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연습을 합니다 - 피할 수 없는 노년의 싱글 라이프 당신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류슈즈 지음, 박소정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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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아직 나는 젊다 이르다 라는 반감때문인지
#혼자사는연습을합니다 (#류슈즈 지음 #미래의창 출판)을 읽는 내내 나를 대입한다기 보다는 자꾸만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너무 일찍 아버지에 사기당해(?) 결혼하여 고생을 많이 한 우리 엄마는(나이들면 어머니라 부르라 하지만 난 그래도 엄마가 더 좋다. 뭐 어떤가 내가 좋으면 되었지☺️)아직 육십대 초반으로 정정, 아니 한창이다.

그래서 그런가 (이 책을 지은 류슈즈 작가가 75세라서 그런가)이 책이 말하는 노년이 70대라는 것이 괜히 마음에 들고 왜때문인지모를 안도감이 든다.

누구나 인생에 때가 되면 다가오는 퀘스트들을 하나 둘 씩 클리어하며 살아가다보면 자식도 커서 떠나고 옆에 있던 사람도 떠나고 혼자가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거의 99프로지 않을까)

그때까지 가만히 내가 노인이라고 나는 이제 늙었고 저물어가는도 아닌 저문해라고 스스로를 방관해버리면 남은 인생이 너무나 괴롭고 지루한 법이다.

그래서 요즘 젊을때부터 패시브인컴을 준비하라고 하는 것 처럼(물론 작가는 병에 걸렸을 때 치료비까지도 생각해서 노후를 준비하라고, 돈을 많이 벌지 못할 것 같으면 고수익의 투자따위는 하지말고 건실히 모아라고 다그친다)건강하고 젊은, 액티브 시니어가 되기위한 준비를 하라고 당부한다.

쉽게 말하면 ‘잘 늙기’가 아닐까 싶다.
요즘 사람들도 쓰기 쉽지않은 키오스크가 대중화되면서 삼성페이나 애플페이 같은 전자거래를 모르면 밖에서 밥 한끼, 커피 한잔도 쉽게 마시기 쉽지않은 세상이다. 저자도 빠릿빠릿한 뇌에 비해 몸은 어쩔 수 없이 느려진다며 외식 후 친구들과 1/n할 때 현금을 부랴부랴 꺼내며 한숨쉬는 직원, 오래 기다려 짜증이 난 뒷사람때문에 쩔쩔매지말고 라인페이로 깔끔하고 빠르고 우아하게(!)결제하라고 한다.

변화하는 세상에 열심히 배우고 익혀 뒤쳐지지말고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다. 요즘 참 살기좋아졌어 요즘 것들 부럽다(?)하지말고 본인 스시로도 요즘 것들 하는 거 다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배우고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같은 것들을 새롭게 배우는 것을 주저하지 마라고 말하며 뇌를 꾸준히 사용하여(치매치료 권위자 충신답다)치매걸리지않게 ‘인지예금’도 꾸준히 부어라며 혼구녕을 낸다.

75세가 (심지어 자기가 한 말들을 모두 실천하며 사는 독거노인)하는 말인데 어찌 듣지않을소냐🤣

나도 나이가 들고(엄마 눈감아)엄마도 나이를 먹어가면서(요양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신다)가장 두려운 병은 암도 관절염도 아닌 치매다.

라틴어로는 dimentia (di없다 mentia정신)이라는 뜻임에도 일본의 번역으로 우리나라로 유입된 학문이라 혼자 아무것도 하지못하는 어려지는 병이라 비하하여 어리석을 치 어리석을 매를 써서 ‘치매’라고 불린다. 어감이 더 불쾌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치매라는 단어의 사용을 자제하자라는 의견도 있고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어있지 않아 치료도 어렵고 남은 사람들에게도 못할 짓이고 스스로도 존엄성을 잃어버리는 병이라 많이 두려워한다.
그래서 엄마랑 같이 살 때는 의무적으로 마주보고 앉아 화투를 매일 쳤었는데(손을 움직이는 뇌 자극+그림 맞추기+계산능력까지 뇌활성화에 이만한 운동?이 있을까) 떨어져살고 1차 은퇴(지금은 또다른 직장에 다니신다)후 몇 달을 집에서 가만히 쉴 때 기억력이(정확히는 깜빡깜빡하는게)평소와는 다르다고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엄마를 보고 본인과 나 둘다 바짝 두려워해서 밤잠을 못이루는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은 일도 하고, 뇌영양제(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플라시보라도 있길바라며)를 챙겨먹으며 없던 일이 되었다.

