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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손뜨개 시간 - 18인 손뜨개 전문가에게 차근차근 배운다
뜨개나무 엮음 / 스타일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추운 날이 다가오면 직접 만든 손뜨개 옷을 입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가졌지만 대부분은 바람만으로 끝났었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 책을 사서 보던 기억도 있지만 초보자였던 내겐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던 과거도 있다. 그러다 한 5년 전 직장에서 옆에 계시던 부장님 덕분에 직접 내 손으로 떠 보았던 작품이 있었다. 머플러와 벙어리 장갑이었는데, 가을부터 시작해서 겨울 내내 떠야만 했던 웃지 못할 사연이 있다. 그 당시 부장님께서는 외손녀를 위해 분홍색 니트원피스를 만들고 계셨는데 솜씨가 엄청 좋으셨다. 덕분에 공짜로 뜨개질 팁을 많이 배우긴 했다. 내가 뜬 머플러는 지금도 갖고 있는데 일부러 폭을 좁게 만들었더니 보온효과를 내기는 어렵고 가끔 패션에 포인트를 주는 정도로 사용하고 있다. 벙어리 장갑은 그 당시 자전거를 애용하는 남동생을 위해서 주려고 떴지만 손이 크다는 걸 꼼꼼히 따지지 않아서 엄지손가락이 꽉 끼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머플러, 조끼를 직접 떠서 선물하고픈 로맨스는 누구나 꿈꾸는데 이 책은 더더욱 그런 유혹을 갖게끔 한다. 보통 손뜨개 법을 알려주는 책들은 기본법과 함께 다양한 기법으로 작품을 만드는 법을 먼저 알려주었다. 그런데 이 책의 앞부분은 마치 화보들만 모아놓은 잡지책 같았다. 손뜨개에 앞서 눈을 즐겁게 해주고 뜨개질을 하게끔 강한 끌림을 갖게 하는 참신한 구성을 가진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의 장점은 옷의 재단이 상세히 나와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여성은 55, 남성은 100 사이즈를 기본으로 했으며 아동용도 따로 구분해 놓았다. 밑단시작 콧수와 줄임, 단수까지 표시를 해놓아서 편리했고 늘이거나 줄일 때 계산을 할 수 있게끔 해두었다. 책 뒤편에 있는 여러 가지 기본 기법과 잇기, 꾸미기,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도움을 준다. 필요한 경우엔 그림이 아닌 사진으로 설명하기도 했는데 그런 점도 실전에서는 많이 도움이 될 듯하다.
이 책은 초보자들이 시작하기엔 살짝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기본 머플러보다는 꽈배기 무늬가 들었거나 여러 기법을 사용한 것들이 많다 보니 몇 번 뜨개질을 해 본 사람들에게 기교 있는 패션 아이템을 만들 기회를 제공해 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초보자라면 이 책에 있는 멀티 스타일 넥워머를 시작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다. 완성품을 만들어봐야 의욕이 충전되고 자신감이 더욱 생기기 마련이니까. 나도 올 겨울이 지나기 전에 작품 하나 만들어볼까 구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