전환이 절실함을 강조한다.

2장-기후위기 대응 정책

사실 나도 작년 대선 후보 토론시 여러 후보 사이에 공방이 오가던 'RE100'에 대해 몰랐었는데 이 책을 보며 알게 됐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협약으로, 2014년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Climate Group'이 주도하고 있다. RE100 협약에 가입한 기업은 재생에너지 100% 달성 목표를 정하는데 해당 기업이 직접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는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납품받는 부품 등에 대해서도 재생에너지 100%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가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본문 p.204)라고 설명하고 있다.

앞 장에서는 경제적 측면의 인식 전환에 대해 논의했다면, 이번 장에서는 직접적으로 에너지 전환에 대해 설명하는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탈화석연료가 중요한 지금 시점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과 전기화electrification가 중요한 과제들이라고. "전기화는 에너지원을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본문 p.207)고 설명한다. 이 밖에도 여러 매체를 통해 한번쯤은 들어봤을 '탄소가격제도'나 업사이클링과 같은 개념 등을 통해 각국의 정책적 변화를 주문한다.

3장-기후시민으로 살아가기

나를 비롯한 독자들과 같은 일반인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과 행동철학을 가져야 할지 이야기한다.

'지구'는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로서의 세계이니, 기후위기에 처한 지금의 상황에서 자신과 이웃과 모두가 잠재적 피해자이고 나아가 희생자도 될 수 있음을 깨달아 기후위기나 기후행동 토론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후활동가의 역할을 할 것을 주문한다.

또한 자본주의 체제 변화 또는 전환이 필요하고 '우리 자신, 다른 공동체들, 그리고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에콰도르의 '수막 카우사이'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아울러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1.5˚C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소개하며, 법정 스님의 "행복의 비결은 필요할 것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내가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만큼 자유로운가에 달려 있다."(본문 p.318)는 말씀을 따라 '제로 웨이스트'실천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1) Refuse 필요하지 않은 것은 거절하기

(2) Reduce 필요하며 거절할 수 없는 것을 줄이기

(3) Reuse 소비하면서 거절하거나 줄일 수 없는 것은 재사용하기

(4) Recycle 거절하거나 줄이거나 재사용할 수 없는 것은 리사이클링 하기

(5) Rot 나머지는 썩히기/퇴비로 만들기

이처럼, 기후위기의 실태와 그에 대응하는 정부나 사회, 개인의 인식 변화와 실천 노력을 한 권에 담아냈다. 최대한 객관적 자료와 자세한 용어 설명을 부기해주어 과학분야도서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에 충분하다. (책 말미에 '단위안내'와 '찾아보기'도 참조) '기후위기'가 띄어쓰기가 아닌 고유명사처럼 한 단어로 쓰이게 된 것만 보더라도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습관적으로 '기후'와 '위기'를 거리두기 하려던 행태를 이제는 좀 바꿔보자.

책 속 거창한 이론이나 과학용어들을 죄다 기억할 순 없겠지만 각 개인이 일상에서 플라스틱 음료 용기 대신 개인 물병을 사용하고, 쇼핑할 때는 비닐봉지나 종이백 대신 장바구니를 챙겨서 구매물품 담아오는 정도의 간단한 실천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나는 육식을 별로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채식 위주의 식단'은 환영한다. 다만 다른 식구들을 위해 주 2~3회 정도는 육류나 생선을 올릴 수밖에 없다. 대신 음식을 남기거나 버리는 일은 앞으로는 절대 없도록 하겠다.

자, 이 책 한 권으로 갈수록 피부로도 느껴지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가족들과 진지하게 대화와 토론 한 번 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의 과학 학습에도 가족들의 현명한 소비에도 분명 도움이 될테니.

본 서평은 산현재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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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관부재판과 할머니들 - 일본의 관부재판 소송 지원 모임과 한국의 피해자 할머니들이 함께한 28년의 기록과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하나후사 도시오.하나후사 에미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책숲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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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인 시민운동가 출신 부부인 '하나후사 도시오'와 '하나후사 에미코'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법 성립을 목표로 활동하며 기록한 저작물이다.