<혼자 사는 연습을 합니다>에서 저자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으라고 한다. 건강한 정신을 유지해서 몸도 건강해지는 것이라며 새로운 친구, 새로운 활동 을 하며 계속 자극받고 깨어있고 즐거워하고 유쾌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농담도 많이 하라고 실제로 글 분위기도 몹시 유쾌하다.

우리 모두는 결국 늙는다.
이것은 기적이 일어나지않는이상 기정사실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카르페디엠 오 티처 마이 티처~)라는 말도 있지않나. 아무 상괸없다 싶을 때부터 비자금모으듯이(!)조금씩 노인이 되는 것을 준비하자. 시작 이후에 온갖 불확실함 속에서 딱 하나 확실한 것은 끝(죽음)이 있다는 것이다.
그 사이를 잘 끝맺는 것을 위해 잘 살아야지.

엄마에게 전화걸어 온라인맞고 깔아서 한판치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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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 클럽
클레어 풀리 지음, 이미영 옮김 / 책깃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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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실버힙Silver Hip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있는가?
아마도 힙한 노년층을 일컷는 말일 것이다. 자기관리가 잘되어 배도 나오지않고, 멋지게 백발을 관리해 단정하게 포마드를 발라 넘기고 멋진 핏으로 모직재킷을 소화하거나, 하얀 정장바지에 뾰족한 힐을 신고 멋진 미소를 보이고 있는 나도 저렇게 늙고싶다라는, 늙는 것도 나쁘지않다고 생각하게 하는 그런 모습들이 떠오를 것이다.

#웬만해선죽을수없는최고령사교클럽 (#창비교육 출판 #클레어풀리 지음)은 기본적으로 70은 가뿐히 넘는 실버힙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비주얼은 위와는 사뭇다르다.
오히려 머리색이 빨간색 노란색 보라색 등등 사람머리가 저런 색을 머금을 수도 있구나를 깨닫게하고, 전동 휠체어를 멋진 운전실력으로 몰고다니는 우리 주변의 분들과 비슷하다.

저기는 영국이고 여기는 한국인데, 이래서 사람사는 곳은 다 거기서 거기다 라는 말이 나오는 모양이다.

하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힙하다라는 말이 어떤 뜻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기본 설정을 빼고 대프니, 아트, 윌리엄이라는 인물만 주욱 보고있으면 과연 이 사람들이 노인이 맞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중간중간 나오는 십대 미혼부와 칠십대 노인들 앞에서 저도 이제 쉰 셋이에요!라며 나이자랑을 하는 사교클럽 관리자가 나오는 것도 나이가 그렇게 다르게 느껴지지않는다.

이것이 아마 이렇게 여러세대가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는 이유가 아닐까한다.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라고 곡해하고있는 것들을 수긍하는)받아들이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살아간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그 사람이야 말로 진정 ‘늙은’것일테다.

실제로 극중 등장인물 대프니(힙하다못해 시크하다 멋져)는 20여년동안 다른사람들과 소통하지않고 자기의 정체성과도 같은 멋진 아파트속에서 혼자 살아왔다. 시작할 때는 영락없는 꼬장꼬장한 할머니였다. 하지만 무언가를 시작하기전에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된다는 비관적 생각을 과감히 벗어던져 버리고 모르는 것은 배우고, 데이트앱도 설치해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면서부터는 나이는 생각도 나지않게 활기차게 나아간다.

