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정원
닷 허치슨 지음, 김옥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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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 정말 싫어요. 싫지만 자꾸 읽게 되는 이유가 뭘까요? 흥미진진한 스토리 때문일까요? 도저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 사건에 때문일까요? 이도 저도 아니면 글을 풀어가는 탁월한 능력의 작가들 때문일까요? 뭐라고 답을 하긴 어렵지만 자꾸만 빠져드는 매력이 장르 소설에 있다는 건 분명해요. 닷 허치슨의 <나비정원>을 읽으면서 그런 매력을 다시 느꼈으니까요.

 

책표지를 보면 매력적인 정원의 모습이 보이고 등에 나비 문신을 한 한 여자가 앉아있는 모습이 담겨있어요. 피해자의 등에 나비를 문신하는 범죄자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지만 정원의 모습은 무엇인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범죄자와 정원?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소설은 범죄의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언뜻 분별하기 어려운 마야라는 소녀와 그녀를 인터뷰하는 FBI 요원 빅터와의 대화를 중심으로 이어지는데 빅터와 마야의 인터뷰하는 장면과 마야가 사건을 회상하는 장면들이 번갈아 나와요.

 

마야가 묘사하는 정원과 정원사. 그리고 그 속에서 나비가 되어버린 소녀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온 몸에 소름이 돋았어요. 이런 사이코패스가 정말 있을까?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딸아이는 어떻게 해야 하지? 온갖 나쁜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가시질 않았어요.

 

그만큼 작가가 소설을 통해 그려낸 사건의 모습이 선명하다는 얘기겠죠. 마야와 빅터가 나누는 대화나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현실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 같기도 하고 미드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사건의 전말을 풀어나가는 한 장면, 한 장면이 주는 강렬함은 소설을 다 읽은 후에도 쉽게 가시질 않고요.

 

마야는 피해자일까, 가해자일까?

 

이 질문을 끝없이 던지며 읽는 소설. 그래서 더욱 재미난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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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가든 (리커버) - 개정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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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냉정과 열정 사이>로 처음 만난 그녀는 여전히 제게는 매력적인 작가에요. 그녀의 작품에서 풍기는 사랑스러움이 삶에 지칠 때마다 제게는 커다란 힘이 되니까요. 한 작품, 한 작품이 모두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지만 이번에 읽은 <홀리가든>도 다른 작품들 못지않게 그녀만의 색깔이 분명하게 풍겨나는 작품이에요.

 

이번에 만난 <홀리가든>2007년에 출판된 후 한국 출판 10주년 기념으로 소녀 감성 일러스트로 유명한 김옥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출간된 개정판이에요. 두 주인공인 가호와 시즈에의 모습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데 인물 묘사가 정말 멋지게 잘된 느낌이 드네요.

 

2007년에 출간된 이 작품을 그때도 읽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달리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제 생각에 조금은 변화가 있었거든요.

 

마냥 함께 있는 것이 좋았던 그때랑 만나는 시간보다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진 지금. 두 시간 사이에 느끼는 친구는 같은 듯 다른 느낌이에요. 작가가 여분의 것, 하찮은 것, 별 도움이 안 되는 것들 이루어진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한 이유를 알겠어요. 그런 여분의 시간, 여분의 일상을 함께 이들의 마음이 어떤지 이제야 알 것 같으니까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많은 친구들이 떠나갔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들과 나눴던 시간들이 기억나요. 그렇기에 어쩌다 어렵게 시간을 내서 만나는 친구들이 더욱 가깝고, 더욱 애틋하고, 더욱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일지도 모르겠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이 더욱 커졌어요. 사소한 것들을 나눴던 친구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그렇게 말이죠. 보고 싶네요.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정말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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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없는 남자 한국추리문학선 2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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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 작가는 <훈민정음 암살사건>으로 처음 알게 되었어요. 역사와 추리 분야를 버무려 너무 재미난 이야기로 만들어낸 작가의 능력에 감탄하며 그 후에 나온 작가의 작품들을 꼭 찾아서 읽었어요. 016년 발표한 서정스릴러 봄날의 바다의 연장선에 있는 이 소설도 당연히 읽어야 할 1순위 소설이었지만 일로, 육아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읽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 읽기 시작해 하루 만에 다 읽었어요.
 
유진과 준기의 이야기. 준기의 매력에 빠진 유진의 모습. 당연히 이해가 가요. 준기 정도의 인물이라면 저라도 냉큼 달려가고 싶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점차 편집증적인 증세를 보이는 준기의 모습을 보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유진의 모습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상담을 하시는 시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많은 가정폭력 혹은 데이트폭력의 희생자들이 그런 폭력적인 상황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해요. 도대체 왜 그런 걸까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능력도 있고, 모든 일에 당당할 것 같은 이들도 그런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건 자신이 상대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평상시에는 상대방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세뇌시키기 때문일까요?
 