대부분의 도서들은 저자 소개를 책날개부분에 싣고 있는데, 이 책은 맨 뒷부분에도 번역자 소개까지 함께 재차 실어줌으로써 번역자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저자들은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1992년 12월 25일, '부산 종군 위안부·여자근로정신대 공식 사죄 등 청구소송'의 재판을 '관부재판關釜裁判'이라 부르기로 결정한 이후, 28여 년간 꾸준히 피해 할머니들의 소송을 돕고 있다. '시작하는 글'에서 저자 부부는 "이러한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길은 한일 양국의 지속적인 대화와 피해자들에 대한 분명한 해결책일 것입니다."(p.7)라며, 국가적 차원의 신뢰 관계 회복과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 사과 등 가해국 일본의 '위안부'문제에 대한 입법 활동을 촉구하기도 했다고.

총4부로 구성된 목차를 소개하기 전, 관부재판에 참여한 피해자 원고 할머니 열 분의 명단을 공개한다. '위안부' 피해자이신 하순녀, 박두리, 이순덕 할머니 세 분과 근로정신대 피해자이신 유찬이, 박so, 박su, 정su, 강yo, 이yo, 양금덕 할머니 일곱 분을.

1부, 영화 《허스토리》와 관부재판에 대해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관부재판'에 대한 명칭의 유래를 설명한다.

"'관부재판關釜裁判'은 오래전, 원고들('위안부' 피해자 3명,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7명, 총 10명)이 고향을 떠나와서 깊은 상처를 받았고, 그분들에 한 맺힌 해협이 재판을 위해 오가는 동안 희망의 해협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명명한 것"(본문 p.25)이라고 하여, 지명을 한 글자씩 따서 '관부재판'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이 소송의 정식 명칭은 '부산 종군 위안부·여자근로정신대 공식 사죄 등 청구 소송'이다.

한편, 영화 《허스토리》가 이 관부재판을 기반으로 한 내용임에도 오류가 상당하여 항의서한을 제출했다고 한다. 저자들은 주요 문제점 세 가지를 언급한다.

① "정신대=일본군 '위안부'"라는 한국 사회의 오해를 다시 확산시킬 만한 우려를 안겨 준 점.

② 당시의 일본 사회를 혐한 감정이 만연해 있는 듯이 그린 점.

③ 스스로 전후 책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진심으로 일본 사회를 바꾸려 했던 변호인과 지원모임의 활동이 누락된 점.

이라고.

아울러 '한국에서는 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정신대 피해자와 동일시하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역사적으로는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기 전, 조선에서는 정보가 통제되었던 탓에 여자근로정신대 원고들은 사전에 일본의 어느 지역, 어떤 공장에 가는지 전달받지 못했고, 당시 일본의 탄광의 조선 음식점들에는 조선에서 끌려온 여성들이 매춘을 강요당하던 상황이었기에 여자근로정신대를 '위안부'로 혼동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한 혼동은 1990년대 초반,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 외교 문제로 부상되면서 더욱 심화됐는데, 과거 한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응하는 단체의 명칭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였던 것에서 알 수 있듯, 한국 사회에서 정신대는 곧 일본군 '위안부'라는 인식이 미야자와 총리 방한 당시 매스컴의 자극적인 보도로 가중되었다는 지적을 한다.

2부, 관부재판의 과정과 후지코시 소송

이번 편에서는 야마구치 지방재판소 시모노세키 지부에 소송을 제기한 것을 시작으로, 소송을 시작한 지 5년 4개월, 스무 번의 구두 변론을 거쳐 1998년 4월 27일 판결의 날에 저자들의 표현에 의하면 '획기적인 승소 판결'이 내려졌다고 한다.

우선 위안부 원고들의 진술과 공술의 신빙성을 인정했다는 1993년 8월 4일, 당시 관방장관이었던 고노 요헤이씨가 발표한 일명, '고노 담화'를 인용하며, 그 담화로부터 3년이 경과한 1996년 8월말의 시점에서는 위 입법을 추진해야 하는 합리적 기간 경과로 입법 부작위에 의한 정신적 손해 배상 청구권을 인정했고, 손해배상액은 인당 각 30만엔으로 산정한다는 취지라는 것.(본문 pp.92-97 판결문 참조)

이후, 2001년 3월 29일, 히로시마 고등재판소 판결 패소, 2003년 3월 25일, 최고재판소 기각 결정 통지문을 받았다고.

한편 2000년 7월 11일, 최고재판소에서 제1차 후지코시 소송의 화해가 이루어졌다고, 제2차 후지코시 소송을 2007년 9월 19일, 패소 판결을 시작으로, 그 후 나고야 고등재판소 가나자와 지부 재판, 최고재판소 재판(2011년 10월 24일)에서 연이어 패소 판결이 났다고.