스토리도 재미있다.
전업주부로 수십년의 경단녀 리디아는 오랜만에 시작하는 사회생활로 노인 사교클럽을 오픈하고, 다양한 노인들(물론 리디아가 생각했던 모범적인? 노인들의 모습은 아니다)이 사교클럽을 각자의 이유로 방문한다. 하지만 낡은 사교클럽 건물 천정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의원들은 보수할 생각은 하지않고 땅을 비싸게 팔아먹을 생각뿐이다. 각자의 큰 결심으로 겨우 시작한 사교클럽을 문닫게 하지않게 하기위해, 같은 건물에서 같은 위기에 처한 유아원의 아이들을 이용해 크리스마스 연극을 열어 의원들의 관심을 끌도록, 그로인해 건물이 유지되도록 작전을 짜고 각자의 몫을 수행해 나간다.

어찌나 생생하게 인물들이 묘사되어있는지, 읽음과 동시에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영화화가 될 수 밖에 없는, 명절이나 크리스마스를 노려 영화배급사의 그해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그런 대작의 냄새가 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영화가 개봉만 하면 수백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것이 당연시되던 영화관의 황금기가 지나갔다지만 명절날 모든 나이대의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마저 거의 보이지 않아서 영화애호가인 나는 참 아쉬웠다.

이제 우리집엔 어린 아이가 없어 엄마 모시고 오붓하게 ‘완벽한 타인’을 같이 보긴 하지만 아무생각없이 끝까지 불편함 하나없이 “아 재밌었다”라며 밥먹으면서도 반찬이 되는 그런 영화가 여전히 그립다.

<웬만해선 죽을 수 없는 최고령 사교클럽>은 그런 가족영화같은 책이다. 글의 처음에 이야기 했듯이 사람사는 것은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14개국에서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다.
이미 판권이 팔려나갔고, 영화화 요청도 제법 들어온단다.

분명 어딘가에서 영화화되어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엄마랑 둘이서봐도 웬만한 식당 밥값이지만 같이 극장에서 간식먹으며 관람하고 그거보다 더 비싼 저녁을 함께 먹으며 내용에 대해 낄낄 거릴것이다.

멋지게 나이듦이란?, 세상이 배척하지 않는 노인이란? 이라는 질문의 답과 가족간의 따뜻한 저녁식사가 생각나게하는 알콜프리 칵테일 같은, 멋지고 무해한 책이다.

책을 덮을 때 따뜻함이 느껴지길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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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이드어웨이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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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이 흥행하면서(물론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유의 사실처럼 세밀하게 묘사한 작화덕분일지도 모르지만)영화의 배경이 된 도쿄의 몇몇 장소들이 관광명소가 되어 팬들이 성지순례를 한다는 기사를 봤었다.
SNS에 가보면 큰 노력을 들이지않고도 그 장소들에서 찍은 사진들을 구경할 수 있다.

#도쿄하이드어웨이 (#후루우치가즈에 지음 #인플루엔셜 출판)를 읽고나니 이 소설집에 나오는 각 등장인물들의 은신처도 (작가가 건강을 위해 시작한 러닝을 하는 동안 찾아낸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라더라)또 하나의 성지가 되지않을까 생각했다.

도쿄의 가장 번화한 상가의 고층빌딩, 그곳의 20층 위를 이용하는 ‘파라웨이’라는 회사에 다니고있는 기리토, 에리코, 리코, 미쓰히코와 그들과 연결되어있는 (에리코 친구의 아들)고등학생, 에리코의 친구 히사노가 숨막히는 무더위와 그 무더위마저 꽁꽁 가두는 것 같은 빽빽한 도쿄의 도심 속 자기만의 은신처를찾고 위안받는 이야기이다.

책을 읽는 내내 도쿄에 사는 작가도 ”도쿄에 이런 곳도 있었어?“라며 감탄했을 플라네타륨같은 숨은 장소도, 쓰래기 매립지였던 곳을 정비해 만든 꿈의섬, 그곳에 아픔의 역사를 간직한채 여러 위기를 넘어 정박한 제5후쿠류마루, 도립근대미술관, 수족관 같은 실제 장소들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은신처로 등장해 허구가 아니라는 몰입도와 찾아가보고 싶다는 역마살을 자극한다.

<도쿄 하이드어웨이>를 펼치기 시작할 때 부터 나의 ‘은신처’는 어디일까 생각해봤다.
최근에 이사한 작지만(낡기도했지만) 코지한, 썩 마음에 드는 집의 한공간을 떠올렸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집’은 은신처의 후보지에서 제외했다.

