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고마워 - 옆에 있어 행복한 부부이야기
고혜정 지음 / 공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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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6년도에 출판된 책을 그 이후의 이야기를 더해서 다시 재출간한 책이다. 연극으로도 공연되기도 했던 책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별 다를 것 없는 우리네 이야기를 담은 책이여서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고혜정 작가의 리얼 스토리이기에 그 진실성과 현실감이 더욱 와 닿는 것 같기도 하다. 결혼 전 '너없이 못 살아' 가 결혼 후 '너 때문에 못 살아'로 변해버린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는 것이 결혼이라는 제도이고, 그 속의 부부이다.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결혼은 현실이기에 그로 인해 겪는 문제들로 인해서 연애시절의 애틋한 감정만으로 살아가기엔 무리라는 것을 안다. 우리 부부의 이야기가 어느 드라마 못지 않은 울고 웃기는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이 책에서도 저자 자신이 남편을 처음 만나게 된 사연에서 부터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연애시절 그의 장점이 결혼 후 단점으로 부각되는 묘한 현상이 결혼이기도 하다. 부부로 살다보면 서로에게 서운한 점도 있고, 동시에 고마운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매일 얼굴 보고 사는 사이에 굳이 뭣하러 고맙다는 얘길 하나 싶기도 할 것이다.

 

이번에 다시 추가된 내용으로 나온 책에서 저자는 평생의 반려자를 잃은 내용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위암으로 남편을 먼저 보낸 이후의 이야기도 나오기 때문이다. 평생을 함께 하겠다고 모두에게 다짐하던 때를 떠올리면 허망하기까지한 전개가 아닐 수 없다. 남겨진 그녀도, 먼저 떠난 그도 그리고 두 사람의 아이들도 쉽지 않은 시간이였을 듯 싶다.

 

내가 하는 말이 그 사람에게 하는 나의 마지막 말이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하면 결코 함부로 말해서도 그럴 수도 없음을 깨닫게 된다. 잘 되는 부부란 어느 한사람의 희생만으로는 불가능 할 것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부부라는 존재 역시도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을 바랄 수는 없다. 남편이 내가 바라는 걸 해주지 않는다고, 아내가 내 말을 들어 주지 않는다고 서로가 서로를 탓하기만 한다면 두 사람 사이는 평행선을 그릴 뿐이다. 상황이 이전과는 달라지기를 바란다면 바로 나 자신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말로 표현하자니, 쑥쓰럽고 낯간지럽다 하더라도 고마울 때 고맙다고 얘기해 보면 어떨까? 그 말을 듣는 남편이나 아내도 처음에 왜 이러나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진심으로 표현한다면 상대도 분명 진심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잊지 말기를.... 진심만이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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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남자
이윤미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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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부활이라는 코미디 영화가 있었다. 이 책을 보는 내내 가문의 부활이란 제목이 떠올랐다. 물론 영화처럼 코미디 장르는 아니다.

도향 문씨 종가를 되살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종가의 종손도 종부도 아닌, 종주의 하나뿐인 누이 문이원의 이야기이다. 아들이 없어서 종가에 양자로 들어왔던 남동생 정현은 종가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지 못하고, 급기야 자신도 뭔가 해보겠다는 좋은 의도로 시작한 사업이 망하고, 그나마 유지하던 종택을 빼앗기게 된다. 그리고 자신은 야반도주격으로 사라져 자취를 감춰버린다. 결국 그 모든 문제를 누나 이원이 나서서 해결하고자 한다.

 

우연히 짐정리를 하던 중 돌아가신 아버지가 평택에 사둔 땅문서가 발견되고, 이원은 그 땅위에 종택을 지어서 가문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선택된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백강호다. 강호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한옥 건축가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남자이다. 이원은 강호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강호는 이원의 감추어진 가족사에서 자신의 아픔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동정심 비슷하게 시작된 종가의 건축이 시작된다.

 

종가집 규수로 자란 이원의 단아하고 예의바른 모습에 강호는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이상하리만치의 끌림을 느끼게 된다. 종택을 짓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강호는 점차 이원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결국은 종택의 완공식에 맞춰서 이원과 전통혼례를 올리게 된다.