그리고, 2012년 5월 11일, 한국 대법원은 미쓰비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서 원고 패소의 1심, 2심 판결을 파기하고, 고등법원으로 환송해 획기적으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2013년 2월 14일, 후지코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원고들도 서울 지방법원에 제소하여 2014년 10월 30일에 마침내 승소하였다고 한다. 이는 일본 제소 후 무려 22년이 지난 거라고. 그리고 2019년 1월 18일, 서울 고등법원에서 승소하여 3월 26일에 한국 내 후지코시 자산을 압류하고, 5월 1일에는 한국 내 자산 매각 명령을 신청했다. 안타깝게도 원고 6명 중 박so 할머니, 성s 할머니, 유찬이 할머니, 박su 할머니는 한을 풀지 못하고 이미 돌아가신 후였다고.

3부, 새로운 싸움

이번 편은 일본이 해방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행하고 있는 '역사교과서 왜곡'과 관련하여 전개한 여러 의미있는 활동을 열거한다. 1992년 한국을 방문한 미야자와 총리는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진상 규명을 요청받고, 1993년 8월 4일 고노 관방장관의 담화 발표 이후,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이하 '국민기금')이란 명칭으로 1995년 7월, 재단 법인으로 발족되어 1년 동안 국민을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펼쳤다고. 이와 더불어 1994년 8월 19일자 《아사히신문》1면에 "전 위안부에게 '위로금(미마이킨)', 민간 모금으로 기금 구상, 정부는 사무비용만, 직접 보상을 피한다."라는 기사가 실렸고, 이 소식을 접한 이순덕 할머니는 일본어로 고성을 질렀단다.

"나는 거지가 아냐! 여기저기서 모금한 돈을 내가 왜 받아! 그런 거지 같은 돈은 안 받아! 일본 정부가 확실하게 사죄하고, 내 앞에 와서 돈을 받아달라고 하면, 그땐 기꺼이 받지"(본문 p.146)라고.

이후 1997년 당시 일본의 총리였던 아베 신조를 비롯한 역사수정주의자, 보수파 정치인과 연구자들을 고노 담화를 비판하며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기 시작했다. '자유주의사관 연구회' 학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결성하여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서 '강제 연행', '종군위안부', '난징 대학살'과 같은 기술을 삭제할 것을 일본 정부에 요구하고 지방의회에서 의견서가 채택되도록 활동하는 동시에 새로운 교과서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이에 저자 부부와 의식있는 각지의 시민들이 모여 '전쟁 가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입법 운동'을 벌였으나, 아베가 이끄는 다수 의석의 자민당 내각하에서는 번번이 실패했다고. 심지어 2019년 한국 대법원에서 내린 '강제징용 피해자 판결'에 반발하여 반도체를 비롯하여 한국 기업에 대한 부품 수출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문재인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일본의 내셔널리즘을 끊임없이 부추겼다고 그간의 경과를 전한다.

한편,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의 유골 조사 진행'이라는 꼭지에서는, 일본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는 매장 또는 화장된 유골을 찾아 국내로 송환하는 절차까지 밟은 사례들도 전한다.

2011년은 '수요집회'가 1,000회를 맞는 해였음에도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4부, 관부재판의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한 28년

이 부분은 아마도 아내인 하나후사 에미코씨가 전담하여 기술한 내용인 것 같다. '전후 책임을 묻는다-관부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의 사무국 살림을 맡아 나눴던 원고 할머니들과의 교감과 추억을 회상하는 내용과 지원모임 회원들의 활동 소감을 소개하고 있다.

먼저, 돌아가신 할머니들은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셨던 박두리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원고, 피해지 대만), 부산에 사셨던 하순녀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원고, 피해지 상하이), 서울에 있는 '평화의 우리집'(정의연이 운영하던 피해자 쉼터)에 거주하셨던 이순덕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원고, 피해지 상하이), 박so 할머니(후지코시 원고, 서울 거주), 박sun 할머니(후지코시 원고, 부산 거주), 유찬이 할머니(후지코시 원고, 부산 거주). 이렇게 여섯 분이시다.

에미코씨는 원고 할머니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지만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활동에 녹화는 없다며, "유일한 후회라면 한글을 배우지 못한 것"(본문 p.280)이라고 소회한다.