이 글의 배경은 2022년 6월부터 1년간이다.
우리나라도 심각했지만 일본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큰 고생을 하고 얼마 지나지않아 마스크를 여전히 쓰고있는 시기이기도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은신처가 집이었다면 강제로 집에 머물게하고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제시되었음에도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약해지자 다시 밖으로 나왔다.

물론 재택근무에서 출근으로 돌아가면서 많은 반발이 있었지만 그것은 은신처가 아니라 다시 출근시간을 견뎌내야한다는 불편함에 대한 반발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큰 오해를 하고있는데(나도 또한)은신처라는 것은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 ‘외면’하고 ‘회피’하는 것도 더더욱 아니다.

눈치보지않고 약해질 수 있는 곳, 썩 마음에 들지않는 나라도 나랑 비슷한 해파리를 만나 반가우면서도 왠지모를 안도감을 얻는 곳, 다른 거 다 차치하고 그냥 ‘이런 날은 역시 거기인가’라고 자연스래 떠오르고,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일상으로 다시 돌아가 내 몫을 해낼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이 은식처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책 속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사회풍경,동료와의 불화, 정규직과 계약직, 남성과 여성과 같은 우리가 겪는 일반적인 사회적문제들이 발생한다.

물론 개인적 사연들도 존재하고 위로받아 나아가지만, 사회적 문제들을 외면하고 개인적 문제들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이 상호작용을 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게한다.

아마 나아간다는 건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 진다는 것. 내가 처한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도 충분히 해결하고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복잡한 것을 다 떠나 막연한 로망, 가보지도 않았지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도쿄라는 도시의 숨은 장소들을 소개하는 독특한 가이드북이라고 여겨도 이 책의 값어치는 충분(아니 차고넘친다)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과 함께 동봉되어 날아온 my hideaway(나의 은신처)클리어 카드를 가지고 나의 은신처는 어디일까 한참을 생각했다.
아마 그와중에도 나란 녀석은 이쁜 곳, 보여주기에 좋은 곳을 무의식중에 찾은 듯하다.
그렇게 돌고돌아 결국 내가 찾은 나의 은신처는 심심할때마다 차를 끌고 드라이브를 하는데, 항상 그 드라이브의 경유지이자 목적지가 되는 도서관이다.
책들이 빼곡히 꽂혀있고, 편안히 읽을 자리도 있으며, 맑은날엔 볕도 잘들고, 신간구경을 하고 고요히 나혼자만의 말로 형언하지못할(아마 욕망일테지)무언가를 충족시키는 시간과 장소다.

은신처를 갖는다는 것은 넘어지지않게 나를 지탱해주는 것이다. 눈치보지않고 오롯이 나의 지금과 마주할 수 있는 곳.
그런 곳이 나를, 우리를, 사회를 무너지지않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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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 - 아시아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 타고르 평전 아티스트웨이 1
하진희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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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지 8년만인 1921년 타고르의 수락 연설에서 “젊은 시절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져 은둔했던 그 시절 제가 누렸던 마음의 평화가 바쁘게 살아가는 서양인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지요.”라고 말하면서 1차 세계대전으로 피멍이 든 유럽권 사람들의 마음을 돌 본 그의 마음은 한 사람의 인생이 닮긴 평전마저 고요하고 아름다울 수 있구나를 여실히 보여주었던 것임을, #표현되었을뿐설명할수없습니다 (#하진희 지음 #책읽는고양이 출판)을 읽는 내내 깨닫고 또 깨달았다.

어찌하여 그의 문학, 노래, 그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그렇게 잔잔하면서도 큰 울림을 줄 수 있었는지가 남김없이 수록되어 있었다.

물론 7살때부터 함께 지내며 친절히 그를 돌봐준 형수의 자살, 젊은 아내와 계속되는 자식들의 죽음 등등. 14남매의 막내로(물론 식구가 많아 부모의 사랑을 직접적으로 받지는 못했지만)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유복한 집안에 태어났음으로 더 큰 괴리감으로 다가오는 아픔들을 엮어 목걸이를 평생 걸고 살아왔음도 적혀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것마저도 아름답게 보인다.

