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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카드
마이클 돕스 지음, 김시현 옮김 / 푸른숲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이미 드라마로도 정말 유명한 '하우스 오브 카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드는 <하우스 오브 카드>로 시작해 <하우스 오브 카드>로 끝난다.'라는 말까지 남겨 우리나라에서도 굉장히 유명해졌다. 나는 아쉽게도 아직 '하우스 오브 카드' 미드를 직접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재미있다는 말은 정말 많이 들어봤다. 미드를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자주 언급되는 드라마라서, 언젠가 꼭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에미상, 골든글로브 등을 수상할 정도의 대단한 드라마인데, 드라마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토리'가 정말 탄탄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드라마의 원작인 마이클 돕스가 지은 책 '하우스 오브 카드'를 읽어보게 되었다. 언젠가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기에, 별 망설임 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먼저, 이야기의 배경은 영국의 정치계이다. 주인공은 프랜시스 어카트. 그는 여당의 원내총무이다. 직접 앞으로 나서는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당의 모든 것을 관리하고 많은 궂은 일을 도맡아 해오던 사람이다. 때문에 그는 굉장히 많은 것을, 수많은 비리, 관계 등 비밀들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어카트는 자신이 노력하여 선거를 여당의 승리로 이끈다. 그런 과정에서 그는 원내총무가 아닌 다른 직책에 오르기를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던 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자 총리를 사퇴시키기로 결심한다.
서서히, 하나하나씩 무너뜨려버리고 자연스럽게 자신이 총리의 자리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작업을 시작한다.
한 사람의 조작으로 한 나라의 총리를 무너뜨려버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손바닥 안에서 갖고 노는듯한 프랜시스 어카트. 그를 보면서 정치에 대해서 한편으로는 소름까지 끼쳤다. 한때는 같은 편으로, 동료로, 함께 한 소리를 내던 사람을 저렇게 만들 수 있다니.
권력의 맛을 느껴본 사람은 그것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하는 말이 있다. 정치인들이 비리도 많고, 음모도 많은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소설로 읽으니 이렇게 잔인해질 수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저자인 마이클 돕스는 영국 보수당 부의장, 참모장 등도 지냈던 사람이다. 자신이 한때 정치판에 직접 몸을 담갔던 사람이라서 더 현실감 있게 느껴지는 소설이었던 것 같다.
책의 제목인 '하우스 오브 카드'는 놀이용 카드를 삼각형 모양으로 세워 탑처럼 쌓아올리는 구조물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카드의 두께가 매우 얇기 때문에 쌓아 올리기 위해서는 굉장히 공을 들여야 하지만 가운데가 비어있는 엉성한 구조라서 엉성하고 불안하며 무너지기 쉽다. 이 모습을 빗대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위태로운 상황이나 불안정한 계획을 뜻한다고 한다. 책의 내용과 굉장히 어울리는 제목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