지원모임 회원들 중 MJ씨는, 표면적으로는 일본과 한국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 한일 교류의 연장선이자 모임의 활동이 페미니즘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원고 할머니들에게서 고독과 불안, 분노의 감정을 발견하고 개인적 공감대가 생겨서였다고.

또 다른 회원 이노우에 유미씨는 10대 때부터 이웃나라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고등학교 때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었다고 회상한다.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재일한국인·재일조선인에 대한 차별을 알게 됐고, 의분을 느끼며 '이런 차별은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훗날 관부재판 지원 운동에도 참가하게 된 것 같다고.

하나후사 도시오씨는 책의 말미에 "원고들이 진정으로 바랐던 것은, 자신들이 입은 피해와 상처에 대해 일본 정부와 기업이 진지하고 마주하고, 제대로 대응하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배상으로 그 증거를 보여 달라는 것이었습니다."(본문 p.303)라고 기술하여 관부재판의 원고 할머니들께서 '진정한 사과'를 받고 싶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게 바라던 재판 승소를 이뤄내지 못한 채 한 분 한 분 떠나보낸 원고 할머니들에 대한 미안함도 고백한다.

'마치는 글'에서, 이 책 집필의 궁극적 목적인 '냉정한 역사 인식'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배외주의와 자국 제일주의의 감정적인 언설이 난부하는 매우 위태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전쟁과 식민 지배의 피해와 가해를 이야기할 때,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상대를 자극하지 않아야 합니다. 더불어 어떻게 하면 증거에 입각한 냉정한 역사 인식을 형성할 것인가를 고민히고, 그 결과를 공유하여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합니다. 이러한 잣로 향후 활동에 임할 것을 다짐하면서 피해자 개개인의 존엄이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염원합니다."(본문 p.311)라고.

방송에서 짤막하게 보도되는 내용만으로 한 때는 '정신대'란 이름으로 통칭되던 '위안부' 할머니들과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고통을 그저 '많이 힘드셨겠구나' 정도로만 짐작했다.

그러던 중 소녀상이 세워지기 시작했고, 수요집회도 꾸준히 개최하고 하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었으나 논문은 부담스러워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이번 도서를 통해 '위안부'와 '근로정신대'는 엄연히 다른 개념임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또, 최초 관부재판이 1992년 12월 25일 처음 제소되었다니······. 역사적 사실임에도 일반인인 나는 거의 모르고 있었다는 게 부끄러웠다. 그리고 2018년 10월 30일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이론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1인당 1억원 씩 배상하라는 대법원의 최종 확정 판결로, 근로정신대 원고 할머니들은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으나 올 봄 한국 정부는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일본 입장에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고, 제3자 변제만을 강행했다.

이 책은 일본인이 한·일 관계의 바람직한 관계 개선을 바라며 그 선결 과제인 일본 '위안부' 및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관부재판 소송 지원을 하게 된 경위와 진행 절차를 기록한 일종의 역사서이다. 저자 부부처럼 일본 정부도 전향적 입장에서 일제 강점기에 강제로 끌려가 온갖 능욕을 당한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한다면 일제 강점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무려 백 여년 넘는 두 민족간의 이념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고 긍정적 상호 협력 관계로 진전될 수 있을 텐데 안타깝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본 앞에만 서면 조선과 한국은 왜 작아지는지.

'위안부'와 '정신대'가 아직도 동일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꼭 이 책을 보시고 이번 기회에 확실히 개념 정립하시길...

본 서평은 도토리숲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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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하는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최태현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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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울대학교 법학(학사)과 행정학(석사)을 공부하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정책게획확(공공관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최태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님이다.

표지에서 책 속 화두들을 나열해 놓고, 본 제목은 코팅 및 음각 처리한 굵은 검은 활자로 디자인 돼 있어서 독자들에게 본문 내용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게다가 속지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표지 설명'까지 기재해두어 저자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각별함을 느낄 수 있다.

전체 413쪽 분량에 본문은 8장으로 구분하여 절망, 역설, 민주주의, 희망 등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정의하기 위한 개념을 설명한다. 다수의 인문ㆍ사회과학 서적들의 대부분이 '평어체'로 기술된 것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저자가 '경어체'로 서술하고 있다. 문장들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마치 강의실에서 저자 최태현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있는 청강생이 된 듯하다.

제1장-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 절망과 역설

이 책 전체에서 논의되는 개념인 '사회적 약자'와는 다른 '작은 자'와 '처방적 권력자'에 해당하는 '철인왕'에 대한 저자 고유의 정의를 소개한다.