아마 타고르가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고독을 즐기며 강물이 알려주는 자연의 마음을 배워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 시절 학교에 나가는 것이 죽기보다싫었던 타고르는 포기않는 부모님 덕(?)에 세 번의 전학과정을 거쳐 학교를 그만둔다.
하지만 대저택에 그가 배울 것은 모두 있었다.
위의 형 누나들은 독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사랑했고, 형제들을 가르치는 선생들도, 방랑하는 이름있는 음유시인 이나 각종 예술가들이 신세를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게 조용히 내면과 자연을 바라보며 큰누나의 예견대로 삶이 평탄하지는 않지만 가문을 빛내줄 위인이 되어갔다.

그의 증조부가(타고르 집안이 부의 정점을 찍은 순간이다)지은 말그대로 궁궐같은, 타고르가 실제로 살았던 저택을 학교로 만들어 교육을 통해 고국인 인도에 봉사하려 애썼고, 지금은 이 책의 저자 하진희 작가가 미술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도 산티니게탄 국립 비스바바라티대학 및 박물관으로 여전히 이용되면서, 산티니게탄에서는 매주 수요일 매일의 일상 속에서 타고르를 노래부르며 기린다.

그의 아름다운 글쓰기만큼 세상을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려한 그의 일대기를 보고 있으면 노벨 평화상도 받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타고르는 그런걸 바라지도 않았겠지만 말이다.
(노벨 문학상 상금마저 학교를 여는데 다 썼다며 감사인사를 전할 정도였으니👍🏻)

그가 세운 학교는 타고르의 아픈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성적 순으로 줄세우지 않았다.
오직 교사들과 타고르가 주목하는 점은 아이들의 창의력과 관찰력이었다고, 타고르의 학교의 졸업생이자 아시아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의 증언이다.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며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기꺼이 바칠 수 있는지 솔직히 나는 아직 이해가 되지않는다. 종교적 믿음일까?
무언가를 살면서 그토록 갈망할 수 있는 이유와 갈망의 목마름에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도 궁금하다.

이 책은 나에게 자꾸만 물음표를 던진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물음표가 일으키는 내 마음의 파문이 균일한 각격 균일한 강도로 리듬감있게 퍼져 기분 나쁘지않다.

타고르는 자신의 모든걸 바쳐 지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웃음을 들으며 그에게 노벨 문학상을 쥐어준 <기탄잘리>를 쓸 수 있었다.

진심은 무언가와 통하고 무언가와 닿는 것임을 100년도 더 지난 옛사람인 타고르를 보며 깨닫는다.

아시아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라는 모습의 타고르에 집중되어 있는 책이지만, 작가뿐만 아니라(노벨상 작가라는 위상만큼)고국 인도를 바꾸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기꺼이 실천한 인물이다. 수천년 인도의 지혜를 산티니게탄의 아름다운 풍경처럼 시리도록 아름답게 문학 작품에 담아내 세상에 선보이고, 세계의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 학교를 만들었다.

정말 노벨상 두개치를 상회하고도 남는 노력으로 가득한 삶.
성인은 이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인가보다.
인간으로서의 아픔, 기쁨. 자연의 한 부분으로서의 고독의 찬양,타고르로서 창작과 고국에 대한 헌신은 타고르의 대표작이 <기탄잘리>가 아니라 ‘산티니케탄’이 되게 하였다.

요즘같이 흉흉한 세상에 특별하지 않지만 찬란한 햇살밭은 위안을 원한다면 <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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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강자의 철학 - 파괴는 진화의 시작이다
민이언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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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고흐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입은 분노도.
작가가 에필로그에 적어놓은 신해철의 ‘나에게 쓰는 편지’의 랩부분의 가사다. 나도 들어본 적이 있는 노래 알고있는 가사다. 주위에 신해철의 모든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 하나쯤은 우리를 둘러싸고있는 대기처럼 응당 존재하니깐.

#니체강자의철학 (#다반 #디페랑스 출판 #민이언 지음)을 거의 다 읽고나서야 만날 수 있는 가사인 만큼 책을 읽기전후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살아생전 주목받지 못했던 고흐와, 야스퍼스와 하이데거의 저작 이전에는 거론되지 않았던(오케이 계획대로 되고있어라고 니체는 말했을지도)니체의 삶은 비슷한 것 같다.

