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2> : 그들의 세계
처음 소설을 읽으며 판타지, SF 무슨 이야기일까 진지해졌다. 이집트 전설 고양이 라의 사자들 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어떻게 집사와 고양이를 엮어나갈지가 궁금해서 속독으로 초반을 읽어내고 다시 리뷰하면서 재독을 했다. 역시 소설은 속독과 재독으로 읽어야지 보이는 것들이 더 많았다.
설마 '천 년 집사'를 말하는 거예요?
"진짜 수천 년을 산 고양이라면 왜 여기에 왔을까요? (23p)"
왜 왔을까라는 질문에 속으로 백 년 고양이 지키러 온 거 아니야 하면서 혼자 웃으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요즘 혼잣말이 많이 늘었다. 썰렁한 농담이나 개그를 하기 시작했다.)
소설에 천 년 집사 후보가 3명이 있다. 고덕과 테오 그리고 비밀에 쌓인 한 명 있다.
"만약 라의 전사들에게서 테오와 고덕을 지키고 그들을 막아야 한다면 떠오르는 이는 딱 둘밖에 없었다. 불계의 입구를 지키는 엄청난 힘을 가진 두 금강역사, '나라연금강'과 '밀적금강'뿐이다. (25p)"
고덕은 경찰이다. 비스켓 같은 멘탈을 가진 경찰, 오히려 고양이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고덕이었다. 테오는 두썸띵 동물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테오는 고덕의 집에 있는 고양이 삼순과 분홍이를 보고 싶다며 매일 오고 가고 있다.
고덕이 맡은 업무가 힘들어진 것을 눈치챈 분홍이가 비스켓보다 약한 고덕의 멘탈을 잡아주기 위해 노력한다. 분홍이는 고덕을 옆에 앉혀놓고 런닝화를 사라고 귀여운 앞발로 고덕을 때린다. 그렇게 고덕은 런닝화, 컬러링북을 산다. 고덕과 다르게 테오는 힘을 잘 쓰는 사람으로 분홍이의 이쁨을 사는 집사다.
고덕과 테오는 여러 면에서 서로를 닮았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천년 집사 후보에 오른 거 아니냐며 신나한다. 고덕과 테오의 이야기를 들으며 분홍이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천년 집사 후보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한다. (소설 속 고양이 분홍이 때문에 웃으면서 읽었다. 누가 집사이고 고양이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뒤바뀐 것 같았다.)
집사 같은 분홍이와 힘 잘 쓰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테오와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면서도 자신의 일에 몰두한다. 그러던 중 맡은 사건에도 라의 전사들이 개입한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과연 천년 집사와 고양이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가,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2>의 key point : 분홍이와 고덕의 케미, 고양이들의 단합력을 볼 수 있답니다.
|| 고양이와 나눈 사람 이야기 : 집사가 되고픈 나의 마음을 울린 문장들
목련은 봄꽃이 아니었다. 겨울의 끝자락, 봄의 초입에 그 어떤 계절의 꽃이라 이름 부르기 어려운 과도기에 피어났다. 게다가 땅 위에 화려한 꽃들이 피기 전, 나무의 높은 가지 위에 먼저 피어나는 희한한 꽃이었다. 높은 곳에 피어 고개를 들어 바라보기 힘든 꽃이라 땅에 떨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피었음을 알아차리게 했다. (145p)
여름의 계절에 서 있는 나에게 봄꽃이라는 말이 그간 잘 지내왔고 앞으로도 잘 해나갈 것이라고 응원을 해주고 있는듯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고 살아. 그걸 고치고 나아가는 게 인생이야. (290p)
유쾌한 우리 냥이 분홍이는 끝까지 좋은 말만 해주었다.
분홍이처럼 좋은 고양이가 나타나준다면 천년 집사 아니 천년만년 집사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역시나 고양이와 집사의 조합은 재미가 없을 수 없었다. 나도 한때는 집사를 꿈꾸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내가 고양이를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아 포기하고 말았다. 동물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이 없다면 키우지 말아야 한다. 뉴스를 보니 반려견, 반려묘들을 휴게소에 유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울 때 가져야 할 가장 큰 마음가짐이 책임감이라 생각한다. 소설에서 고양이들의 슬픈 마지막을 볼 때는 같이 마음이 아팠다. 소설 속에서는 유리 멘탈 집사를 고양이들이 잘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 집사에 대한 고마움을 잘 표현한 소설이라 반려묘가 있다면 부모, 자녀와 함께 읽어도 좋을 소설이다. 읽다 보면 재미있어서 혼자서 피식 웃을 때가 있다. MBTI에서 T 적인 성향을 가진 고양이들 때문에 웃겼던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2> 함께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