"작은 자의 본질은 마치 비가 내리는 날 작은 우산을 들고 사람과 차들을 피해 천천히 길을 걷는 사람처럼 이 세상에서 많은 권력을 추구하지 않고 겸손하게 살아가는 존재, 이 땅의 작은 부분만을 차지하면서 많은 것을 소비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존재라고 하겠습니다."(본문 p.23)이라고 한다.

"'작은 자'와 달리 처방적 지식과 권력을 가지고 자신의 묘책을 이 세계에 구현하고자 하는 강렬한 의지를 지닌 이들을 '처방적 권력자'라고 불러봅시다. 우리에게는 이들을 지칭할 그럴듯한 개념이 하나 있습니다. 철인왕입니다."(본문 p.26)이라고 하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국가 혹은 정부가 바로 철인왕의 이미지를 입고 있습니다."(본문 p.28)라고 부연한다.

한편, 저자는 책의 전체적 구성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이 책은 일필휘지하기보다는 소제목을 활용해 본문을 다소 잘게 나누었습니다. 각 소제목 아래의 본문만 읽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본문의 논의가 기존의 제 논문에서 뻗어나온 경우 해당 논문 정보를 후주에 담았으니(딱딱한 글이긴 하지만) 추가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여러분은 본문을 처음부터 읽어도 되고, 소제목을 먼저 탐색하여 이슈 중심으로 읽어도 되고, 소제목을 먼저 탐색하여 이슈 중심으로 읽어도 좋을 것입니다. 많은 분량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생각이 모두 같을 수 는 없을 테니, 그 가운데 마음이 맞는 부분이 몇군데는 있기를 바랍니다."(본문 pp.48-49)라고.

제2장-들리지 않는 목소리

이번 장에서는, 우선 주권자인 국민이 선거로 선출한 대표자들의 집단을 통해 국가의 작동에 필요한 통치권을 국민의 이름으로 행사하는 제도인 대의민주주의에서 '대표'에 대해 알아본다.

반대로 참여민주주의는 공적 의사결정 과정에 다양한 속성과 다양한 규모의 시민단(보통 'mini-public'이라고 하는)이 관여한다.

또한 정부관료제의 대표 문제와 이러한 대표를 둘러싼 제도적 이슈와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에 대해 논의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민주주의를 위해 과연 무엇이 어떻게 대표되게 할 것인지,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민주주의가 작동하기 위한 마음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제3장-국가는 어디에 있는가

이 장에서는 현재 우리 사회의 합리적 도구로 이해되고 있는 국가관료제와 그 활동인 정책에 눈길을 돌려, 이들의 역설과 실패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1990년대부터 공적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주체의 다양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등장한 행정과 정책의 주체와 과정이 정부로붙 시장 혹은 시민사회로 확장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거버넌스'개념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오늘늘의 정교한 거버넌스는 문제의 복잡성에 대응하는과정에서 공공부문이 적응하면서 조직화된 결과입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대안을 작동시키는 제도의 복잡성은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거 역설을 발생시킵니다."(본문 p123)라고.

제4장-최후의 인간들이 머무는 곳

이번 장에서는 정부라는 조직의 작동원리를 둘러싼 민주주의적 쟁점들을 짚어본다. "특히 우리가 주목할 것은 조직 구성원으로 공무원들, 나아가 우리의 마음"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조직 헌신을 강요받는 공무원의 특성상 자신의 전문지식과 신념을 뒤로한 채 정권의 요구에 맞는 정책을 억지로 꾸역꾸역 만들어낼 때 그 마음에 갈등이 없을 수 없다. 그래서 정치적 중립으로서 '영혼 없는 공무원'인 것이고, 또다른 '영혼 없음'의 형태는 직업공무원제를 도입하여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하고 있는 현행 인사제도의 불가피한 결과 가운데 하나로서 발생하는 '복지부동'이나 '무사안일'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므로 저자는 "우리에게는 관료제에 대한 기능적 기대를 충족시키면서도 그 안의 관료-바로 우리 자신-를 비인간화하지 않는 길을 모색할 방안이 필요합니다."(본문 p.171)라고 강조한다.

