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노벨 문학상 작가의 충돌과 화해의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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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와 카뮈 - 우정과 투쟁
로널드 애런슨 지음, 변광배.김용석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7월

그 시대는 그랬었나 보다.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일 무렵에는 펜을 잡는 글쟁이들도 가만히 책상에는 못 앉아 있었던 것 같다. 헤밍웨이는 자신만의 부대를 이끌고 전장을 누비고 다녔고,  서머셋 모옴은 정보기관에 들어가 활동을 했고, 우리의 주인공들인 사르트르와 까뮈도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펴내며 잡지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나름의 그 시대의 탁월하고도 눈부신 개성과 역량을 지니고 있었던 이 둘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라이벌이자 친구의 관계로 발전 되어 나갔다. 

사실, 이 둘의 관계에 대한 관계가 시간에 따라 흘러가면서 어떻게 변모되고 있는지를 알려면, 사르트르와 까뮈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 가령, 그들의 대표소설집을 미리 읽어 본다던지, 아니면 그들의 전기라도 읽어놔야 이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하지만, 그냥 흘러가는대로 책장을 넘겨도 마지막장을 덮는데 까지는 큰 무리가 없다. 왜냐하면, 당대의 유명 지식인들이 자신들의 신념과 주장을 가지고 열띤 논쟁을 벌이며 그 주장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하는 재미도 솔솔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의 시각으로 본다면 색바랜 논쟁들일 수 있지만, 문제는 지식인들이 당대의 논점에 대해 분명한 시각으로 자기주장을 개진하고 그 주장대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천하는 지성의 존재감이 프랑스 문화를 전쟁중에 꺼뜨리지 않게 해주는 받침대가 아니었을까? 

사진가는 사진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소설가는 소설로서 자신의 세계를 대변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사진가로 소설가로서의 정체성은 자신의 작품 뿐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하고 행동하는 스토리를 통해서도 드러나야 한다고 했을 때, 사르트르와 까뮈는 이 시대 한국에서는 좀 처럼 발견할 수 없는 지식인의 모습인 것 같다. 친구로서 또 첨예한 대립각을 세운 정적(?) 으로서 서로 멋진 싸움을 보여주며 자신들의 천재성을 드러낸 사르트르와 까뮈. 한꺼번에 이 두 천재의 진면목을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