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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가든 (리커버) - 개정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에쿠니 가오리. <냉정과 열정 사이>로 처음 만난 그녀는 여전히 제게는 매력적인 작가에요. 그녀의 작품에서 풍기는 사랑스러움이 삶에 지칠 때마다 제게는 커다란 힘이 되니까요. 한 작품, 한 작품이 모두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지만 이번에 읽은 <홀리가든>도 다른 작품들 못지않게 그녀만의 색깔이 분명하게 풍겨나는 작품이에요.
이번에 만난 <홀리가든>은 2007년에 출판된 후 한국 출판 10주년 기념으로 소녀 감성 일러스트로 유명한 김옥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출간된 개정판이에요. 두 주인공인 가호와 시즈에의 모습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데 인물 묘사가 정말 멋지게 잘된 느낌이 드네요.
2007년에 출간된 이 작품을 그때도 읽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달리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제 생각에 조금은 변화가 있었거든요.
마냥 함께 있는 것이 좋았던 그때랑 만나는 시간보다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진 지금. 두 시간 사이에 느끼는 친구는 같은 듯 다른 느낌이에요. 작가가 여분의 것, 하찮은 것, 별 도움이 안 되는 것들 이루어진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한 이유를 알겠어요. 그런 여분의 시간, 여분의 일상을 함께 이들의 마음이 어떤지 이제야 알 것 같으니까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많은 친구들이 떠나갔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들과 나눴던 시간들이 기억나요. 그렇기에 어쩌다 어렵게 시간을 내서 만나는 친구들이 더욱 가깝고, 더욱 애틋하고, 더욱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일지도 모르겠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이 더욱 커졌어요. 사소한 것들을 나눴던 친구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그렇게 말이죠. 보고 싶네요.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정말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