 

남자 주인공 폭군과도 같은 엄청난 성격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불같은 성미를 물같이 온화한 이원이 감싸 안는 그런 모습들이 사랑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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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와 엠마 - 다윈의 러브 스토리
데보라 하일리그먼 지음, 이승민 옮김 / 정은문고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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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으로 후대에 너무나 잘 알려진 찰스 다윈의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찰스와 그의 아내 엠마를 중점으로 하여 쓴 책은 이제껏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찰스와 엠마>는 찰스 다윈의 러브 스토리라는 부제가 붙어 있을 만큼 찰스 다윈의 지극히 개인적인 얘기들을 담고 있다. 너무나 유명한 과학자로서의 삶 이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 남자로서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찰스 다윈이 5년간의 항해를 마치고 돌아와 본격적으로 결혼을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두고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는 부분이 도입부이다. 찰스 다윈은 그의 꼼꼼하고 분석적인 과학자적인 성향을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들을 결정할 때에도 상당부분 활용한 사람이였다. 실제로 그는 결혼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결혼의 장점과 단점을 두 부분으로 나눈 종이에 차례 차례 적어간 사람이였다. 찰스가 무엇보다 결혼에 대해서 망설인 이유는 자신의 과학자로서의 삶에 필요한 시간의 상당부분을 잃게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였다.

 

저명한 의사인 아버지와 유명 도기회사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비교적 유복한 삶을 살았고, 아버지의 유니테리언적 성향으로 인해서 종교적으로도 비교적 자유로웠던 찰스 다윈은 자신의 연구가 거듭될 수록 창조주 하느님이 이 땅의 모든 인간과 생물종들을 만들어 냈음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엠마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였는데, 찰스 다윈은 이러한 종교적 간극이 추후 엠마와 자신의 결혼 생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을 하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해서 찰스와 엠마는 충분한 대화와 서로 간에 배려하는 모습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사촌지간이였던 찰스와 엠마는 결혼을 하게 된다. 그때 당시에는 이렇게 사촌끼리의 결혼이 비교적 많았다고 한다.

 

상당히 차가울 것 같은 이미지의 찰스는 덤벙거리는 엠마의 성격을 크게 문제 삼지 않았고, 엠마가 자신의 연구 활동으로 외롭지 않도록 결혼 생활의 상당부분을 신경 씀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찰스는 외적인 조건 못지 않게 내적인 조건도 상당히 훌륭한 남편이였던 것 같다.

 

그의 과학자적 성향은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나타나는데, 아이들의 감정이나 표정 변화 등을 관찰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사적이면서도 과학적인 분석에 기반을 둔 관찰들을 자신의 공책에 기록하기도 했다.

 

책의 중간 중간에 그의 과학자적 업적과 일생 일대의 사건들도 나온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마치 그의 전기책을 보는 것처럼 미묘한 심리까지도 표현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찰스와 엠마의 러브 스토리를 떠나서 이야기의 전개 속에 보여지는 그 시대의 사회, 경제, 정치, 문화적 환경과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상당히 재밌는 부분이였다.

 

하느님이 만물의 창조주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시대에 찰스 다윈의 천지를 뒤엎는 발표가 가져 온 반향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찰스 다윈에 대해 이전까지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접근이 이 책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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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2-02-01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감사히 잘 읽었어요.
 
49일의 레시피 키친앤소울 시리즈 Kitchen & Soul series 1
이부키 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예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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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제라는 것이 있다. 죽은 사람이 이승에서 최종적으로 머물러 있는 기간이 49일이다. 그 이후엔 영원히 이승을 떠나는 것이다. 인간이 태어난 이상 죽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난 순서는 있어서 죽는 순서는 없다는 말처럼 누가 언제 죽을지도 아무도 모른다. 지병으로 앓다가 죽는 경우 그래서 가족들과 환자 본인은 죽음에 대한 대비를 할 수가 있다. 하지만 갑작스런 죽음 앞에 남겨진 자들은 슬픔의 감정을 주체하기도 힘들다.

 

<49일의 레시피>라는 제목만 보고선 단순히 요리의 그 레시피를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서의 레시피는 49제 기간동안 떠나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이 그 상황에 익숙해지고, 서로가 떠남과 남겨짐을 대비하는 그런 시간인 듯하다. 참 기발하면서도 좋은 아이디어 같다.

 

재활센터 같은 곳에서 그림편지를 가르치던 경력을 가졌던 오토미는 자신이 남겨 두고 갈 남편 아쓰타와 딸 유리코를 위해서 요리, 미용, 청소 등과 같은 집안일과 일상적인 생활에 대한 노하우를 그림으로 그려둔 것이다. 그리고 엄숙한 제사 대신 연회를 열어서 즐거운 분위기에서 자신을 보내줄것을 부탁해 두었다. 그런 모든 일들을 하기 위해서 아내의 죽음 이후 나타난 이모토라는 노랑머리의 아가씨가 찾아 온다. 죽기 전에 오토미가 자원봉사로 일했던 곳에서 만난 아가씨로 오토미가 만약 자신이 죽게 되면 연회까지의 일들을 옆에서 도와달라고 부탁을 한 것이다. 그리고 역시 오토미를 통해서 알게 된 하루미라는 브라질 청년까지 합세하면서 아쓰타와 유리코는 죽은 오토미를 바라던 대로 해주자고 다짐한다.