제5장-우리의 왕이 되어달라

이번 장에서는 민주주의 제도하에서의 바람직한 리더의 자질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늘날의 민주주의는 입헌주의나 법치주의라는 제도에 의해 통치되는 체제이지만, 그 제도를 올바르게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바람직한 리더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담겨있다. 그리하여 왜 우리의 리더들은 때로 루리를 절망시키는가에 초점을 두고, 나아가 우리가 기대하는 리더와 우리의 태도, 그리고 민주주의 간 복잡한 역설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리더의 정치적 책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의 언어화'와 '의사 결정'이라고.

-목표의 언어화 : 리더가 한 집단의 목표를 '명확하게', '윤리적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 그러므로 모질고 어리석은 말들을 쏟아내는 리더들에게 절망감을 느끼는 것은 그 말들 자체가 그들이 자신들의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신호이기 때문

-의사결정 : 리더는 수많은 개별적 사례들로 이루어진 우리의 삶의 제도와 상황 속에서 어떤 상황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떤 제도가 적용되어야 하는지 등을 해석하고 결정하는 조직의 최종적 의사결정 주체라는 것.

문제는 이 결정을 내리지 않는 리더들이 존재한다는 것. 자신이 내려할 결정을 팔로워follower에게 미루는 유형과 정말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는 유형이 있다.

'능력주의'와 관련한 민주주의의 여러 폐해를 지적하며, 저자는, "일방적인 관계는 결국 정당성을 상실하고 자유를 앗아 갑니다. 그리고 그런 권력에 순응할 때 우리의 마음은 타락합니다. 능란한 정부가 아니라 평범한 국민에게 잘할 기회를 주는 것이 민주주의의 가치입니다."(본문 p.227)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복잡한 문제는 거대한 한 명의 철인왕, 즉 국가가 아니라 작은 수많은 시민들이 풀어가야 하는 거라고 저자는 새삼 강조한다.

제6장-민주주의의 마음

앞 선 네 장에서 이야기했듯 민주주의는 많은 역설과 한계를 가지고 있기에, 이 장에서는 테리 템페스트 윌리엄스의 "인간의 마음은 민주주의의 첫번째 집이다."라고 한 말을 중심으로 민주주의의 마음을 돌아본다.

첫째, 공정과 너그러움

-기회의 평등 : 시민들이 어느 정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유사한 수준의 기회를 누릴 수 있음을 의미

-과정의 공정 : 특정한 인물의 자의성이 아니라 누구나 예측가능하고 표준적이며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적의사결정이 진행됨을 의미

-결과의 정의로움 : 이러한 기회와 과정의 결과를 사람들이 마음에 수용할 수 있는, 누군가가 부당하게 더 가지거나 덜 가졌다고 생각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

-너그러움 : 일방적인 시혜나 마음의 '집행유예'가 아니라 타자를 인정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그의 처지에서 나온 행동을 끝까지 존중하는 것을 의미.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부분적 것이 아니라, 미움에 이르지 않고 각박함에 이르지 않는 것을 의미.

둘째, 마음의 부패

-권력과 마음의 부패 : 권력은 남용되기 쉽고, 남용되기 시작한 시점부터는 누구라도 그 권력의 부당함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상황을 빠져나올 길이 없다면 우리의 마음은 부패하기 시작.

-경제적 보상과 마음의 부패 : 외재적 보상을 통해 우리의 마음에 영향을 미치려 할 때, 그 금전적 보상은 일종의 마음의 '뇌물'bribe이며, 그것은 우리의 마음을 부패시킨다는 마이크 샌델의 주장을 소개.

셋째, 두려움과 사랑

-두려움과 혐오 : 권력을 쥐자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자기보다 더 강한 권력에 대한 두려움과 그 권력을 잃음으로써 지금의 통제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존재한다고. 혐오는 내 외부의 무언가가 나를 오염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에 기반하여 그 오염원을 멀리하고 거부하는 태도라고 설명.

-사랑 그리고 슬픔 : 민주주의에서 사랑이란 사람과 사람 간의 거리를 없애는 에로스적인 합일의 욕구라기보다 이해, 대화, 상상, 용서, 포용, 돌봄, 상호 신뢰의 기반이 되는 감정.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발현되는 가장 극적인 형태의 감정은 아마도 슬픔, 정확히는 고통을 공유하는 중에 나오는 슬픔일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 이미 정부의 개입전에 우리 마음속에 오랜 시간 상처를 남겨놓았기 때문에 슬픔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부연.