삶의 괴로움마저 불살라 딱 생전에 딱 한점 팔리더라도 예술혼을 불태웠던 고흐와 속해있는 기성을 과감히 버리고 기꺼이 와톨이가 되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듯 살아간 니체. 그들의 업적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나 저서들은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그들의 삶의 태도까지 깎아내릴 순 없을 것이다.

현대철학은 니체의 세포분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적혀있는 서론을 증명이라도 하듯, 책 전체에 니체의 DNA(사상적)가 유전되어 있는 신화, 미켈란젤로, 데미안을 비롯한 문학작품, 영화, 모차르트의 음악, 종교, 한나아렌트, 들뢰즈, 하이데거, 칸트, 백설공주 등 형질발현체들이 빼곡히 실려있다.

여러 모습의 형질발현체의 기원인 니체DNA는 보편의 명분으로 개인을 얽어매는 가치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정신의 위대함이다.

최근 컴백해서 여전히 시대를 뛰어넘는 아이콘임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지드래곤 GD의 컴백 앨범 제목 ‘위버멘쉬’, 초인, 나를 평가하고 정의하고 기존의 틀에 가두려하는 세상(심지어 스스로로부터)으로부터 벗어난 자유로운 개인이 니체가 라고자 하는 말이다.

수많은 논란과 오해를 겪으며 살아온 GD의 심정이 여실히 잘 드러난 앨범명인 것이다.

GD같은 유명인이 아니라도, 통신기술의 발달과 SNS의 광범위한 보급으로 타인의 시선에서 한순간도 자유롭지 쉽지않아진 현재사회를 살아가는 일상보편의 우리도(심지어 더욱) 오롯한 나로 존재하기 힘든 세상이다.

솔직한 나의 모습이 혹시나 보편적인 사람들의 눈에 보편적이지 않아보인다면 여지없이 공격받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세상으로부터 파괴되어 나를 잃거나 세상을 떠나 잠적해버린다.

이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파괴는 진화의 시작이다’라는 것을 명심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미 내가 세상의 시선에 파괴되어버렸다면, 오히려좋다. 파괴되어버린 나를 진화시킬 계기로, 아직 내가 파괴되기 전이라면 나를 잘못되었다 이상하다 손가락질하는 이 세상을 파괴하여 진화시키면 되는 것이다.

진화란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사용한 단어로, 환경에 적응한 모습을 일컫는다. 하지만 진화라는 개념을 현재는 더 나은 것으로 변모한 ‘우월성’이라는 뜻이 내포하여 오해하고있다.

심지어 다윈이 이러한 오해를 예상하여 종의 기원 원고에는 진화라는 단어가 아닌 ‘수정을 통한 계승 descent with modification'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진화라는 단어를 오해하여 우생학 같은 이론으로 인간이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민족을 억압하는데 사용한 것이다.

니체의 ‘파괴는 진화의 시작이다’도 똑같이, 똑같은 사람에 의해 곡해되어 인류역사에 지워지지않을 비극에 사용되었다.

이것에도 아주 큰 오해가 있다.
이 두가지는 오해가 아니다. 의도를 가지고 왜곡한 것이다.
오해는 말 그대로 어떠한 개념을 나만의 방식대로 이해하는 것니다. 부작용이라는 단어처럼 부정적 어감이긴 하지만 예기치않은 작용일뿐 세상에 유익한 부작용도 많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오해를 통해 발전해왔다.

이 세상은 이미 오해로 구성되었다 할만큼 오해로 가득하다.
세상이 나를, 심지어 내 자신이 나를, 내가 이 세상을 오해하고 있을 수도 있다.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아갈 가능성이다. 부(negative)의 감정에 빠져있지말고 둘러싸인 오해를 맘껏 오해하여 당당히 파괴하여 진화하길.

그렇게 니체DNA를 지닌 또다른 형질발현이 되길.

다반출판사(디페랑스)의 도서지원으로 #우주클럽 에서 함께 읽고 쓴 리뷰임을 밝힌다.

세상을 맘껏 삐딱하고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기회를 찾는 사람들에게 <니체, 강자의 철학>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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