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일요일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생각의 일요일들
은희경 지음 / 달 / 2011년 7월
장바구니담기


은희경 작가의 소설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 나름 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고 자부하는데 역시 읽던 장르만 계속 읽게 되는 편식이 또 한 번 드러나는 순간이다. 열 권의 소설책을 낸 작가의 책이라면 한 권쯤 읽어봤을 법도 한데 나는 무얼했나 ㅋㅋ 그래도 이름은 알고 있었다! (작가 소개에서 밑줄 친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든다.) 은희경 작가의 첫 번째 산문집이라는 <생각의 일요일들>을 집어 들고 가장 먼저 했던 것은 나의 버릇인 책 냄새 맡기. (킁킁, 변태 아님) 깔끔한 표지 디자인에 어울리게 내부 또한 깔끔하다. 빠르게 훑다 발견한 반가운 곳, 원주!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그런지 괜히 더 반갑고 얼른 읽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이 책은 은희경 작가의 최근작인 <소년을 위로해줘>를 인터넷에 연재하며 ‘답글’이라는 이름으로 7개월 동안 독자들에게 쓴 120장의 편지와 트위터 멘션을 함께 엮은 것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하나의 이야기들이 한 페이지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짤막하다. 인터넷에 연재했던 작품이니 그 당시 업데이트 되는 대로 읽었던 독자의 입장에선, 작가의 일상 이야기 또는 그 부분이 어떻게 쓰여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것이 또 다른 재미였을 것 같다. 나도 <소년을 위로해줘>의 표지는 기억하고 있는데 <생각의 일요일들>을 읽으니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 자체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 소설을 읽지 않아서 별 감흥이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이야기 자체가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꾸준히 읽게 되는 것 보단 돌아서서 문득 생각나고 피식 거리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단순하게 봤을 땐 사진이 많지도 않고 “흰 바탕은 종이요, 까만 것은 글씨”의 공식이 통하는 그런 책이다. 사진 속 부분만큼은 나랑 같아서 격하게 공감하며 읽었는데 이사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잘 켜지던 방 형광등이 나간 일이 있었다. (새로 갈았는데도 불구하고!) 그런데도 미련하게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화장실 불로 대신 생활하며 엄마가 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던 경험.. -_-

특별하진 않아도 이런 좋은 글들을 읽고 공감할 수 있어서 참 좋았던 책.

얼마 전에 친구와 보성, 해남으로 2박3일 여행을 다녀왔는데 짐을 꾸리기까지의 과정은 귀찮았지만 막상 떠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막혔던 가슴 한 구석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 그리고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정말이지 어딘가 모르게 달라진 나를 만나는 기분이었다.

기억에 남는 글 중 하나는 “사실과 진실의 사소하고도 엄청난 차이” 란 제목의 글이다. 센스 있는 (강연하던) 작가의 답변이 빛났던 글.

평소 은희경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독자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을 때 한 장 두 장 읽어 내려 가기 괜찮았던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