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엔 보관가게
오야마 준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앞이 보이지 않지만 다정하고 차분한 주인. 엄마 고양이가 가게에 맡기고(?) 간 고양이 '사장님'. 주인을 좋아하는 소박한 쪽빛 포렴(일본의 술집이나 음식점 등에서 출입구에 늘어뜨리는 천. 간판 역할을 한다.). 한 때는 없어지는게 낫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제 잘난 맛에 살고 있는 진열장. 그리고 하루에 100엔이면 어떤 물건이든 맡겨주는 보관가게. 이 보관가게에 찾아오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손님들.


 모두가 따뜻하고 뭉클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어른, 아니 노인부터 아이까지 정말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오고, 각각의 사연이 있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다. 책의 주인공인 보관가게의 주인의 모습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한 모습이라서(비누아가씨에게는 당황한 모습도 보여주지만ㅎㅎ) 책을 읽고 있는 나까지도 굉장히 차분해지고 평화로워지는 느낌이다.


 '하루 100엔 보관가게'는 총 5개의 에피소드와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쪽수는 243쪽이지만, 책의 내용이 약간 동화스럽기도 하고, 아주 쉽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서 굉장히 빨리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가 가게의 주인이나, 손님이 아닌 그 곳에 함께 있는 포렴, 자전거, 진열장, 고양이 등 사물, 혹은 동물이라서 더 쉽게 읽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가게가 정말로 있을까? 이런 곳이 있다면 어떤 사람들이 찾아가게 될까? 100엔이면 천원도 채 안되는 가격이라서 책을 읽는 내내 '어떤 물건을 맡기면 좋을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차분하고, 함께 있기만 해도 나까지 차분해지고 힐링이 되는 주인이 있는 가게라면 꼭 가보고 싶다. '보관가게'라는 곳이 하나 생기면 나는 단골손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