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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자수 여행 - 들꽃을 찾아가는 ㅣ 행복한 자수 여행 1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뭔가 화려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어서도 아니다. 다만 왠지 은은한 매력이 느껴지는 것이 자수라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아오키 카즈코 식의 자수 말이다. 이 책 이전에『행복한 자수 디자인』이라는 책을 먼저 보았는데 그런 마음이 딱 들게 하는 책이여서 이번 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전의 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루하거나 식상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순백의 천 위에 그림을 그리듯 담고 있는 모습이 참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자수에 자연 풍경, 특히 들꽃을 담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얼핏 보면 단순해 보여서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이 책의 배경은 영국이다.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영국 교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 교외의 어느 한한적한 들판을 걷고 있는 느낌을 받게 되고, 그속에서 잠시 쉬어가는 듯한 것도 아마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다. 런던에서 영국 남동부의 라이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은 여자의 낯설고 불안한듯 하지만 행복한 설레임이 느껴지기도 한다.
들판, 거리, B&B '킹 존스 로지'의 정원... 그곳들에서 영감을 얻은 것을 자수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고 그렇기에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는 조용한듯 하지만 생명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정말 간결한 작품들이다. 어느 것은 단 하나의 들꽃이 있을 뿐이고, 그것들을 하나 둘 모아서 여행 수첩을 만들기도 한다. 메모와 스케치를 다시 자수로 표현한 것이 흥미롭다. 중간 중간 영국의 정원이나 차에 대한 이야기, 저자가 여행한 지역(킹 존스 로지, 라이 마을) 등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레 자수와 연결 되어서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다.
책은 각각 절반의 공간이 자수 작품의 모습과 그것의 자수 방법으로 나누어져 있다. 본격적으로 각 작품들의 자수 방법을 보여 주기에 앞서서는 다양한 스티지 모습들이 그림으로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서 적어도 스티지 용어에 대한 이해는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수 작품들에는 그 옆에 조그맣게 자수 방법을 담은 페이지 표시가 되어 있다. 그래서 각 작품에 해당하는 페이지를 보면 상당히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완성된 작품의 크기부터 앵커 자수 실, 천 등과 같은 재료, 작품의 각 부분에 대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좋다는 생각이 든다.
자수에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좋아할 책이며, 자수를 잘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자수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벌써부터 아오키 카즈코의 다음 자수 여행은 어디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