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싱 1 오싱 1
하시다 스가코 지음, 김균 옮김 / 청조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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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싱1] 일곱 살에 시작된 오싱의 이야기가 너무 눈물겨워.

 

 

 

1900년대 초의 일본을 배경으로 한 소설 <오싱>

곧 영화로 개봉한다고 하는데…….

 

가난은 아이들을 일찍 철들게 한다는 게 맞는 말일까.

일곱 살에 남의 집 더부살이를 떠난 오싱의 이야기가 지금의 아이들과 비교해 보면 상상이 안 되는데…….

 

83세의 여장부 오싱은 아들 히토시의 17번째 슈퍼마켓 체인 스토어 오픈식날 가출한다.

엄마와 함께 왔었던 추억의 긴상온천으로 아무도 모르게 떠난 것이다. 아끼던 옷들을 챙겨 계획적인 가출을 하다니! 왜 하필 중요한 날에 자리를 피했을까.

 

할머니 일이라면 뭐든지 훤하다는 손자 게이는 할머니가 해 준 이야기 속에서 힌트를 얻어 긴상온천으로 온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온 손자와 할머니의 추억여행은 시작된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버킷 리스트처럼 오싱은 가고 싶던 곳을 찾아다니게 된다.

 

누구나 죽기 전에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 대한 추억여행을 원하게 될까.

먼 기억 속에 숨겨 둔 추억을 이야기를 할 때 오싱의 얼굴에선 끝없는 미소가 피어나고 눈은 더욱 생기 있어진다.

 

눈 덮인 마을에 대한 오싱의 추억은 어떤 것일까.

집을 떠나 걷기 시작한 길이 바로 친구를 찾아 떠나는 순례길이 된 소설 <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순례>처럼 오싱에게도 순례길이 되는데.......

 

80년 전, 이곳에선 어떤 일이 있었을까.

1907년에 작고 초라한 초가집에서 일어난 일들을 오싱은 손자에게 이야기한다.

7살에 시작한 더부살이 인생을 이야기 하려니 서러운 눈물이 흐르고…….

굶주림을 면하고자 시작한 남의 집 더부살이를 손자는 이해할 수 있을까.

그 시절 가난의 굴레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남의 집에서 밤마다 엄마를 부르다 잠이 들게 되고…….

 

학교 가는 아이들이 부러운 오싱의 도둑공부로 인해 생각지도 않게 학교에 갈 수 있게 된다.

그러다 할머니가 주신 은화가 오해를 부르고 불행의 늪으로 빠뜨리는데…….

포목점의 계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둑 누명을 쓰게 되자 그 집을 뛰쳐나온다.

그리고 집으로 오는 길에 숯구이 마쓰조 영감과 탈영병 쥰사쿠를 알게 된다. 눈 쌓인 산 속 생활 속에서 쥰사쿠에게서 글을 배우며 즐겁게 생활한다.

 

겨울을 넘기고 봄이 왔을 때 오싱은 그리운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다 두 번째로 가게 된 더부살이 집은 쌀 도매상이었다.

인정 많은 안방마님의 배려, 동갑내기 주인 딸의 시샘, 질투, 우정은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약간의 위로가 되었을까. 좋은 옷, 좀 더 나은 음식, 안주인의 인심은 오싱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주인집 딸의 책들을 빌려 읽으며 오싱은 학구열이 가득한 당찬 의지의 소녀로 자라게 되는데......

 

처음엔 오싱의 이야기에 느낌이 와 닿을까 싶었는데......

세월의 격차가 너무 크고 일본이라는 배경에 공감이 갈까 싶었는데........

눈시울을 붉혀가며 읽느라 혼이 나는 소설이다.

6.25 전후의 삶을 살았다면 가난과 굶주림에 대한 공감이 더 깊을까.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오싱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영화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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