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어요, 이젠..
누굴 믿어야 할지 사람이 무섭네요.
왜 나한테만 이러는지
내가 뭘 잘못했다고 왜 나한테만 이러는 건지
왜 신은 나에게만 잔인한건지 모르겠어요.
이젠 사람을 만나는 게 겁이 나요.
무서워요. 이제는..
이라고 밤새 머릿속에서 괴롭혔던 생각들을
쓰고나서는 마음이 금방 바뀌었다.
아니, 마음이 바뀌었다기 보다는 생각이 바뀐 거겠지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그런 마음이 눈 녹듯 사그라들었다.
나 혼자 속상하고 말면 되는데,
나 혼자 서운하면 되는데
나 혼자 짜증내고 화내고 그러다
풀어버리면
되는데, 괜스레 내 기분 풀면 되겠다 싶어서
엉뚱하게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들한테 풀고 싶진 않아.
그 사람들은 화풀이 대상이 아니잖아.
그런 거잖아.
나만 좋다고 내 맘 편하자고 다른
사람한테 서운하고
화나고 짜증나는 거 풀 수는 없는 거잖아.
친구한테는 더욱더..
그런거잖아.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어쩌면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받는 일이 일어난 건 아닐까?
그런 거 같아.. 살면서 나도 알게 모르게
상처를 준 가해자였을 수도 있겠구나.
그 상처를 준 게 어느 정도냐의 따라서
사람마다 상처후유증이 다르기에
누구누구에게 얼마나 적게든 많게든 그것에
따라서 나도 내가 상처 준 것보다 두배로
누군가로부터 되돌려받는 게 아닐까?
어설프게 사과를 해서 되려 긁어부스럼을
만들지 말고 사과를 하려면 타이밍과 진정성이
있어야 해. 나도 누군가에게 가해자였을 수도
있는데 그것은 까맣게 잊어버린 채 그저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기는 지,
왜 나한테만 상처를 내는지
나혼자서만 피해자라고 생각하며 살았었어. 그게 착각인 줄도 모르고
내가 그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외면해버리고
자기합리화로 도망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사람들은 그걸 몰라. 무심코 던진 말들이
행동이 그들에게 상처가 되고 그 상처가
반드시 나한테 돌아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