넷째, 위로

비통해하는 동료 시민들을 조금씩 응원하고, 그들이 지쳤을 때 위로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은 우리도 할 수 잇는,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강조.

제7장-공공성과 '작은 공'

저자가 이번 장에서는 감춰진 세계와 작은 자들을 포괄하는 공적 공간의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공성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이론적 관점을 담아 저자는 "공공성이란 "동료 시민을 인정함으로써 나오는 행동의 속성이자 그 행동이 빚어낸 물리적·사회적·관념적 결과물의 속성"입니다. 공공성에서 공公은 나와 다른 존재들과 어울림을 의미합니다. 공公적인 것은 국가나 정부와 같은 우리와 동떨어진 제도에 정부에 무엇을 맡겼는가에 달린 것입니다. 국가나 정부도 우리가 함께 구성하는 것이고, 우리가 함께(세금이나 노역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고, 그 결과를 우리가 함께 책임집니다. 따라서 공共할 때 공公한 것이고, 공公한 것이 공共한 것입니다."(본문 pp.300-301)라고 정의한다.

또한 '작은 공共'에 대해서도 저자는 "'작은 공'은 "국가 단위가 아닌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의 사람들이 '함께 하지만 그 이름으로 인해 억압되지 않는' 삶의 단위"로 정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의는 어떤 공共의 특성을 지칭할 뿐, 사람들이 연합하게 되는 매게, 즉 혈연이나 지연, 학연, 국적 등을 특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마을 단위의 자조집단도 작은 공일 수 있고, 도시의 임의집단도, 직장의 소그룹도, 조합도, 환유회도, 작은 공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구체적ㆍ일상적 삶에 착근되어 구성된 관계의 집합이라는 것입니다."(본문 pp.304-305)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말하지 못하는 '작은 공'의 사람들과의 개방적인 대화를 통해서 민주주의 처제에 부합하는 진정한 합의를 도출할 것을 주문한다.

제8장-역설, 선택, 그리고 희망

본론의 마지막 장이기도 한 이 장은, 앞 장에서 다루었던 내용들을 되새기며, "좀더 솔직하고 인간적인, 개인과 집단과 사회의 절망을 성찰할 수 있는 논의가 있어야 합니다. 불안한 희망이 유통되는 이 시대에 사회문제의 해결을 본령으로 삼는다는 학문이 절망을 성찰하는 것이 터무니없어 보일 수 있지만, 우리가 이 세상에 테마파크를 지으려는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절망에 대한 성찰이 희망의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답이 없다고 생각된다면 답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시민들이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본문 pp.340-341)라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나'다운 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덴마크의 쇠렌 '키르케고르'라는 철학자의 '단독자'이론을 소개하며.

'희망'을 절망의 다른 이름이라 칭하는 저자의 마지막 메시지로 이 책의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어조로 밝히는 소신을 들어보자.

"우리는 절망과 구분되는 희망을 품는다기보다는 절망하기에 희망할 수 있습니다. 희망은 절망이 틔우는 싹이자 꽃일 것입니다. 하찮은 절망이 아닌 운명적 절망은 우리가 순진한 낙관에 빠지지 않게 하는 희망의 방부제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희망은 생명의 방부제입니다. 이런 희망이란 절망이라는 어둠을 환히 비추는 밝은 빛 같은 '절망의 반대말'이기보다는 '절망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으로서 이 세계를 살아가면서 품을 수 있는 역설적 희망은 그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에겐 절망과 희망이 모두 필요합니다."(본문 p.370)라고.

'절망'으로 시작해서 '절망'을 언급하며 끝나는 이 책은 실은 절망의 이면인 '희망'을 더욱 간절하게 전하고 있다.

사회과학분야 도서에서는 보기 드문 '경어체' 사용으로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주제의 '정치적 담론'을 이야기하듯 편하게 풀어놓았다.

'민주주의'라는 허울좋은 체제를 내세우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독단적 의사 결정과 사회적 약자에게 '약자다움'을 당연하게 요구하는 풍토를 지적하며 '작은 자'의 목소리까지 담아낼 수 있는 '우리'라는 사회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가 제1장에서도 권하듯, 무려 23쪽에 달하는 '후주'부분도 챙겨 읽으면 좋겠다. 또한 평소 문학류만 주로 읽는 독자라면 소제목을 찾아보며 관심있는 주제를 찾아 발췌독을 해도 좋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현실을 개탄스러워 할 독자들이여, 모쪼록 이 책을 읽으며 '조용한 울림'을 느껴 보시라.