유진과 준기, 각자에게 있는 아픔과 비밀이 밝혀지면서 소설은 충격적인 결말을 향해 나아가요. 그러면서 과연 사랑이 무엇인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 모든 일들은 누구의 잘못인지 등 다양한 화두를 독자에게 던져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지만 폭력에 대해서만큼은 분명해요. 아무리 변명해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그것이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진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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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톡 영어회화 10분의 기적 : 패턴으로 말하기 - 미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표현으로 원어민처럼 말하기ㅣ하루 10분으로 왕초보 탈출ㅣ무료 해설강의/MP3ㅣ모바일 스피킹 훈련 프로그램 해커스톡 영어회화 시리즈
해커스어학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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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원어민 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워 집에 오면 엄마랑 같이 영어로 말하고 싶어 하기 시작했을 때 덜컥 겁이 났어요. 수십 년 동안 영어를 배웠지만 여전히 영어로 말하는 데에 울렁증이 있는 저로서는 당연한 현상이었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고민하고 있을 때 <해커스톡 영어회화 10분의 기적-패턴으로 말하기>라는 영어회화 책을 만나게 되었어요.
 
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영어책으로 수없이 많은 시간을 영어 공부하는데 보냈지만 여전히 늘지 않는 영어 실력에 절망을 넘어 무력감에 빠져있던 제게 이 책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미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을 5억 빅데이터에서 추린 후 패턴으로 정리한 후 그 중에서 미국인이 많이 쓰는 TOP 5를 다시 뽑았다는 점이었어요. 이 점이 해커스영어만의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루에 하나의 패턴으로 총 100일간 공부하게 되어있는데 유튜브나 팟캐스트에서 강의도 들을 수 있고 각 DAY에 수록된 QR코드로 MP3와 음성 강의도 바로 들을 수 있어요. 책 뒤편에 붙어있는 10분 스피킹 핸드북은 평상시에 들고 다니면서 공부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TOP 5 문장을 통해 익힌 패턴을 실제 대화와 영화나 드라마 속 문장을 통해 반복하면서 각 패턴을 익힐 수 있다는 점도 무척 좋았어요.
 
이제 아이와 함께 영어로 말하는 것에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졌어요. 100개의 패턴이면 나름 원어민처럼 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에요. 물론 앞으로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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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발칵 뒤집은 엽기 살인사건
이수광 지음 / 북오션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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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에 걸쳐 16건의 살인사건을 다룬 <조선을 발칵 뒤집은 엽기 살인사건>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한 사회를 지배하는 사상 혹은 생각이 때로는 누군가를 억울한 죽음으로 몰아간다는 것을, 때로는 가장 현명한 왕이나 지도자의 통치 하에서도 말이죠.
 
3장에서 다룬 한문욱 사건이 바로 그런 경우를 드러내는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백성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정조 시대에 임금과 똑같은 마음으로 백성을 사랑하며 그들을 돌보던 읍리 한문욱은 억울한 죽음을 당해요. 형의 죽음에 분노한 아우 한명룡과 한문욱의 아들 한종운 등 일가친척들은 한문욱을 죽음으로 내몬 금천 현감을 죽이려고 관아를 습격하지만 결국 실패해요.
 
문제는 그때부터에요. 현감을 습격한 이들을 정조는 왕권에 대한 반역으로 여기고 그들을 엄벌로 다스려요. 정조의 판단은 분명 그 시대에 적절한 판단이었겠죠. 하지만 오늘날의 관점에서 바라본 정조의 판결은 정의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백성의 편에 섰던 힘없는 말단 관직 죽음과 억울한 죽음에 복수극을 펼친 가족들. 그런 그들의 속사정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정조의 모습은 분명 실망스러워요.
 
이 사건을 보면서 한 시대를 지배하는 사상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깨닫게 되었어요. 얼마나 부조리할 수 있는 지도요. 이런 사례는 비단 한문욱 사건만이 아니에요. 서족이 적족과 싸운 일이 살인보다 중하다고 판단한 강진 윤항 사건도 이런 생각을 굳히게 한 또 다른 사례에요.
 
책 제목이 <조선을 발칵 뒤집은 엽기 살인사건>이라 기괴하고 으스스한 살인 사건만을 생각했는데 이 책에 실린 사건들은 그런 의미의 사건들도 있지만 어쩌면 안타깝고 가슴 아픈 사건들이 오히려 더 많았어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비슷하다고 한다면 이런 일들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도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겠죠. 마음 아픈 그런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옆 사람을 한 번 돌아봐야겠어요. 그들이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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