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문화적 폭력의 도구로 이용된 잘못된 사상과 가르침, 조작된 정보, 비뚤어진 관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지지합니다. 더 끔찍한 것은 피해자에 머물지 않고 그것들을 적극실현하기 위해 가해자가 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나중에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후회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변해 저지른 일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문화적 폭력에 대응하는 현명한 방법은 모든 것을 자기 눈과 생각으로 확인하고 재해석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요즘은 특히 사이버공간에 넘쳐나는 다양한 담론과 콘텐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것들이 문화적 폭력의 도구가 되는지 주시해야 합니다. 
너무 익숙해져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둔감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것들이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움직이고 지배하는 문화적 폭력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그런 폭력에 가담하게될 수도 있으니까요.

수용 가능한 만큼 난민을 데려왔고 난민들에게 그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캐나다인 대부분은 그런 조치를 지지했습니다. 
캐나다인으로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캐나다 정부의 결정은 캐나다사회가 약자를 적극적으로 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이는 난민뿐만 아니라 캐나다 사람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캐나다에서는 약자라도 무시당하거나 혐오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지게 해주니까요.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니까요.

이와 비교하면 우리 정부의 대응은 아주 실망스러웠습니다. 
난민협약에 가입한 국가임에도 국민에게 단호히 원칙을 얘기하지도, 난민 추방을 외치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지도 않았습니다. 
겨우 500명 남짓한 난민에 대응하면서 마치 세상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그리고 예멘 난민이 정말 위험한 것처럼 수세적이고 소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오히려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난민에 대한 혐오 발언과 가짜뉴스는 증가했고 많은 사람이 약자에 대한 지나친 공격을 보며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동시에 약자에 대한 증오와 혐오가 쉽게 표출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현실에 슬퍼했습니다.

난민을 향한 혐오가 보여주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약자는 누구든 언제든 
혐오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약자가 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힘이 강조되고 힘에 의존해 관계의 형태와 질이 결정되는 사회에서는 말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한 가지 혐오와 폭력이 승인되거나 묵인되는 곳에서는 
다른 종류의 혐오와 폭력도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난민에 대한 혐오 또한 우리 사회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혐오가 새롭게 등장한 약한 집단을 겨냥해 표출된 것입니다. 
이 혐오는 또다시 약한 집단이 등장하면 그곳을 향해 표출될 것입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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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아이들입니다. 모든 아이가100%의 잠재성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런데 아이의 엄마가 비혼모라고 칩시다. 그 아이가 복지제도가 발달한 북유럽 국가에서 성장하느냐, 아니면 여전히 복지제도가 허술한 한국에서 성장하느냐에 따라 잠재성 발휘는 크게 차이가 날 겁니다. 
한국에서는 비혼모가 편견과 비난에 시달리고, 안정적인 직장을 구할 수도 없으며, 아이를 맡길 만한 곳도 마땅치 않으니까요. 아이 또한 사회적 편견과 또래들의 따돌림에 시달리겠지요. 그러면 아이는 잠재성을 한껏 발휘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50~60%의 잠재성만 발휘하게 된다면 나머지 40~50%의 공백은 바로 폭력적인 사회구조에서 비롯된다는 말입니다. 
물론 북유럽 국가에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잠재성을 100%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겁니다. 그렇지만 폭력적인 사회구조 때문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완전한 평화는 아니지만 어느 수준의 평화냐, 얼마나 폭력이 존재하느냐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폭력이 없는 사회, 평화로운 사회는 비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최종 목표가 아니라 그것을 향해 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아주 현실적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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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중앙 주차장 쪽 오래된 벤치와 그 옆의 대형 전나무 네 그루를 제거하고자 
입주민 투표를 실시하기로 의결하였습니다.

 주민들은 동의하시면 
경비실 앞에 있는 연명부에 서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태풍시 지반이 약하여 쓰러질 수 있어 위험함
2.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음
3. 벤치에서 소란을 피운다는 민원이 많음

과반수 동의시 집행 예정이며 작업 일정은 
별도 안내하겠습니다.

경진은 공고문을 한참 바라보았다. 
내용의 순서가 묘했다. 
2번의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1번과 3번을 가져와 만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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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이라는 평범한 여고생과 절친 서지아

아이돌 정도의 리더십과 인기를 가진
정후, 은고요
그리고 나름의 아픔을 가진 예고 낙방생 이우연

같은 교실에 있어도
편안하게 자기를 드러내어 사귈 수 없는 요즘의 풍경과
SNS에 업로드되는 내용으로
풍경을 병풍처럼 훑어보고 추측하거나
속 얘기를 털어놓는 대나무숲을 찾게 되거나
하는 어떤 열일곱의 나날을 보게 된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정말 소중한 것이고
어려운 것이고
변화무쌍한 풍파 속에
불변의 말씀을 다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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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 아이들의 인기를 얻고 싶은 거야."
"단지 그거뿐이라고?"
"응, 심플하지?"
"다른 방법을 써도 되잖아! 인기를 끌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왜 하필 그런 방법을 선택하는 건데?"
"그것밖에 모르는 거야."
"뭐?"
"유미는 다른 방법을 모르는 거라고. 오직 남을 음해해서 인기를 얻는 방법밖에 몰라서, 그게 제일 쉽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어쩌면 그게 재밌다고 느낄지도 모르지."

"어떻게 그런 걸 알게 됐어?"
채준이 물었다.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닌 거 같은데."
"한동안 나도 미칠 것 같았거든. 대체 유미가 나한테 왜 이러는 건지,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건지 알고 싶어서 돌아버릴 것 같았거든. 그래서 따돌림에 관한 자료를 끊임없이 찾았어.
유튜브랑 여러 콘텐츠랑 책이랑 닥치는 대로 다 봤어. 그러다 보니 나랑 비슷한 사례가 나오더라."
희선과 비슷한 일을 당한 사람들은 많았다. 
다들 누군가에

게 따돌림을 당한다고, 이유 없이 자신을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고, 이상하게 거역할 수 없다고, 끊임없이 싫은 상황에 빠지고 강요당하는데 벗어날 수 없어 괴로워한다고 했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 같은 일을 당했더라고
다들 자신이 잘못해서 그런다고 생각했더라. 하지만 그러지 말라고,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고, 어느 순간에도 따돌림은 합리화될 수 없다고 말하더라. 
그러자 조금 마음이 편해졌어.

어느 순간 인정하게 된 거야. 
유미는 원래 그런 애라는 사실을.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 그 아이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자 괜찮아졌어."

"말도 안 돼......."
유경은 놀라 말했다.
"어떻게 그걸 쉽다고 느끼지. 사람들을 괴롭히는 게 재밌다고 느껴."

"너는 뭐가 재밌다고 느끼는데? 뭐가 쉬운데?"
"글쓰기나 만화 보는 거?"
"내가 볼 때엔 그건 엄청난 일이야. 난 만화 같은 거 못 봐.
글쓰기는 더욱 못하고. 하지만 나는 공부는 잘하는 편이야.
남자친구도 잘 사귀는 편이지. 그게 내 특기이자 취미야.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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