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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
세스 노터봄 지음,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품절


처음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500페이지를 훌쩍 넘는 방대한 페이지의 양에 압도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여행을 좋아하긴 하지만 여행에 대한 두려움, 경제적인 문제, 그 외 여러가지 이유로 실제로는 여행의 즐거움을 맘껏 누리지 못하는지라 여행기를 통해 느끼는 대리만족이 크다. 읽고 나면 내가 마치 그 곳에 다녀온 것 같은 느낌 (사실 말처럼 리얼하진 않지... 가본 적이 없는데 그럴리가 없잖아 -_ㅠ) 도 들고, 다음에 가게 된다면 이 곳은 꼭 한 번 들러봐야겠구나 하고 다짐을 하기도 한다.

방송인 손미나가 멀쩡하게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 치우고 훌쩍 떠났던 그 곳,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통해서도 스페인의 매력에 대해 충분히 느꼈었지만 그 외 많은 여행자들이 손꼽는 나라 중 하나가 스페인이라는 사실도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스페인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좀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심호흡을 가다듬고 긴 여정에 올랐다. (두께에 비해 그나마 가벼워 다행이었다 >_<)

세스 노터봄의 <산티아고 가는 길>은 다른 스페인 여행기와 다르게 관광지로 유명한 곳의 먹거리, 정보들에 대해 제공하진 않는다. 스페인 관광을 위해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힘겹게 500페이지를 다 읽더라도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없을테니 과감하게 내려 놓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오히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작은 도시들, 그리고 정형화된 길이 아니라 다른 곳에 눈을 돌리기도 하면서 (책에선 '우회적'이라 표현한다.) 목적지를 향해 간다. 그림이 좀 많았더라면, 조금 덜 지루했을텐데 책 두께 뿐 아니라 빼곡하게 차있는 글씨들이 때론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 사진을 한 챕터가 끝나는 곳에 싣지 않고 사진을 설명하고 있는 부분에 넣어줬더라면 이해하기도 더 빠르고 좋았을 것 같다. 사진 설명 부분을 사진 밑에 다시 한 번 적어주긴 하지만 이해해야 할 내용이 워낙 많다 보니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기억을 떠올리기가 힘들었다.

지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거의 다 읽었을 때가 되어서야 책 표지를 둘러싸고 있는 띠지(?!)가 펼칠 수 있게 되어있단 걸 알아챘고, 거기에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도가 함께 실려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원래는 반이 접혀있다.) 단순히 여행지에 대해 소개하는 여행기가 아니라 문학, 예술, 역사, 신화, 사회 문제 등을 아우르고 있어서 마치 스페인 백과사전을 읽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건축에도 조예가 깊은 작가는 종교에 매우 충실했던 새 아버지 때문에 종교적 색채가 강한 학교의 기숙사 생활을 하다 숨막혀 뛰쳐나온 경우였다. 그런데도 이렇게 성당이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다니 조금 놀라웠다. 나 같았다면 질려버렸을지도 모를 일인데...

유명한 스페인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진 않지만 다른 책에서는 얻기 어려운 특별한 것들이 있으니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유용할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가끔씩 버거운 두께에 질릴 수 있으니 유의하시길!

359페이지에서 찾은 오타! ㅋㅋ 앞에 아버지란 단어가 있어서 어머니도 어머지가 되었나 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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