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언젠가는 빅폴을 만날 거야
김해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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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언젠가는 빅폴을 만날 거야] 134cm 의 거인 김해영, 그녀는 예쁘다!^^

 

지금의 아픔은 축복이다. 단 불행의 얼굴을 하고 찾아왔을 뿐이다.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지만, 성숙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닐 텐데……. 내면이 성숙한 자라야만 내뱉을 수 있는 말일 텐데……. 어떤 역경들이 있었기에 그녀는 이런 인생 달인의 경지가 되었을까.

신은 견디지 못할 시련은 주지 않는다지만, 고통 앞에서는 누구나 무너지는 순간이 있을 텐데…….자신의 아픔이 너무 커서 다른 것은 보이지도 않을 텐데…….

134cm 의 거인 김해영. 그녀의 기적적인 삶을 책으로 처음 접한다. 얼핏 뉴스로 접한 기억은 나지만 가물가물할 정도다.

먼저 빅폴이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빅폴은 저자가 아프리카에서 만난 빅토리아 폭포의 줄임말이다. 빅폴은 나이아가라, 이과수와 함께 세계3대 폭포 중 하나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인생에서 만나는 큰 행운, 웅장한 축복을 의미한다.

빅폴이 빅토리아 폭포였구나.

작은 걸음으로 그 먼 곳을 가보고 싶었던 그녀의 꿈이었구나.

 

그녀는 태어나 3일 만에 술 취한 아버지로부터 내동댕이쳐지고 그렇게 얻게 된 척추장애, 아버지의 새 장가와 자살, 정신병을 얻은 엄마로부터의 끊임없는 존재 부정…….

태어나면서부터 어두운 환경이었다니! 이런 부모가 있다니…….

초졸 학력, 영세민 자녀, 어머니의 정신병력, 아버지의 자살, 척추장애…….

그리고 친엄마에게 쫓겨나 가출생활이 시작되고……. 입주가사 도우미를 하며 삶의 탈출구를 찾아 기술원에 입학해 편물기술을 배우게 된다. 15세 소녀에게 얼마나 엄청난 무게였을까.

그녀는 편물과정의 전 과정을 배워야겠다는 일념으로 여러 공장을 다니게 되었고 몇 년 후 편물의 전 과정을 익히고 기계마저 분해하고 조립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된다. 노력에 노력을 더해 편물기능사가 되고 기능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면서 성공적인 기술자가 되어간다. 그리고 운명의 여신은 그녀의 편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만 19세의 나이에 철탑산업훈장까지 받게 되고…….

안정된 직장 생활과 대학입시까지 하지만 성공을 통한 비교와 경쟁의식은 그녀의 삶을 피로하게 하는데…….

1990년 2월, 1년 정도 잠깐 봉사하자며 떠난 보츠와나.

28살에 학교의 최고 책임자가 되고…….

 

그렇게 기술학교에서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편물을 가르치며 보낸 세월이 무려 14년이라니!

그녀는 그곳 여인들의 가난한 삶, 남편에게 버림받는 여자들의 삶을 보며 비로소 엄마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지옥의 세월을 사신 엄마, 여자로서의 엄마의 삶을 말이다.

그녀가 아프리카 여행길에 만나 빅폴은 그녀에게 기쁨과 행복과 깨달음을 주었다는데……. 그리고 인생 어딘가에 빅폴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데……. 그 이후로 빅폴은 그저 거대한 폭포가 아닌 그녀의 삶에 내재한 또 다른 행복, 또 다른 삶의 가치들이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너의 쓸모를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오늘 하루를 살아낸 것만으로도 가장 중요한 일을 한 거야.(책에서)

 

언젠가 또 다른 빅폴을 만나 탄성을 지르고, 기뻐하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될 제자신이 너무 기대됩니다. (책에서)

 

누구보다 힘든 삶이었을 그녀가 이제 삶의 달인의 경지에 선 듯 읊조리는 말이 뭉클하게 와 닿는다. 실제 사막에서의 삶을 살았기에, 사막 같았던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었을까. 사막에도 별은 총총히 뜨고, 태양이 눈부시게 빛난다는 걸, 무엇보다도 거대한 폭포가 물줄기를 낸다는 걸 깨달은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함께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데…….

무심코 들었던 책이다. 하지만 책을 펴는 순간부터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게 된 책이다. 소설처럼 읽히는 그녀의 삶과 아프리카 이야기에 뜨거운 가슴으로 읽게 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 말라는 말이 떠오른다. 삶 속 어딘가에 숨겨진 빅폴을 찾으려면 움직여야 할 게다. 노여워하는 대신 그녀처럼 움직이는 것일 게다.

 

24년간 국제사회복지사로 일해온 그녀의 이력이 정말 대단하다. 마흔이 다 된 나이에 미국 유학을 떠나 콜롬비아대 사회복지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은 그녀의 열정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012년 국민훈장목련장 수상, 2012년 KBS 감동대상 희망상 수상, 2012년 '세상을 밝게 만드는 사람들'에 선정되었다니......

현재 케냐에서 밀알복지재단 희망사업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는데......

 

대단한 거인, 예쁜 그녀의 이야기, 추천이다.

누구나 원석으로 태어난다는 그녀의 말을 자꾸만 되새기게 된다.

비록 사막 같은 삶일지라도 빅폴이 있다는 믿음은 오늘의 힘이 될 것이라는 말, 자꾸만 끼적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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