본 서평은 창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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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별맘의 쉬운 요리 -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집밥 레시피
최상희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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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요리책이 넘쳐나고 각종 SNS에서도 요리 영상을 검색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그간 봐왔던 요리책의 경우, 너무 고상하거나 격식있는 요리로 구성된 내용이 많다. 그러니 선뜻 구매하기가 망설여진다.

그러나 '금별맘'이란 별명으로 누적 방문객 7,500만 명에 빛나는 블로거이자 직장맘인 저자가 쓴 요리책이니 제목의 '쉬운 요리'라는 말에 신뢰가 간다. 게다가 이미 저서로 <직장인 10분 도시락>, <한 그릇 뚝딱! 골고루 아이 밥상>이 있으니 한 번 믿어보자!

요리책 답게 표지에서부터 먹음직스러운 한상이 시선을 끈다. 본문 속 '고등어 조림 덮밥' 레시피의 사진이다. 요즘 이웃나라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먹기가 꺼려지긴 하지만 평생 안 먹고 살 수는 없으니 이왕이면 직접 요리해먹으면 어떨까.

책에서는 PART1~PART5까지로 나우어 총 78가지 레시피를 소개한다.
또 본 레시피 공개 전, '쉬운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라는 꼭지에서는 평소 헷갈리기 쉬운 계량법, 관리가 힘들다고 알고 있던 스테인레스 팬 잘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또 '활용도 높은 육수 만들기', '진수성찬이 필요 없는 냄비밥 짓기'와 '누구나 할 수 있는 재료 손질법',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찜 조리법'도 일러주니 놓치지 말자!

PART1, 집에서 즐기는 브런치
토마토 달결 볶음으로 시작해서 달걀이 이름처럼 구름모양인 '클라우드 에그', 이탈리아 오믈렛 요리인 '시금치 프리타타'나 스위스의 대표적인 가정식, '뢰스티', 프랑스 요리 '크로크무슈'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샐러드류, 토스트류 등의 레시피도 일상에서 유용하게 자주 활용하면 좋겠다.

PART2, 하루가 풍성해지는 메인 요리
소위 유명 패밀리레스토랑의 메뉴이기도 한 폭립과 비슷한 '돼지 등갈비 구이'부터 제육 볶음, 오징어 볶음 같은 볶음류 레시피에 집집마다 꼭 한 가지 이상은 반찬통에 담겨있을 반찬 4종까지.
집밥의 진수인 메뉴들을 소개하고 있다.

PART3,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국물요리
역시 한국밥상엔 국과 찌개는 빠질 수 없다. '된장찌개, 된장국, 김치찌개'는 기본이고, 속풀이에 좋은 '조개탕', 짜글이, 일본의 나베요리 '스키야키'까지.
이 책에 나온 국, 탕만 한 번씩 만들어도 한 달 정도는 국, 찌개 고민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PART4, 간편하고 맛있는 한 그릇
이번 편은 주로 덮밥, 볶음밥류와 국수류를 소개한다. 가지밥은 식당에서도 판매하는 메뉴여서 얼른 해보고 싶지만 편식 심한 아들녀석 입맛에도 맞을지...

PART5, 가족이 함께 즐기는 간식
우리 가족은 과체중이상 체급이라 특히 전, 튀김 등 기름옷을 잔뜩 입은 음식들을 좋아하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감자튀김인 '오지 치즈 프라이'와 남편이 좋아하는 '만두 탕수', 내가 좋아하는 '갈릭 버터 새우'가 특히 눈에 띄었다. 이 책의 맨 마지막 메뉴인 '닭똥집(이왕이면 '닭모래집'으로 순화했으면 좋았을걸)튀김'은 아마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강해서 맨 마지막 레시피로 택하지 않았나 감히 추측해본다.

사실 요리책은 집에서 평소 주로 구매하는 식재료로 조리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곁에 두고 보게 된다. 아무리 먹음직스럽고 고급스런 플레이팅에도 한 번의 시선은 사로잡을 순 있겠으나, 직접 요리해 볼 엄두는 안나는 것처럼.
남은 2023년 집밥 메뉴는 이 책 속 78가지 레시피를 따라가며 최소 한두가지만이라도 식탁에 올려보자.
밋밋하고 식상한 식탁이 조금은 색다르고 풍성해질 수 있도록!

본 서평은 상상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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