 

남편의 배신으로 이혼을 결심하고 친정으로 왔던 유리코는 계모였지만 생모와 다름없이 자신과 많은 정을 나눈 오토미의 마지막 연회를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그녀의 생애 전반에 걸친 "발자국"을 만들기로 한다. 그녀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개인사와 함께 그 당시의 사회적 이슈들을 함께 적는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와 자신은 물론 오토미의 삶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음을 알게 된다. 아이를 낳지 않은 여자는 쓰여질 인생의 이야기도 없는 건가 하는 쓸쓸함과 동시에 유리코 자신도 계모와 같은 처지이기에 왠지 더 오토미의 삶이 안쓰럽다.

 

하지만 마지막엔 생각지도 않았던 오토미가 가르쳤던 아이들이 방문을 해주고, 그녀의 발자국에 자신들과의 추억을 하나 하나 채워가면서 텅빈 삶처럼 보였던 오토미의 발자국도 따뜻한 온기를 머금게 된다. 그리고 평소 밉살스럽게 굴던 아쓰타의 누나 고마코가 자신의 무례함을 사과함과 동시에 올케(오토미)가 바란대로 하와이안 춤을 추면서 즐겁게 흥을 돋구어 준다. 그렇게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오토미의 49제 연회는 막을 내린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자리를 찾아 돌아간 시점에 문득 아쓰타는 이모토가 오토미로 환생해서 자신을 마지막으로 돌봐주러 온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하루미라는 브라질 청년 역시 태어나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 그 아이의 환생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다 문득 부엌으로 이어지는 유리문에 하트가 그려져 있고 그 속에 'OTOMI(거꾸로 읽으면 이모토가 된다)'라고 적힌 글자를 보게 된다. 

 

이야기는 그 후 모두가 일상 생활을 보내는 에필로그로 끝이 난다. 49일의 레시피가 있다면 아마도 남겨진 사람들은 죽은 이를 보내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그 사람을 기억하고 추억하면서 마냥 슬퍼하고만 있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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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여우 발자국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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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책을 선택하는 독자들에게 그 어떤 것들 중에서도 중요함을 차지한다. 물론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라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제목에서는 작품 전체의 내용을 유추해 볼 수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전작인 <모던 팥쥐전>이 궁금해질 정도로 흥미로웠던 책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상당히 신선하며, 필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 바로 <거기, 여우 발자국>이다. 이야기의 처음 도입부부터 글을 읽어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왠지 스산한 분위기와 함께 기묘하고도 오싹한 느낌이 들게 하는 그런 책이기 때문이다.

 

간혹 이런 스릴러 비슷한 장르의 책도 이상하게 몰입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어렵게 쓰여진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읽는 속도가 좀체로 나지 않는 책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오묘한 이야기의 구성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 같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책 속의 이야기인지 솔직히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까지도 모르겠다. 이런 열린 결말은 그 어떤 장르를 막론하고 내가 가장 싫어하는 부분인데, 이 책은 왠지 용서하고 싶다. 책속의 이야기를 불러낸다는 홍우필의 목소리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과연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으면서 현실에서도 존재한다면 그녀가 녹음한 테이프를 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까지 든다. 나와 소정, 동오형, 윤원, 사라까지. 사람이 아닌 동물의 발자국을 지닌 이야기속의 주인공일지도 모른다는 묘한 이야기이다.

여우 발자국을 따라가면 여우 발자국의 주인을 만날 수 있다는 전래 동화같은 그런 이야기의 모티브가 참으로 신선한 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이야기 곳곳에 숨겨져 있는 작가의 힌트같은 요소 요소들을 나중에 깨닫게 되었을 때 오싹한 마음이 든다. 지나치게 무섭지도, 어이없게 황당하지도 않지만 묘하게 오싹한 그런, 좀 특이한 그런 책인 것 같다.

 

현실(솔직히 어느 것이 현실이고 허구인지 아직도 모르겠지만)과 이야기의 연결 구도가 상당히 매끄럽게 잘 되어 있어서 이점 덕분에 현실과 이야기의 구분이 더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각각의 인물들이 가진 나름의 매력과 특징들이 이야기의 흐름에 더욱 적절한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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