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이긴 두 여인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1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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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이긴 두 여인]외숙모와 어머니~

 

작고 소박한 책이다. 가격도 엄청 착하다. 하지만 제목은 거대하고 강인한 힘이 느껴지는 책이다.

한국전쟁 종전60주년 기념작!

전쟁을 이긴 두 여인.

 

6.25전쟁을 겪은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책이 아닐까.

이산가족의 아픔, 전쟁의 상처가 깊은 이들에겐 상처를 보듬어 줄 책이 아닐까.

외숙모.

이야기는 외삼촌의 이름을 대는 한 여인의 전화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여의도 선착장에서 부랴부랴 만난 여인은 자신을 외숙모라고 소개하는데…….

소설가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열 살 소년을 떠올리며 옛 생각에 빠져든다.

 

경상북도 상주에서 20리 떨어진 능바우에서 살던 어린 시절을 말이다. 전쟁이 터지자 외삼촌은 인민군 의용군에 끌려가 소식이 끊기게 되고, 소설가도 전쟁 통에 부모를 잃게 된다.

고아가 된 큰 시누이의 아들에 정을 쏟던 외숙모는 아이의 아버지가 살아서 돌아오자 다시 외톨이로 살아간다. 이후 재혼은 했지만 아이를 낳지 않았다고…….

그게 외삼촌에 대한 예의 같았나 보다.

외삼촌이 이북에서 연씨로 개명하고 외삼촌은 북에서 총리가 되어 내달 말일에 남한을 방문한다는데……. 예전의 연형묵 총리를 말하는 걸까.

 

소설가는 외숙모를 만나고 돌아오면서 외숙모가 가르쳐준 <타향살이>를 다시 읊조린다. 그리고 외숙모가 겪은 이야기를 소설로 옮겨야겠다는 의무감 같은 것을 갖게 된다. <타향살이>의 가사는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공감할 불멸의 시 구절이라는 말이 잊히지 않는다.

 

-타향살이 몇 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 떠난 십여 년에 청춘만 늙-고

부평 같은 내 신-세가 혼자도 기막혀서

창문 열고 바라보니 하늘은 저-쪽

..........(책에서)

 

어머니.

어머니에서는 주인공 인구가 춘천에서 보신탕집을 하는 어머니를 만나면서 아버지의 편지를 접하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인구는 전쟁 통에 이북으로 간 아버지를 빨갱이로만 알았는데, 결국 편지로 인해 중국에서 만나게 된다.

두 편의 단편소설은 전쟁으로 인해 운명이 뒤바뀐 청춘들의 이야기다. 작가의 실화처럼 읽히는 소설이다.

작가의 데뷔작 장편 <꽃 파는 처녀>를 영화화한 <피와 불>이 대한극장에서 상영되기도 했다는데……. 북한에서도 <꽃 파는 처녀>라는 작품이 있고 주연에 홍영희라고 되어 있는데.......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싶었다. 연 총리도 연형묵 총리와 관련이 있는 걸까. 실화인지, 허구인지 알쏭달쏭한 소설이다.

소설 뒷부분에는 문학평론가이자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인 김윤식의 작품해설이 제법 길게 쓰여 있다.

 

개인적으로 역사소설을 좋아한다. 소설가들이 역사의 아픔을 담은 이야기를 많이 써 주었으면 하고 늘 바래왔다. 전쟁을 격어보지 못한 후대들에게 생생한 역사교육이 될 수도 있고, 부모님이나 어른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에.

 

저자가 주간으로 있는 <한국문학>이 소설가 김동리가 1973년 창간한 순문예지라는 이야기를 처음 접한다. 작가인 홍상화는 경제학과 출신의 국어국문과 교수이자 <한국문학>주간, 소설가이기도 하다니, 이색적인 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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