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철학 -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행복론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행복철학] 마광수의 행복론!

 

누구나 각자의 행복 철학이 있지만 공통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차이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마광수 교수의 행복 철학은 어떨까. 워낙 솔직하고 자기만의 빛깔이 분명하기에 대충 예상이 가지만 그래도 궁금했다. 역시 개성 있고 독특하고 날카롭다. 거침없고 자유로운 글투, 대담하고 솔직한 성담은 여전했다. 마광수답다고 할까.

인간은 행복을 얻기 위해서 살아가는 존재이고 그 행복은 지극히 가벼운 것에서부터 온다. 무더운 여름날 소나기가 쏟아져 내릴 때 우리는 행복하고, 향기로운 커피의 냄새를 음미할 때 우리는 행복하고 (67쪽)

 

낱말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을 고르라면 단연 행복이다. 사랑도 믿음도 좋지만 궁극적으로 내가 바라는 건 행복을 위한 사랑, 행복을 위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은 소소한 것에서 매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일을 마친 후에 마시는 차 한 잔의 여유로움도 행복이고, 아침에 깨어나 기지개를 하면서 베란다 화분에 핀 분홍빛 채송화를 보며 인사하는 것도 행복이다. 햇빛 아래 힘차게 걸으며 태양빛을 맘껏 받는 것도 기분 좋은 행복이고 잠들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며 스스로를 격려하는 시간도 행복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올려다보기만 할 게 아니라 내려다보면서 살아야 한다."는 말은 누구에게나 유효한 조언이다. 자신의 처지에 불만이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82쪽)

 

비교와 평가, 경쟁과 전쟁을 거친 역사이기에 인간은 내려다보면서 사는 삶을 배우지 못한 게 아닐까. 학교 교육에서도, 올림픽에서도, 사회생활에서도 우리는 남과 다르게 살기를 교육받는다. 남보다 더 높이 올라서기를 강요당한다. 언제쯤 학벌주의, 지역주의들을 타파할 수 있을까. 비교를 하면, 열등감이 생기고, 열등감은 자존감을 낮추게 되어 의욕상실을 부를 것 같은데…….

 

너무 많이 일해도 스트레스가 생기고, 너무 일을 안 해도 스트레스가 생긴다. 요컨대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놀아야 하는데 그걸 실천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현대인의 일상은 대체로 너무 일하는 쪽이므로, 될 수 있는 대로 게을러져야 건강도 유지되고 새로운 발상이 떠올라 창조적 생산을 할 수 있다.(23쪽)

 

저자다운 느림의 미학이다. 생각을 시간을 갖고 몸과 마음이 쉴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내일을 위한 충전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열심히만 하는 사람보다 느리지만 생각을 하며, 자신을 돌아보면서 가는 것이 더욱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인의 유전자는 아직도 느리게 사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특히 나이 드신 어른들은 게으르고 느린 것을 참지 못하는 것 같다. 어렵게 살아왔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렇지 않을까.

 

마광수의 글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성인데…….

야한 아름다움만이 섹스를 기쁨으로 승화시켜 준다. 고상한 아름다움은 섹스의 기쁨을 앗아가 버린다.

'일'이 '놀이'이자 '섹스'가 될 수 있을 때, 개인이나 사회는 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사랑은 환상이고 섹스는 현실이다.(책에서)

 

여전히 마광수 다운 책이다. 그 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물론 꺼려지는 부분도 있고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거침없는 글을 읽노라니 속 시원히 긁어주는 맛은 있다.

짤막한 구절들로 되어 있어서 두서없이 편한 대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시가 있고, 콩트가 있고, 몇 개지만 손수그린 그림도 있는 행복론이다.

 

행복을 찾아, 파랑새를 찾아 멀리 갔더니 결국 파랑새는 가까이 있었다는 이야기처럼, 행복도 늘 가까이 있다는 생각이다. 소소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고, 작은 것에 행복해하는 게 원래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교육으로 인해 비교와 경쟁을 배웠고 그 결과 눈앞의 행복을 보지 못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든다. 모두가 행복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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